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인성 쇼크를 겪고 생존한 환자 가운데 약 10%가 퇴원 이후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적절한 정신과 치료를 받을 경우 심혈관 질환 재발과 사망 위험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심인성 쇼크 생존자의 정신건강 상태와 장기 예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심인성 쇼크는 심장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심박출량이 감소하고 주요 장기로 전달되는 혈류가 부족해지는 위중한 상태다. 대부분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하며 병원 내 사망률이 약 40~50%에 이를 정도로 위험성이 높은 질환이다.
연구진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심인성 쇼크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성인 환자 약 11만 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전체 생존자 가운데 1만1166명이 퇴원 이후 새롭게 정신질환을 진단받았다. 이는 전체의 약 10% 수준이다.

이들 환자에게 나타난 정신질환은 우울증, 불면증, 불안장애, 정신분열 스펙트럼장애 등이었다. 연구 결과 퇴원 이후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 및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약 8%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신질환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는 건강 결과가 뚜렷하게 개선됐다. 항우울제, 항불안제, 수면제 등 정신과 약물 치료를 받은 환자는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보다 심근경색, 뇌졸중, 재혈관술, 심부전 입원 등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이 44% 낮았고 전체 사망 위험도 49%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심인성 쇼크 생존자가 중환자실 치료 과정에서 극심한 신체적 부담과 심리적 스트레스를 동시에 겪기 때문에 퇴원 이후 정신건강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는 최근 중환자실 치료 이후 발생하는 신체적·인지적·정신적 장애를 의미하는 집중치료 후 증후군의 한 형태로도 보고되고 있다.
연구진은 “심인성 쇼크 생존자는 고위험군임에도 그동안 정신건강 문제는 치료 우선순위에서 상대적으로 뒤로 밀려 있었다”며 “퇴원 이후 정기적인 정신건강 평가와 관리 체계를 마련해 ‘마음의 회복’까지 함께 돌보는 의료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립보건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가 심인성 쇼크 환자의 생존율 향상뿐 아니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중요한 근거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심혈관질환 증가에 대응해 임상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연구와 관리 전략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심인성 쇼크 치료의 목표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 장기적인 회복과 삶의 질 개선이다. 퇴원 이후 정신건강 관리까지 함께 이루어질 때 심혈관 질환 재발과 사망 위험을 줄이는 효과적인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