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향후 5년 내 도내 교통망의 패러다임을 바꿀 메가 프로젝트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도는 2030년까지 총 사업비 1조 6,133억 원을 투입해 15개 시군에 걸친 25개 지방도 건설 사업을 본격 추진하는 '제4차 경기도 도로건설계획(2026~2030)'을 23일 공식 고시했다. 이번 계획은 단순한 차선 확장을 넘어 첨단 산업 지원과 관광 자원화, 행정 혁신이 결합된 '다목적 도로망'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

'반도체 고속도로'의 완성… 전국 최초 전력망 도로 공동건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용인과 이천 등 세계적 반도체 클러스터를 겨냥한 '전력망 도로'의 등장이다. 도는 지방도 318호선 이천 금당~신필(3.19km) 구간을 포함해 총 4개 노선에서 한국전력공사와 손을 잡는다. 도로 건설 단계에서부터 지하 전력망 설치를 병행하는 이 방식은 도로 완공 후 다시 땅을 파헤치는 중복 굴착의 폐해를 막고, 반도체 산업단지에 필요한 대규모 전력을 최단 시간에 공급할 수 있는 혁신 모델이다. 이는 국가 전략 산업의 경쟁력을 지자체가 도로 행정으로 뒷받침하는 선제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남부 '물류·산업', 북부 '관광·복지' 맞춤형 노선 배치
이번 계획에 포함된 25개 노선(총연장 85.52km)은 지역별 특색을 정밀하게 반영했다. 경기 남부지역에는 용인(4개), 안성(3개), 이천(3개) 등 산업 물류 비중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18개 사업이 배치되어 상습 정체 구간 해소에 주력한다. 특히 지방도 310호선 화성 문학~신리 확장과 용인 역북~서리 신설은 지역 내 핵심 이동 축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전망이다.
반면, 경기 북부지역은 7개 사업을 통해 '관광'과 '삶의 질'에 집중한다. 포천 기지~길명 구간과 파주 영장~영장 구간은 수려한 자연경관을 활용한 '관광형 도로'로 설계되어 지역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의료나 행정 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지던 북부 오지 지역의 연결성을 강화해 '녹색 복지'를 실현한다는 복안이다.
68개 후보지 중 25개 엄선… 시급성·경제성 모두 잡았다
도는 지난 2년간 각 시군에서 건의한 68개 후보 사업을 대상으로 혹독한 타당성 검토와 종합평가를 거쳤다. 단순히 민원 해결용 도로가 아닌, 실제 교통량 분산 효과와 경제적 유발 효과가 검증된 노선만을 최종 선별했다. 이 중 사업성이 탁월한 11개 핵심 사업을 최우선적으로 시행하여 정책의 실행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김대순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도로는 더 이상 단순한 이동 통로가 아니라 도민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며 "이번 4차 계획을 차질 없이 완수해 전국 지자체의 SOC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의 제4차 도로건설계획은 '길 위에 미래를 심는 작업'이다. 반도체라는 국가적 대업과 도민의 이동권 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경기도의 전략적 선택은 2030년 경기도의 지형을 경제 강국 경기도로 변모시키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