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래푸 팔면 세금만 10억” 다주택자 덮친 양도세 폭탄, 서울 부동산 다시 흔든다
양도세 중과 4년 만에 부활 강남 마포 급매 속출, 시장은 다시 관망 국면
“팔아도 세금, 안 팔아도 부담” 다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 매물 잠김 우려 커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10일 종료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이 다시 거센 파도에 휩싸였다. 윤석열 정부가 2022년 5월 한시적으로 풀었던 중과 제도가 4년 만에 부활하면서, 서울 강남과 한강벨트 주요 단지 보유자들의 세 부담은 사실상 ‘징벌적 수준’으로 치솟게 됐다. 시장에서는 “집을 팔아도 문제, 들고 있어도 문제”라는 탄식이 나온다.
특히 서울 마포구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전용 84㎡를 10년 보유한 2주택자의 경우 양도세가 기존 5억6000만원 수준에서 10억7000만원대로 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만 5억원 넘게 늘어나는 셈이다. 고가 아파트일수록 충격은 더욱 크다.
정부는 매물 잠김과 집값 재상승 가능성을 우려하며 비거주 1주택자와 등록임대사업자 규제 완화 카드까지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이미 얼어붙기 시작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는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매도 시 기본세율 6~45%에 추가 세율을 얹는 방식이다.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가 가산된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3주택자의 최고 실효세율은 82.5%에 달한다.
현재 조정대상지역은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광명 의왕 하남시, 성남 수정 중원구, 수원 영통 장안 팔달구, 안양 동안구, 용인 수지구 등이다. 사실상 수도권 핵심 지역 대부분이 포함된다.
세무 전문가 분석 결과 시장 충격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 2016년 8억5000만원에 매입한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84㎡를 올해 25억원에 매도할 경우, 기존에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받아 약 5억6200만원의 양도세를 냈다. 그러나 중과 재개 이후에는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배제되고 중과세율까지 적용돼 2주택자는 약 10억7400만원, 3주택자는 12억5000만원 이상을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
강남권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서초구 반포자이 84㎡를 15억원에 매입해 50억원에 매도할 경우 기존 양도세는 약 12억700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2주택자가 23억5000만원, 3주택 이상은 27억원 넘는 세금을 내야 한다. 양도차익 상당 부분이 세금으로 빠져나가는 구조다.
양도세 중과 시행 직전 시장에는 막판 급매물이 쏟아졌다. 다주택자들이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매물을 던졌고,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며 눈치 싸움을 벌였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달까지는 2억~3억원씩 낮춘 급매가 빠르게 거래됐고, 막판에는 수천만원씩 추가 조정해 계약이 체결됐다”며 “세금 폭탄을 피하려는 매도자들이 다급하게 움직였다”고 말했다.
압구정동에서는 신고가 대비 수십억원 낮은 거래도 등장했다. 신현대11차 전용 183㎡는 직전 최고가보다 38억원 낮은 90억원에 거래됐고, 신현대9차 111㎡ 역시 최고가 대비 14억원 낮은 61억원에 손바뀜됐다.
토지거래허가 신청도 폭증했다. 서울시 접수 건수는 2월 5174건에서 3월 8673건, 4월에는 1만208건까지 늘었다. 이달 들어서는 하루 접수 건수가 1000건에 육박하는 날도 나왔다. 정부가 양도세 중과 유예 기준을 ‘토지거래허가 신청일’까지 인정하면서 일부 구청은 휴일까지 반납하고 민원 창구를 운영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매물이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세금 부담이 지나치게 커진 만큼 “차라리 안 판다”는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거래량은 줄어들지만 희소성이 커지며 일부 지역 가격은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도 이를 의식한 듯 연이어 시장 안정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비거주 1주택자에게도 매도 기회를 부여하는 방향의 토지거래허가 예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세를 끼고 있는 비거주 1주택자도 실거주 의무 없이 매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겠다는 의미다.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조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부는 그동안 사실상 영구적으로 인정해왔던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이 과도하다는 지적을 들여다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잠긴 매물을 다시 끌어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장이 단기간 급등세로 전환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금리 변수와 추가 규제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다.
한 전문 부동산연구원은 “하반기 세제 개편안과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재인상 우려 등 변수가 많다”며 “15억원 이하 중저가 지역은 매수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강남과 한강변 고가 아파트 시장은 당분간 관망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서울 부동산 시장은 다시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세금으로 거래를 막겠다는 정부 의도와, 버티기에 들어간 다주택자들의 계산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시장은 지금, 다시 얼어붙기 직전의 긴장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