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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의 역사와 사뭇 다른 교과서의 역사

영토 따로, 역사 따로

조선에서 벌어진 분서갱유

이제 삼국유사를 버려라

 

마음 속의 역사와 사뭇 다른 교과서의 역사

 

우리나라 사람 누구나 마음속 깊이 단군으로 상징되는 오래된 역사와 함께, 고구리로 떠올리는 넓고 막강한 나라가 자리잡고 있다. 나아가 천년 신라, 칠백 년 고구리와 백제, 그 뒤에도 5, 6백 년의 고리와 조선으로 이어지는 길면서 빛나는 문명을 꽃피웠던 나라라는 자부심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양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눈을 뜨고 현실을 돌아보면, 즉 학교에서 가르치는 역사에서는 압록강과 두만강 남쪽(이하 압두남으로 표기함)이라고 규정된 헌법상의 국토, 그나마 휴전선으로 반토막 나서 주권이 미치는 영역만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이러한 물리적 영역과 함께, 만주를 쬐끔 더 보탠 영역에 삼국과 함께 가야도 자리잡고 있었다고 가르치는 교과서 역사는 위대한 조국이라는 자부심을 사정없이 깨뜨려 버린다.

 

마음속에 품고 있는 위대한 조상국가와, 교육으로 마주치는 초라한 영역의 왜소한 역사의 국가라는 이질감은 언제부터 누구에 의하여 조성되었나? 그 이유를 알아야 개선할, 사실은 개선이라기보다는 혁명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거창하게 표현하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역사란 언어와 함께 사람의 생각을 형성하는, 사람과 그가 속한 사회의 정체성을 확정하는 결정적 요인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다음과 같은 구호를 많은 분들이 함께 하시길 바란다.

 

역사와 언어는 얼과 넋
영토와 政體(정체)는 몸뚱이
올바른 얼에 건강한 몸

 

우리의 역사는, 필자가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언급하였던 바와 같이, 환황해 나라의 것이었음에도, 그 주된 황해 서쪽 영역을 잃고, 또 잊고 있었던 것이다. 비유하자면 몸뚱이 일부와 정신(혼)만으로 '자기'라고 우기는 사실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아무리 일부 몸뚱이와 정신이 중요하기로서니 '나'라고 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좀 더 부연하여 설명하자면 영토 대부분을 잃은 역사를 '우리나라 역사'라고 우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같은 족속임에도 한쪽(중공)은 몸뚱이만 남아있고 다른 쪽(압두남의 한국)은 머리(정신)만 있는 괴이한 상황인 것이다.

 

※ 참조: 환황해 문명권에 대한 구체적 논증은 연재 ③ "동이" | 황해는 경계가 아니다 참조 요망

 

 

영토 따로, 역사 따로

 

그렇다면 이 괴이한 상황은 왜 생기게 되었을까? 사실은 학교에서 배운 역사에 불만을 갖는 국민 누구나 스스로 연구하면 바로, 사서에 등장하는 지명과 압두남에 존재하는 지명이 조화되지 않음을 알게 된다. 그 연구가 조금만 깊어지면, 사학을 전문으로 연구해야 하는 학자가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고 있음을 알게 되어, 역사가 완전히 싸움판이 되어 있는 것이다. 이 불행한 사태를 풀어야 한다. 그러려면 그 왜곡의 원인을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 참조: 구체적 지명 비교 사례는 백제 역사로 확신하는 요동, 요서 참조 요망

 

첫 번째로, 우리가 국권을 상실하였던 시기 35년간의 일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우리 국민들에게는 누가 가르친 적도 없지만, 일본은 우리나라에 아우와 같은 존재이거나 일부에게는 침략자로 머리속에 각인되어 있다. 그 일본이 서양 문물을 먼저 받아들여 힘이 커졌다고 조선을 침략한다. 그러나 형님 같은 조선을 지배하려니 조선인의 자부심을 꺾을 수단이 필요했는데, 우리 역사를 왜곡시키며 왜곡된 사학을 세뇌시키는 교육이었다.

