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성장 언어는 커리어온뉴스가 현장에서 반복되는 커리어 격차를 설명하기 위해 정리한 프레임이다.
성과를 ‘결과’가 아니라 ‘성장’으로 번역하는 문장 구조를 다룬다.
[정의] 커리어 성장 언어란
커리어온뉴스가 제안하는 커뮤니케이션 프레임이다. 성과를 결과로만 보고하지 않고 맥락-과정-확장으로 구조화해 말하는 문장 습관을 뜻한다.

생성형 AI 확산 이후 직장인의 자기계발은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 기술을 더 쌓는 경쟁이 끝났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기업이 사람을 평가할 때 결과만큼이나 판단 과정과 협업 방식, 다음 실행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함께 본다는 흐름이 선명해졌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5년 ‘Future of Jobs Report’에서 2030년까지 근로자의 핵심 역량이 상당 부분 바뀔 것이라 전망했고, 기술 변화와 함께 회복탄력성, 유연성, 호기심과 평생학습 같은 ‘인간 중심 역량’의 중요도도 함께 커진다고 정리했다.
이 변화는 한 가지 질문으로 수렴한다. “무엇을 했나”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설명했나”로 중심이 이동했다. 이 기사에서 제안하는 ‘커리어 성장 언어(Career Growth Language)’는 외국어가 아니다. 직장 안에서 개인이 자신의 경험과 성과를 성장의 관점으로 구조화해 말하는 커뮤니케이션 프레임이다. ‘누가 소유한 용어인가’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반복되는 커리어 격차를 설명할 공유 가능한 틀이 필요해졌다는 사실이다.
왜 지금 ‘언어’가 커리어의 핵심 역량이 되나
기업의 평가가 숫자 중심으로만 작동하던 시기는 길지 않게 끝나고 있다. 디지털 도구가 늘수록 조직은 결과의 출처를 더 따진다. 같은 성과라도 재현 가능한지, 팀에 확산 가능한지, 다음 분기에 어떤 리스크와 기회가 있는지까지 함께 요구한다. 이때 ‘언어’는 단순한 말솜씨가 아니라 사고의 구조를 드러내는 장치가 된다.
WEF는 기업들이 2030년까지 근로자의 핵심 역량이 변화할 것이라 보며 그 변화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지속된다고 밝혔다. 이 말은 “기술만 배우면 안전하다”는 낙관이 아니라, 변화하는 업무 환경에서 배우고 협업하고 조정하는 능력이 상시 평가 대상이 된다는 뜻에 가깝다. 즉 커리어 성장 언어는 ‘말 잘하는 기술’이 아니라 변화 속에서 일을 해석하고 팀과 공유하는 업무 운영 능력의 언어적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커리어 성장 언어의 정의
이 용어는 ‘커리어 성장에 도움이 되는 언어(영어 등)’라는 의미로 오해받기 쉽다. 그래서 정의를 먼저 고정해야 한다. 커리어 성장 언어는 성과를 결과로만 보고하지 않고 과정과 학습, 확장 가능성까지 포함해 성장의 관점으로 구조화해 말하는 프레임이다. 이 정의를 더 실무적으로 풀면 세 요소로 정리된다.
맥락: 무엇을 목표로 했고, 왜 중요한 일이었나
과정: 어떤 판단과 실행을 했고, 무엇을 배웠나
확장: 다음 프로젝트에 무엇을 적용하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이 3단 구조가 자리 잡으면 보고와 면담에서 문장이 달라지고, 문장이 달라지면 평가자가 얻는 정보가 달라진다.
데이터가 말하는 현실 | 커뮤니케이션은 ‘여전히 1순위’다
커리어 성장 언어가 감각적 주장에 머물지 않으려면 근거가 필요하다. 시장은 이미 커뮤니케이션을 ‘핵심 역량’으로 다시 올려놓았다. 미국 대학·고용협회(NACE)가 발간한 ‘Job Outlook 2024’는 고용주가 높게 평가하는 커리어 준비 역량 상위에 커뮤니케이션, 팀워크, 비판적 사고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이력서에서 찾는 주요 속성으로도 문제 해결, 팀에서 일하는 능력, 서면 커뮤니케이션 등을 제시했다.
