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정보신문] 이미영 기자 = 부동산 일은 흔히 매수자와 매도자를 연결해 주는 일로만 생각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공인중개사가 하는 일은 그보다 훨씬 넓다. 가격을 맞추는 사람이 아니라, 거래 구조 전체를 읽고 판단하는 역할에 가깝다.
최근 한 거래가 그랬다. 비슷한 조건의 매물 가운데 한 곳이 마음에 들어 계약을 진행하려 하자, 매수자는 가격을 조금 더 올려달라고 했다. 입지도 좋고 자리도 좋아 웬만하면 그냥 진행해도 될 상황이었다. 하지만 공인중개사는 계약을 말렸다. “이 매물은 지금 가격으로는 손님께 권하기 어렵습니다.” 중개사는 해당 매물이 시세 대비 비싸다고 판단했고, 더 나은 선택지가 나올 수 있다고 봤다. 며칠 뒤, 같은 조건이면서도 더 합리적인 가격의 매물이 제시됐고 계약은 처음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이뤄졌다.
이 거래가 가능했던 이유는 단순한 운이 아니었다. 중개사는 과거에도 해당 자산의 소유주와 거래한 경험이 있어 매각 배경과 자금 상황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여기에 양도소득세 구조를 함께 설명했다. 일정 금액 이상을 더 받아도 세율이 올라 결국 세금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면, 가격을 조정해 빠르게 거래하는 편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었다. 매도자는 이를 받아들였고 거래는 원만하게 마무리됐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공실이 길어지던 건물에 대해 무작정 임차인을 찾기보다, 공간 규모를 찾던 프랜차이즈 본사를 연결해 장기 계약을 성사시킨 경우도 있었다. 임대료를 일부 조정하는 대신 공실 리스크를 줄이고 자산의 안정성을 높인 선택이었다.
또 다른 경우에는 개발 가능성이 있는 토지를 급히 매각하려던 소유주에게 중개사가 “지금은 파는 시점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주변 개발 계획이 가시화될 때까지 활용 방안을 정리한 뒤 매각 시점을 조정했고, 1년 뒤 자산 가치는 크게 달라졌다.
이 사례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유능한 공인중개사는 거래를 서두르지 않는다. 가격만 보지 않고 세금, 공실, 활용 가능성, 그리고 시간을 함께 계산한다. 계약을 성사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거래의 결과까지 책임지는 사람이다.
부동산은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 선택의 결과가 쌓이는 영역이다. 그 선택의 순간마다 어떤 공인중개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그래서 이 말이 여전히 통한다. 공인중개사 잘 만나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