 

더 안타까운 일은 오히려 그 군국주의의 강압으로 학자의 책무를 포기하였던 일본인 학자들에게 교육받았던 자들이 거세되지 않고, 오히려 광복정국에 득세하여 대학의 사학과를 점령하면서 식민사관으로 왜곡된 사학의 철옹성을 구축하였다. 결국 올바른 역사를 모색하려는 후배 학자들의 씨를 말리는 현상이 고착되었고, 양심있는 식자들의 연구를 철저하게 짓밟아 버렸다. 심지어 타 전공자들의 전문적 연구조차 역사와 관련되기만 하면, 역사도 모르는 자의 무식한 접근이라며 융합연구를 배척하였다. 일부 학자들의 학제 간 융합연구에 대한 소극적 태도는 오늘도 계속된다.

 

 

조선에서 벌어진 분서갱유

 

두 번째로 조선조를 관통하는 '前代(전대, 고리를 말함) 격하' 및 '고대 사서 말살'과 더불어 성리학 일변도였던 식자들의 '역사인식 부재'다. 우선 지적할 사항은 고리사 편찬이다. 조선 초에는 고리시대 사초가 남아 있었다 하니 어려운 일이 아니었음에도 조선이 건국되고 무려 60년이 지난 문종 1년(1451)이 되어야 완성한다. 간행은 더 늦은 단종 즉위년에 비로소 시작하여 그 다음해(1453) 10월 무렵에 소량의 출판이 완료되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왜 그랬을까? 필자의 추정은


① 건국 초 우선순위와 자원 배분의 영향,
② 고리를 무너뜨린 과정의 정당성 기술의 어려움,
③ 광대한 고리의 대륙 영역을 명나라에 빼앗기고 부끄러운 건국을 기술함의 어려움,
④ 명나라의 번국으로 추락한 조선이 황제를 표방하였던 나라를 기술하기 어려움


등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정도전에 의하여 편년체였다고는 하지만 '고리국사'가 건국 3개월 만인 1392년 10월 착수하여 태조 4년(1395) 1월 편찬되었다 하니 3년 2개월밖에 걸리지 않았으며, 그 '고리국사'가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로 판단하건대 대륙의 영토를 明에 빼앗겼음을 감추려 했음이 강하게 의심된다.

 

다음으로 조선조의 고대 역사 말살에 대한 근거는, 희귀서적에 대한 수서령이 조선시대 세 번이나 실시되었다는 사실이다. 세조 3년 5월 26일 팔도관찰사에게 유시한다. "고조선 비사 · 대변설 · 조대기 · 주남일사기 · 지공기· 표훈삼성밀기 · 안함노원동중 삼성기… 1백여 권과 동천록 · 마슬록 · 통천록… 등의 문서는 마땅히 사처에 간직해서는 안되니, 만약 간직한 사람이 있으면 진상하도록 허가하고… 자원(自願)하는 서책(書冊)으로 회사(回賜)할 것이니 그것을 관청·민간 및 사사(寺社)에 널리 효유(曉諭)하라."

 

그뿐 아니다. 예종 1년(1469) 9월 18일, 성종 원년 12월 9일 역시 비슷한 교서를 내려 태고로부터 내려온, 참으로 소중한 우리 족속의 지혜와 지식이 담긴 비기와 사서를 수거하려 하였음이 실록에 남아있다. 그 수서목록 가운데 삼성기는, 위서논란의 환단고기에 실려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지만, 매우 귀중한 자료로 판단되어, 다른 책들도 매우 소중한 서적들이었을 것임으로 판단된다. 안타까운 일이다.

 

 

세 번째로, 이렇게 우리 고대 역사를 기록한 사서가 수거된 탓인가, 조선조의 식자들은 대륙에서 이루어진 우리 조상의 역사를 전혀 짐작조차 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한 사서가 수거된 빈 공간에 구전 설화집에 불과한 '삼국유사'가 목마른 자의 감로수로 작용하게 되고, 그 삼국유사의 고조선, 위만조선, 마한, 이부, 삼한 72국이라는 역사체계가 천편일률적으로 조선시대를 관통한다.

결국 이들과 다른 사관을 가졌던 식자가 조선조에는 태백일사를 편찬한 이맥과 규원사화를 남긴 실명조차 모르는 북애자를 포함하여 다섯 손가락도 모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적었다. 삼국유사 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조선조 사학의 수준은 참으로 한계를 보였다.

