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com, pub-9005101102414487, DIRECT, f08c47fec0942fa0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왜 하필, 12월 25일인가?

-성경에도 없는 크리스마스 날짜, 도대체 누가 정했나?

-빛과 어둠의 대역전극: 크리스마스 절기 탄생의 비하인드 스토리.

-태양을 삼킨 아기 예수: 이교도의 축제가 빛의 절기가 되기까지.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고, 거리에 하나둘 화려한 조명이 켜지기 시작하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안다. 그 계절이 왔음을. 신앙의 유무를 떠나 전 지구촌이 들썩이는 거대한 축제, 크리스마스다. 캐럴이 울려 퍼지고 선물 상자가 오가는 이 들뜬 분위기 속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아주 근원적인 질문 하나를 던져본다. 도대체 이 거대한 절기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2천 년 전 유대 땅 베들레헴의 초라한 마구간에서 일어난, 지극히 작고 조용했던 한 아기의 탄생이 어떻게 인류 최대의 기념일이 되었는지, 그 굽이진 역사의 강줄기를 영혼의 눈으로 더듬어본다.

 

이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먼저, 우리의 고정관념부터 깨뜨려야 한다. 성경 그 어디에도 예수가 12월 25일에 태어났다는 기록은 없다. 심지어 초대 교회 성도들은 예수의 탄생일을 기념하는 데 큰 관심이 없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탄생’이 아니라 ‘죽음과 부활’이었다. 당시 로마 황제들이나 이교도들이 생일을 요란하게 기념하는 문화에 대한 반감도 있었거니와, 초기 기독교인들에게 진정한 구원의 완성은 십자가와 빈 무덤 사건, 즉, 부활절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수백 년 동안 교회력의 중심은 오직 부활절이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분위기가 바뀐 것일까. 시간이 흐르고 신학적 깊이가 더해지면서, 교회는 ‘성육신(Incarnation)’이라는 엄청난 신비에 눈을 뜨게 된다. 전능하신 신이 유한한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내려왔다는 사실, 그 겸손과 사랑의 극치에 대한 경이로움이 커졌다. 단순히 위대한 스승이 태어난 날이 아니라, 창조주가 피조물의 역사 속으로 틈입해 들어온 그 결정적 순간을 기념해야 한다는 영적 갈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예수가 누구인가에 대한 치열한 교리적 논쟁 끝에, 그의 신성과 인성을 모두 긍정하게 되면서 탄생의 의미는 더욱 무거워졌다.

 

여기서 역사의 아주 흥미로운, 어쩌면 섭리적인 반전이 일어난다. 바로 날짜의 선정이다. 왜 하필, 12월 25일인가? 이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있지만, 가장 유력하고도 흥미로운 이야기는 당시 로마의 문화적 배경과 맞닿아 있다.

 

고대 로마 세계에서 12월 말은 가장 어둡고 긴 밤이 지나고, 다시 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동지(冬至) 무렵이었다. 사람들은 이 시기에 농경신 사투르누스를 기리는 ‘사투르날리아’ 축제를 벌이며 흥청망청 즐겼고, 특히, 12월 25일은 ‘정복당하지 않는 태양신(Sol Invictus)의 탄생일’로 기념되었다. 세상이 가장 깊은 어둠 속에 잠겼을 때, 태양이 다시 힘을 얻는 것을 축하하는 이교도들의 거대한 축제였다.

 

초기 교회는 이 거대한 문화적 흐름 앞에서 기막힌 전략적 선택을 한다. 이교도의 축제를 금지하고 배척하는 대신, 그 날짜에 새로운 기독교적 의미를 부여해 버린 것이다. 마치 낡은 그릇에 새 술을 담듯 말이다. 교회는 세상을 향해 이렇게 선포하는 셈이었다. “너희가 하늘의 물리적 태양을 숭배하며 기뻐하느냐? 우리는 그 태양을 만드신 분, 어둠에 잠긴 인류의 진정한 빛이 되신, ‘의의 태양’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념하노라.”

 

이것은 단순한 문화적 타협이 아니었다. 가장 깊은 어둠이 세상을 덮을 때 참 빛이 오셨다는, 성탄의 신학적 의미를 극적으로 드러내는 상징적인 조치였다. 그리하여 4세기경부터 로마 교회를 중심으로 12월 25일이 성탄절로 지켜지기 시작했고, 이는 곧 전 세계 교회로 퍼져나갔다. 이교도의 태양신 축제가 진정한 빛이신 그리스도의 축제로 세례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는 단 하루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았다. 인류의 구원이라는 거대한 드라마를 단 하루에 다 담아낼 수는 없었기에, ‘절기(Season)’라는 개념이 탄생한다. 아기 예수의 오심을 기다리며 마음을 정돈하는 4주간의 ‘대림절(Advent)’이 성탄절 앞에 놓였다. 이는 구약 시대부터 메시아를 기다려온 인류의 오랜 갈망을 우리 영혼에 투영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성탄절을 지나, 동방 박사들이 아기 예수를 찾아와 경배함으로써 그리스도가 이방 세계에 공포된 것을 기념하는 1월 6일 ‘주현절(Epiphany)’까지, 크리스마스는 하나의 긴 호흡을 가진 영적 여정이 되었다. 이 기간을 ‘성탄 절기(Christmastide)’라 부른다. 이 절기를 통해 우리는 기다림의 설렘, 탄생의 기쁨, 그리고 세상으로 퍼져나가는 복음의 빛을 순차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오늘날 상업주의에 물든 크리스마스의 화려함 속에서 우리 교회는 가끔 길을 잃는다. 그러나, 이 절기가 만들어진 과정을 깊이 묵상해 보면, 그 중심에는 화려한 조명이 아닌, 춥고 어두운 마구간의 ‘겸손’이 자리 잡고 있음을 깨닫는다. 신이 인간의 가장 낮고 연약한 모습으로 오셨다는 이 역설적인 진리야말로 크리스마스의 핵심이다.

