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일수록 직접 생각하고 느낀 것을 표현하는 미술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답을 빠르게 제시하는 기술이 일상화될수록 스스로 질문하고 감정을 언어와 이미지로 풀어내는 경험은 더욱 희소해지기 때문이다. 미술은 정해진 답 없이 선택과 판단의 과정을 반복하며 창의력과 공감 능력을 키우는 대표적인 활동이다. 결국 인간만의 사고와 감정을 단단히 만드는 힘은 이런 표현의 경험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인천 강화군 ‘그리고 그리다 미술교습소’ 김상태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 [그리고 그리다 미술교습소] 외부 전경 및 김상태 대표 부부 |
Q. 귀사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저는 미술을 좋아해 미술을 전공했지만 그만큼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좋아합니다. 미대 졸업 후에는 대학원에서 유아교육을 공부하며 유치원에서 6세 담임을 맡아 아이들과 생활하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미술과 아이들이 만나는 아동미술이라는 영역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미술이 ‘잘 그리는 아이들만의 것’이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고 누구나 예술가이자 화가가 될 수 있다는 경험을 아이들이 직접 느껴보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부담 없이 표현하고 스스로의 감각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그리고 그리다 미술 교습소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Q. 귀사의 주요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그리고 그리다 미술교습소는 소그룹 수업을 기본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그룹 환경 속에서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을 충분히 듣는 동시에 필요한 지식과 방향을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업은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데에 그치지 않고 만들기 활동과 입체 활동, 요리 수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미술과 여러 경험이 어우러진 통합형 수업으로 진행됩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표현의 즐거움을 느끼고 스스로의 생각을 자유롭게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 ▲ [그리고 그리다 미술교습소] 부모교육 |
Q. 귀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그리고 그리다 미술교습소는 전공이 다른 부부 교사가 함께 수업을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미술을 전공한 남자 원장은 미술의 전문성과 표현의 확장을 중심으로 수업을 연구하고, 유아교육을 전공한 보조교사는 아이들의 발달 단계와 정서 그리고 수업의 흐름을 세심하게 살피며 수업 진행을 돕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미술을 통해 단순히 그리는 법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경험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표현을 존중받는 경험과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스스로를 표현할 줄 알고 타인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아교육 전공을 바탕으로 한 소통과 상호작용 역시 이곳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그리든 정답이 없는 공간으로 아이들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열어 두고 있으며, 아이들과 친구처럼 편안하게 지내려는 원장의 태도 역시 교습소의 분위기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이들이 부르는 돼지쌤이라는 별명처럼 친근하고 따뜻한 관계 속에서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Q. 귀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수많은 기억들이 있지만 특히 마음에 남는 순간이 있습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저희 학원 위층에 다니던 한 아이가 학원 문이 잠겨 들어가지 못한 채 밖에서 서성이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 보여 잠시 안으로 들어와 쉬고 가라고 했고 마침 아이들과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어 그 아이에게도 함께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몇 달 뒤 4학년 남자아이가 다닐 수 있는 반이 있는지 문의하는 상담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상담을 이어가던 중 학부모님께서 여름에 아이를 따뜻하게 챙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해 주셨고, 그때 저희 두 사람이 아이를 대해주던 모습이 인상 깊어 미술을 배워보고 싶다며 꼭 ‘그리고 그리다’에 가고 싶다고 아이가 이야기했다고 전해주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저희는 작은 배려 하나가 한 아이에게는 새로운 관심과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큰 감동과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또한 상담 시 우리 아이는 집중력이 부족하고 오래 앉아 있지 못한다며 걱정하시던 학부모님들께서 수업을 이어가며 학교나 유치원에서 집중력이 좋아졌고, 아는 것이 많아졌으며, 자신감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실 때마다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작은 변화와 성장을 가까이에서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이 공간을 운영하며 가장 값지게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 ▲ [그리고 그리다 미술교습소] 수업 모습 |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앞으로의 목표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처럼 아이들과 만나 웃고 장난치며 다양한 간접적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수업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저 역시 아이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며 함께 성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가장 바라는 모습은 70대가 되어서도 아이들과 미술을 하며 만날 수 있는 선생님으로 남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긴 삶 속에서 잠시 스쳐 가는 선생님일지라도 마음에 남고 다시 떠올리고 싶은 존재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AI가 점점 많은 일을 대신해 주는 시대일수록 아이들에게 더 중요해지는 것은 정답을 맞히는 능력보다 사람만이 지닌 고유한 능력을 키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술은 정해진 답이 없고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며 표현해야 하는 활동입니다. 그 과정 속에서 창의력과 상상력은 물론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의 마음을 공감하는 힘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만들어 간다고 믿고 있습니다.
어릴 때 미술을 통해 이러한 경험을 충분히 쌓아가며 아이들이 마음으로 생각하고 느끼는 힘을 지닌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식사를 나누며 어울릴 수 있는 어른으로 자라,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도 조율하고 존중하며 협업할 줄 아는 사회 구성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