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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테흐스 UN 사무총장,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활동을 차단하려는 이스라엘 의회의 최근 법적 조치 강력 비판

- 유엔 사무총장의 격노, "이것은 유엔에 대한 선전포고다".

- 가자의 숨통을 조이다: 이스라엘, UNRWA에 전기·수도 끊는 '극약 처방'.

- 벼랑 끝으로 내몰린 ‘가자의 생명줄’… 유엔의 절규와 이스라엘의 강공.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아나돌루 에이전시의 보도에 따르면,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이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기구(UNRWA)의 활동을 차단하려는 이스라엘 의회의 최근 법적 조치를 강력히 비판했다. 이스라엘 측은 해당 기구의 사무실에 전기 및 용수 공급을 중단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이는 국제법상 UN의 권한과 면책 특권을 침해하는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 기구가 가자지구 내 인도적 지원에 있어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이스라엘에 국제적 의무 준수를 촉구했다. 이번 갈등은 일부 직원의 무장 정파 연루 의혹에서 비롯되었으나, UN 측은 기구의 중립성을 옹호하며 법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자욱한 가자지구의 폐허 속에서, 'UNRWA(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 사업 기구)'라는 파란색 글씨는 지난 70여 년간 단순한 알파벳 약자가 아니었다. 그것은 오늘 하루를 버틸 식량이었고, 아픈 아이를 위한 약이었으며, 미래를 꿈꾸게 하는 학교였다. 수백만 팔레스타인 난민들에게 UNRWA는 곧, 생존을 의미하는 단 하나의 동아줄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 질긴 생명의 끈이 가장 강력하고도 냉혹한 방식으로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총성이 오가는 전장이 아닌, 예루살렘의 의사당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입법 전쟁'이 중동의 가장 아픈 곳을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목격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외교적 마찰이 아니다. 이것은 인도주의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와 냉혹한 안보 논리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거대한 비극의 서막이다. 이스라엘과 UNRWA의 관계는 오랜 세월 살얼음판을 걸어왔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가 보여준 행보는 과거의 통상적인 압박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들은 정치적 수사를 넘어, UNRWA의 존재 자체를 물리적으로 지워버리려는 구체적이고도 치명적인 법적 행동에 나섰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UNRWA 시설에 대한 전기와 수도 공급을 차단하는 법안이 의회의 문턱을 넘고 있다는 사실이다. 상상해 보라. 난민 캠프의 병원에서 인큐베이터가 멈추고, 식수를 공급하던 펌프가 정지하며, 구호 식량을 보관하던 냉장고의 전원이 꺼지는 상황을. 이것은 단순히 불편을 초래하는 제재가 아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구호 요원들의 손발을 묶고 눈을 가리는 행위이며, 궁극적으로는 그들의 도움에 기대어 숨을 쉬는 수많은 생명에게 가해지는 직접적인 위협이다.

 

이미 지난 2024년 10월, 이스라엘은 자국 내에서 UNRWA의 모든 활동을 금지하는 규정을 확정하며 기구의 숨통을 조이기 시작했다. 이번 추가 입법은 사실상 확인 사살에 가깝다. 재정적 지원을 끊는 것을 넘어, 물리적 기반 시설을 마비시킴으로써 UNRWA가 팔레스타인 땅에서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전례 없는 강공의 배경에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라는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가 자리 잡고 있다. 이스라엘은 당시 참극에 일부 UNRWA 직원이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 기구가 사실상 테러를 방조하거나 지원하는 온상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시각에서 UNRWA는 더 이상 중립적인 구호 단체가 아닌, 안보를 위협하는 적대적 존재일 뿐이다.

 

물론, UNRWA는 이러한 주장을 전면 부인하며 기구의 중립성을 항변해 왔다. 그러나, 진실 공방과는 별개로, '안보'라는 절대적 명분을 쥔 이스라엘의 강경 드라이브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들에게 이번 입법 조치는 자국민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포장되지만, 국제사회의 시선은 싸늘하다 못해 공포에 질려 있다.

 

사태의 심각성은 유엔의 수장,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반응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평소 외교적 수사로 감정을 절제하던 그가 이번만큼은 이례적인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이스라엘의 조치를 단순한 우려가 아닌 명백한 "규탄"의 대상으로 규정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의 입법이 국제법과 유엔 헌장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질타했다. 특히 UNRWA에 대한 공격을 "유엔 자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그의 발언은 사태의 엄중함을 보여준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확립된 국제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이며, 회원국이 자신이 속한 국제기구의 팔다리를 자르는 초유의 사태임을 경고한 것이다. 2025년 12월 말에 전해진 사무총장의 규탄 성명은, 이스라엘이 UNRWA의 임무 수행 능력을 의도적으로 파괴하려 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며 깊은 절망과 분노를 담고 있었다.

 

지금 우리는 거대한 힘의 충돌이 만들어내는 비극의 한복판에 서 있다. 주권 국가의 강력한 의지와 국제기구의 인도주의적 의무가 부딪칠 때, 가장 먼저 부서지는 것은 언제나 힘없는 약자들이다. UNRWA가 사라진 가자지구를 상상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그들이 수행해 온 대체 불가능한 역할—매일의 끼니를 해결해 주고,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누가 대신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대안이 전혀 없다. 이스라엘의 입법이 현실화된다면, 우리는 21세기 가장 참혹한 인도주의적 재앙을 생중계로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국제법이라는 약속은 힘의 논리 앞에서 너무나 무력해 보인다. 전기를 끊고 물을 잠그는 법안 앞에서, 인류애를 호소하는 유엔의 목소리는 공허한 메아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이 사태에서 눈을 떼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저 멀리 중동의 땅에서 벌어지는 이 일이, 결국은 인간의 존엄성이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정치의 광풍이 몰아치는 의사당 밖, 오늘도 ‘가자’의 난민 캠프에서는 누군가가 목마름에 시달리고, 누군가는 꺼져가는 생명의 불씨를 붙잡고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적 승리가 아니라, 당장 마실 한 모금의 물과 밤을 밝힐 작은 등불이다.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이 땅의 인도주의는 지금, 벼랑 끝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
 

작성 2026.01.01 12:46 수정 2026.01.0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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