 

역사는 이 절기가 인간의 필요와 문화적 토양 위에서, 그러나, 하나님의 오묘한 섭리 가운데 빚어졌음을 보여준다. 이교도의 태양 축제를 빛의 축제로 바꾼 그 담대함은, 오늘 우리의 세속적인 문화 속에서도 여전히 성탄의 참 의미를 빛낼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그러니, 모든 교회와 성도들은 크리스마스의 들뜬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수 세기에 걸쳐 신앙의 선배들이 다듬어온 이 정교한 절기의 의미를 되새기며, 내 영혼의 가장 낮고 어두운 빈방에 참 빛으로 오시는 그분을 조용히 맞아들이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 날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분이 오셨다는 사실, 그리고, 그 사실이 오늘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로 다가오느냐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매년 12월, 다시 베들레헴의 기적 앞에 서야 하는 이유다.

 

작성 2025.12.25 02:59 수정 2025.12.25 03:40

RSS피드 기사제공처 : 중동 디스커버리 / 등록기자: 지한길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NEWS 더보기
팔당호에서 이거 하면 은팔찌?
은혜는 “갚아야 하는 빚”인가?#은혜 #은혜오해 #일상신학연구소 #신학쇼..
업무가 진행 중인데도#AI로1시간절약 #주간보고 #업무정리 #업무자동화 ..
“감정이 많다”가 감점이 되는 순간#콩쿠르비하인드 #입시비하인드 #감정표..
올바른 다이어트 방법 ③#걷기루틴#걷기운동#운동다이어트#건강한감량#다이어..
창세기 1장 10절 묵상#창세기1장10절#땅이라칭하시고#바다라칭하시니#이..
‘국민배우’ 안성기를 앗아간 식탁 위 비극, 기도 폐쇄 사고가 남긴 뼈아..
분노가 터질 것 같을 때,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분노가#성경이말한다 #야고..
설문을 받고도 “그래서 뭘 고쳐야 하지?”가#AI로1시간절약 #설문분석 ..
‘소리가 예쁜데’ 점수가 안 나오는 이유#콩쿠르비하인드 #입시비하인드 #..
올바른 다이어트 방법 ②#단백질식단#접시구성#식단관리#다이어트방법#건강한..
전도서 1장 6절 묵상#전도서1장6절#바람과마음#흔들림속중심#말씀위에서기..
무궁화신문) 예수그리도. 세계칭찬주인공 및 대한민국칭찬주인공으로 선정하..
부동산 퇴로 없는 잔혹사. 5월9일 다주택자 비명
설원 위의 제2의 김연아? ‘여고생 보더’ 유승은, 세계를 홀린 은빛 비..
불안이 올라올 때,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성경이말한다 #이사야41장10절..
은혜는 ‘감동’인가?#은혜 #은혜오해 #일상신학연구소 #신학쇼츠 #말씀적..
자료 조사를 해 놓고도 결론이 흐릿하면#AI로1시간절약 #자료조사 #비교..
콩쿠르에서 ‘안전한 연주’가 밀리는 이유#콩쿠르비하인드 #입시비하인드 #..
올바른 다이어트1#식사시간#식단관리#다이어트방법#건강한감량#다이어트오해
전도서1장5절 묵상#전도서1장5절#반복되는하루#시간의흐름#돌고도는인생#동..
"양도세 유예 없다" 확정에 서울 아파트 매물 급증... 강남권 급매물 ..
긴 글 읽다가 “그래서 핵심이 뭐야?”#AI로1시간절약 #문서요약 #핵심..
긴장을 없애려 할수록 더 흔들리는 이유#콩쿠르비하인드 #입시비하인드 #무..
서울뷰티허브 2026 참여기업 100곳 모집… K-뷰티 수출 올인원 지원..
같은 곡인데, 왜 누구는 붙고 누구는 떨어질까#콩쿠르비하인드 #입시비하인..
운동 열심히 하는데 왜 살이 안 빠질까#운동다이어트#살이안빠지는이유#다이..
전도서 1장 1절 묵상#전도서1장1절#전도자의말씀#삶에서길어올린신앙#왕의..
유튜브 NEWS 더보기

신의 구제 금융, 은혜언약의 이해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20)

유배된 생명이 겪어야 할 존재론적 망명 생활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9)

평택 진위 쌍용 대단지, 평당 900만원대 마지막 선택의 시간

겹겹이 쌓인 영혼의 결함과 일상의 일탈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8)

낙원을 잃어버린 인류가 마주한 두 개의 그림자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7)

당신의 운명이 태어나기 전에 결정된 이유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6)

2월8일방송 아주특별한 하나님과의 인터뷰(3) 기도에 대하여 질문7가지

단 한 입의 열매가 무너뜨린 인류의 낙원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5)

과녁을 빗나간 화살과 선을 넘어버린 발걸음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4)

AI 시대에 살아남기

[속보]트럼프,약값 잡았다! 위고비 20만원대 충격인하

자유라는 이름의 양날의 검이 빚어낸 거대한 비극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3)

말보다 라인으로 신뢰를 쌓는 벨루나뷰티

인간을 파트너로 격상시킨 신의 파격적 계약 조건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2)

모든 우연을 필연으로 만드는 거대한 신의 경영학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1)

AI도 복제할 수 없는 신성한 설계도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

공허한 무의 공간에 채워진 존재의 찬란함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

우리가 지금 이들을 만나야 하는 이유 #관세협상

설계도를 현실로 만드는 보이지 않는 손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8)

거대한 설계도 위에 그려지는 우리의 오늘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