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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경제 경보 발령, 베이징행 비행기에 실린 짙은 먹구름

호르무즈의 파도가 미국 식탁을 흔들 때: 갤런당 4달러 50센트의 비명

에픽 퓨리의 그림자, 트럼프 경제 지지율 사상 최저로 추락한 까닭

3.8% 인플레이션이 무너뜨린 약속, 중간선거 빨간불 켜진 미국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13일(현지 시각) 베이징으로 향하는 전용기에 올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한 외교적 여정이지만, 그의 등 뒤로는 두 번째 임기 들어 가장 짙은 경제적 먹구름이 따라붙고 있다. 

 

같은 날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상승했다. 2023년 5월 이후 가장 가파른 수치이다. 임금 상승률은 3.6%에 머물러, 3년 만에 처음으로 물가가 임금을 추월하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미국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한 해 사이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CNN이 여론조사·시장조사 전문 기관인, SSRS에 의뢰해 발표한 최신 여론조사는 미국인의 마음 풍경을 그대로 드러낸다. 응답자 77%가 "트럼프의 정책이 우리 동네의 생활비를 끌어올렸다"라고 답했다. 그 안에는 공화당 지지층의 다수까지 포함되었다. 경제 분야 직무 수행 지지율은 30%, 인플레이션 대응 지지율은 26%로 집권 이래 최저점을 기록했다. CNN의 통계 분석가 해리 엔튼은 "역대 어느 대통령도 한 달 안에 이런 다섯 개의 최악의 인플레이션 수치를 받아본 적이 없다"라고 평했다. 조 바이든도, 지미 카터도 이 명단에는 들어 있지 않다고 그는 못 박았다.

 

모든 통증의 진원지에는 좁고 푸른 바닷길, 호르무즈 해협이 있다.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 작전을 개시했다. 백악관이 명명한 작전명은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였다. 이란은 즉각 해협 봉쇄로 응수했다.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이 길목이 닫히자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해 갤런당 3.14달러에서 4.50달러로 약 44% 치솟았다. 식탁 풍경도 변했다. 쇠고기 가격은 14.8%, 항공권은 20.7% 뛰었다. 헬륨과 알루미늄, 비료 같은 산업 원자재까지 호르무즈의 정체에 발이 묶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은 의외였다. 베이징 출국 직전 기자들이, 이란 협상이 미국인의 경제적 어려움에서 비롯된 것이냐고 묻자, 그는 조금도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란이 핵무기를 가지지 못하게 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인의 재정 상황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대변인 쿠시 데사이는, 단기적 차질은 인정하나, 감세와 규제 완화, 에너지 풍요라는 검증된 트럼프 의사일정이 미국을 견고한 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호르무즈가 정상화되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약속이다.

 

문제는 약속의 시계가 너무 느리게 흐른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보당국 평가를 인용해 이란이 전쟁 이전 미사일 재고의 약 70%를 유지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연안 미사일 기지 33곳 중 30곳에 대한 접근 능력을 복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군사력은 분쇄됐다고 강변하지만, 현장의 정보는 사뭇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5월 6일, 에픽 퓨리는 끝났다고 선언했으나, 60일이 지나면 의회 승인이 필요해지는 전쟁 권한 법(War Powers Act)의 시계를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펜타곤은 휴전이 깨질 경우를 대비해 작전명을 '오퍼레이션 해머(Operation Hammer)'로 변경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베이징행은 더욱 무거워졌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자 테헤란의 지정학적 후원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이란을 압박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지만, 왕이 외교부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불법적'이라고 규정해 왔다. 지난주 베이징을 찾은 이란 외무장관 압바스 아라그치와의 회담에서도 왕이는 포괄적 휴전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미국 대통령이 손에 쥔 협상 카드는 빈약하고, 시간은 미국 시민의 살림 위에서 무겁게 흘러간다.

 

가계의 비명은 통계 너머에서 들려온다. 미국 가계 저축률은 3월 3.6%까지 떨어져 2022년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용카드 잔액과 학자금 대출 연체율은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린다. 백악관은 한시적 연방 휘발유세 면제 카드와 '21세기 주택 로드 법안' 통과를 의회에 압박하기 시작했다. 모두 정치적 위기를 감지한 응급 처방이다. 

 

국제 여론조사 및 데이터 분석 전문 기관인 ‘AtlasIntel’의 일반 의원 선거 여론조사는 민주당 55%, 공화당 40%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생활비 이슈에서 민주당이 15%포인트, 경제 전반에서 17%포인트, 경제 불평등에서 20%포인트 앞섰다. '경제 대통령'을 자임했던 이름 위에 빨간 줄이 차곡차곡 그어지고 있다.

작성 2026.05.14 02:06 수정 2026.05.14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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