 

 

낙랑국이라는 목차를 붙이고 내용낙랑군에 관한 기록 몇 개를 보여주고 있다. 오류의 극단적인 예일뿐 삼국유사는 인용한 문헌의 원전을 직접 확인하면 상당수가 다른 내용임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 역사를 망친 삼국유사

 

네 번째, 조선조 때만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높게 평가받는 삼국유사가 왜, 어떻게 우리 역사를 초라하게 만들었는지, 우리 역사 영역을 만주의 일부와 압두남으로 축소시켰는지 대한 원인분석이 이 글 전체의 핵심이다. 이 주제만 다음 기회에 다룰 예정이라, 여기에서는 간단하게 언급하기로 한다.

편찬자인 일연스님(1206~1289)은 송나라의 蘇軾(소식, 1037-1101, 동파로 유명한 시인)이라는 자가 편찬한 것으로 알려진 "指掌圖(지장도)"를 보았다고 '말갈발해'편에 밝혔다. 그 지장도를 본 사실이 얼마나 충격이었는지 '지장도'를 세 번씩이나 거듭 서술하였고, 그 지장도를 철저하게 믿어 그 지장도와 배치되는 자국(고리)의 정사인 삼국사의 기사는 오히려 배척하였다고 판단될 지경이다.

즉 마한편에 "최치원이 말하기를 '마한은 고구리요, 진한은 신라이다'"만 인용하고, 바로 이어지는 **'고리(고구리를 말함)와 백제가 강병 백만이 있어 남으로 오월, 북으로 유연제로를 쳐서 빼앗았다'**는 영토가 어디였는가 열쇠가 되는 결정적 내용은 인용하지 않았다. 단순히 인용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배척하였다고 단정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 참조: 최치원 기록의 역사지리적 의미는 최치원기념관, 왜 강소성 양주에 있을까? 참조 요망

 

정식 제호인 歷代地理指掌圖(역대지리지장도)의 첫 지도인 "古今華夷區域總要圖(고금화이구역총요도)"의 오른쪽 위에, 漢(한) 요동부와 唐(당) 안동부 동쪽의 매우 좁은 영역(정체도 불분명한 만리장성 남쪽으로 그렸지만, 마치 압두남<소위 한반도>인 듯 오해하도록 그려놓은 영역)에 삼국의 국호를 지나의 도시 크기로 몰아서 표기한 엉터리지도를 믿고 인용하였음이다. 그 밖에도 "흑수ㆍ옥저는 동파의 지장도를 깊이 고찰해 보니, 진한의 북쪽에 남북 흑수가 있다" "지장도에 흑수는 만리장성 북쪽에 있고, 옥저는 만리장성 남쪽에 있다고 하였다"를 자랑이나 하듯 기술한 것이다.

 

중공의 포탈사이트인 百度를 검색하니, 역대지리지장도는 蘇軾(소식)이 아닌 稅安禮<세안례>가 1098~1100년에 발행한 뒤, 趙亮夫(조량부)가 1185년에 증보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송 때 발간된 고본은 일본에 한 부가 보존되어 있고, 오늘날 볼 수 있는 지장도는 모두 명 때 복각한 것이라고 한다. 송 말기에 승격되거나 개정된 지명을 확인할 수 있는 부호가 들어있기도 하며, 소식이 발행하지 않았음은 이미 송 말에도 의심되었다고 한다.

 

지장도를 깊이 흠모하고 쓴 듯 보이는 이 일연의 삼국 영역 지식은 이승휴의 제왕운기(1287년 출간)에 '큰 파도 넓은 바다 삼면을 둘러쌌고, 북녘에 육지 있어 線처럼 이어졌네'라고 굳어지더니, 조선조로 전해져 앞 '세 번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조선조 식자들에게 천편일률적으로 답습된다.

 

필자는 삼국유사 속에 소중한 자료가 전무하다고 단정하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삼국유사에 대하여 우려를 감할 수 없다. 가장 놀라운 예를 들자면 '낙랑국' 편을 들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듯이 왕의 낙랑국과 태수의 낙랑군은 각각 우리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 낙랑이 삼국유사의 목차는 분명히 '낙랑국'인데 내용은 '낙랑군'의 기록 일부로 덮어놓았다.