LinkedIn은 2024년 ‘Most In-Demand Skills’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전체 수요 역량 1위라고 정리했다. AI로 일이 바뀌는 상황에서도 커뮤니케이션 같은 ‘휴먼 스킬’이 더 중요해졌다는 글로벌 임원 설문 결과도 함께 언급했다. 요약하면 이렇다. 조직은 실무 능력과 함께 그 능력을 설명하고 공유하고 확산시키는 언어 역량을 점점 더 직접적으로 평가한다.
조직이 읽는 신호는 ‘문장 구조’다
커리어 성장 언어는 화려한 표현이 아니다. 평가자가 읽어낼 수 있는 구조다. 예시는 간단하다. 일반 보고는 “매출이 12% 올랐다”로 끝난다. 성장 언어는 “어떤 고객 가설로 접근했고, 무엇을 바꿨고, 그 결과가 12% 상승으로 이어졌고, 다음 분기에 어디까지 확장 가능한지”까지 담는다.
두 문장 사이에는 ‘능력의 차이’라기보다 ‘해석의 차이’가 있다. 조직은 이 해석에서 재현 가능성과 리더십 잠재력을 읽는다. 구글 re:Work가 정리한 ‘Project Aristotle’ 역시 팀 효과성을 좌우하는 조건으로 심리적 안전감을 강조하며, 팀이 자유롭게 발언하고 학습할 수 있는 소통 환경의 중요성을 다뤘다. 성장 언어는 개인의 커리어뿐 아니라 팀의 학습 문화를 만드는 언어이기도 하다.
진단 체크리스트 10문항 | 지금 내 말은 ‘성장 언어’인가
아래 10문항 중 ‘그렇다’가 몇 개인지 세면 현재 언어 습관을 가늠할 수 있다.
- 1. 성과를 말할 때 수치만 말하지 않고 배경과 목표를 함께 말한다
2. 문제 보고를 할 때 원인 가설과 확인 계획을 같이 제시한다
3. 실패를 말할 때 책임 회피보다 학습 포인트를 먼저 정리한다
4. “했다” 다음 문장에 “왜 했는지”가 따라온다
5. “배웠다” 다음 문장에 “다음에 적용할 것”이 따라온다
6. 개인 성과를 팀 목표 또는 고객 가치와 연결해 설명한다
7. 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낼 때 대안 문장도 함께 제시한다
8. 피드백을 받을 때 방어보다 질문으로 구체화한다
9. 보고서·메신저에서 결론을 먼저 쓰고 근거를 뒤에 둔다
10. 내 역할을 ‘수행자’로만 말하지 않고 ‘개선자’ 관점으로 말한다
‘그렇다’가 6개 이상이면 성장 언어가 이미 습관화된 편이다. 3~5개라면 문장 구조 훈련만으로 빠르게 달라질 여지가 크다.

커리어 성장 언어는 거창한 화법이 아니다. 성과를 말할 때 목표(맥락), 판단·실행(과정), 학습·적용(확장)까지 한 줄로 묶는 문장 구조에서 시작한다. 이 구조가 자리 잡으면 보고, 피드백, 평가 면담에서 ‘수행자’가 아니라 ‘성장시키는 사람’으로 읽힐 가능성이 커진다. 같은 결과를 내더라도 조직이 얻는 정보량이 달라지고, 그 차이가 기회와 역할의 기대치를 바꾼다.
결국 커리어의 경쟁력은 성과 자체만이 아니라 성과를 성장으로 번역하는 설명력에 있다. 변화가 빠를수록 “무엇을 했는가”만으로는 부족하다. “왜 그렇게 했고 무엇을 배웠으며 다음에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를 구조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남는다. 커리어 성장 언어는 그 차이를 만드는 가장 실무적인 프레임이다.
[편집자 Note]
성장 언어의 구조를 갖춰도, 말투 하나로 ‘자신감’이 ‘무례함’으로 읽히면 기회는 멀어진다.
그래서 예의 있는 말투는 성장 언어의 ‘완성 조건’이다.
관련 내용은 이전 기사 「말 한마디로 커리어가 달라진다: 예의 있는 말투의 비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소영 ㅣ 커리어온뉴스 편집장(커리어 성장 언어 기획·연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