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지난 1월 29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구조적 공급 부족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 가구, 태릉CC 부지에 6800가구 등 서울 핵심 입지의 유휴부지를 대규모 주택 공급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은 시장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주거 안정을 국가의 핵심 책무로 명확히 하고, 집값 안정을 위한 속도전을 선언한 점 역시 ‘공급 부족 우려’를 진정시키는 심리적 효과를 낳았다.
정부가 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해 강한 추진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도심 내 대규모 공급 시그널은 기대 심리를 억제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고, 중장기적으로는 서울 주택 수급 불안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이번 대책이 아파트 중심의 공급 논리에 지나치게 집중됐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국내 전체 주택의 절반 가까이는 빌라·다세대·다가구·단독주택 등 이른바 비아파트 주택이다. 특히 청년층과 신혼부부가 첫 주거지로 선택하는 ‘주거 사다리’의 출발점은 상당 부분 이들 비아파트 주택이 담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책 논의의 초점은 아파트 공급 확대와 아파트 관련 세제·금융 대책에만 맞춰져 있다.

문제는 비아파트 공급 구조에 대한 정책적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비아파트 주택은 대형 건설사가 아닌 소규모 민간 건축업자와 개인 투자자가 주된 공급 주체다. 이들은 대규모 개발이 어려운 도심 골목길과 저층 주거지에서 서민 주거를 떠받쳐 온 핵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그간 정부 정책은 이들을 투기 세력으로 간주하며 각종 세제·대출·규제를 일괄 적용해 왔다.
아파트 시장에 적용되는 규제 기준이 비아파트 시장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공급 동력은 급격히 약화됐다. 취득세와 양도세 중과, 금융 규제 강화는 소규모 주택 공급을 위축시켰고, 그 결과 청년·서민층은 선택 가능한 주거 유형이 줄어드는 상황에 직면했다. 전세 사기 문제 이후 비아파트 시장에 대한 신뢰가 낮아진 상황에서, 공급마저 위축되면 주거 불안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공급 확대와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를 이분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주거 생태계 전반을 고려한 이원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아파트 정책은 현재 기조대로 관리하되, 비아파트 시장에는 별도의 규제 완화와 세제 조정, 금융 지원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비아파트 공급 주체를 무조건적인 규제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서민 주거 안정을 함께 책임지는 파트너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1·29 대책이 ‘아파트 공화국’을 더욱 공고히 하는 정책으로 남을지, 아니면 주거 유형 전반을 포괄하는 정상화의 출발점이 될지는 향후 정책 보완에 달려 있다. 다음 과제는 비아파트 시장을 옥죄고 있는 취득세·양도세 중과 등 세제 구조가 실제 공급과 주거 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정밀한 점검이다. 정부의 시야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가 시장의 다음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