 

오늘날에도 설화집에 불과한(모 국문학자의 평가) 삼국유사를 높게 평가하는 우리나라 사학계의 기준은 고조선 기사가 기록되었음에 있다. 그렇더라도 그 기록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단군신화라는 설화를 전달하는 이상의 가치 높은 내용은 없다.

 

한무제에게 멸망당하는 위만과 우거가 등장하는 '위만조선'이라는 국호도 당황스럽다. 동양의 어떤 역사에 위만조선의 위만과 같은 인명을 국호로 사용한 예가 있는가? 그러니 삼국유사 외에 어느 사서에도 '위만조선'이라는 국호는 볼 수 없다.

 

'二府(두 외부)'편에 "前漢書 昭帝始元五年己亥 置二外府(전한서에 소제 시원 5년 기해에 두 외부를 두고, 조선의 옛땅이다)"라고 하였는데 漢書(한서)에서 그 기록을 찾을 수 없고, '平那와 현도군 등을 평주도독부로 삼았다'는 기록의 근거가 될 내용도 없다. 더욱이 그러한 漢(한)의 二府(이부)가 우리 역사가 될 수 있으며, 비록 이것이 삼국유사에 쓰여 있다고 조선조의 식자들은 모두 따랐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이제 삼국유사를 버려라

 

너무 간략한 서술이어서 독자들에게 삼국유사의 폐해에 대한 비판이 제대로 전달되었을지 염려된다.

 

주권을 상실한 35년 동안 군국주의에 협조한 일본인 학자의 후계자들조차 오늘날에는, 조선조 식자들도 대륙의 역사를 인식하지 못했었다며 책임을 전가한다. 조선의 학자들 문헌이 엄연히 존재하는 한, 그 책임 전가를 막을 논리는 없다. 사실 조선조 식자들은 고대 조상들의 국가 영역이 대륙에 존재하였음을 이해하였다고 연구할 자료에 접근하기 너무 어려웠다. 그 원인의 하나로 위대한 대륙 고리를 감추려 하였던 조선 창업주의 열등의식과 그 사실을 합리화시키려 했던 그 승계 왕들의 수서령을 뺄 수 없다. 그 빈 공간에 삼국유사라는 설화집의 위력이 엄청나게 작용했나 보다.

 

삼국사는 삼국이 모두 기록되었다고 하지만, 따져보면 단대사의 성격을 진하게 갖고 있다. 그 한 나라인 신라만의 천년이라는 시간의 무게는, 지나에 길어봤자 삼백 년, 심지어 몇십 년이나 몇 년이라는 나라들의 이십오사와 가치를 비교할 수도 없다. 그 위대한 삼국사를, 소위 식민사관의 철옹성을 지키는 일부 학자들은 자신들의 城(성)이 무너질까 사대주의적 기록이라는 등의 핑계를 들며, 외면하였다. 삼국사 외면의 탈출구로, (옛) 조선(소위 고조선)의 역사를 기록하지 않았다는 핑계로, 오히려 삼국유사를 소중한 사서인 양 받들어 모신다. 그러나 앞에 예시한 단지 몇몇 예만으로도 삼국유사는 모순과 오류가 가득한 설화의 모음집에 불과하다.

 

※ 참조: 삼국사기의 사료적 가치는 삼국사는 동아시아의 역사를 바로 세우는 황금 열쇠 참조 요망

 

세상은 변했다. 오늘날 중공이 차지하고 있지만 조선시대와 달리 우리 역사의 현장이었던 대륙을 누구나 쉽게 여행할 수 있다. 더구나 사서에 남겨진 지명을 찾을 수 있는 고지도와 함께 확대하면 작은 지역의 지명까지 볼 수 있는 위성지도가 누구에게나 제공되는 시대가 아닌가? 다시 말하지만, 사서에 남겨진 지명을 일치시키므로, 역사라는 정신을 담는 몸뚱이인 영역을 올바로 찾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 시대에 최우선으로 할 일은 사서라고 할 수도 없는 설화집을 버리는 일이라 생각된다.

 

 

작성 2026.03.31 20:48 수정 2026.03.3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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