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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가 끓고 있다: 50년 만에 2도 상승, 지구 평균의 3배

냉수성 어종의 퇴장, 아열대 생물의 북상

단순 난류의 영향인가, 바다 밑이 끓는 구조적 변화인가

울릉도·독도, 새로운 열대 바다의 실험실

동해가 끓고 있다. 이 표현은 과장이 아니다.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 해수의 평균 온도는 0.74도 상승했지만, 우리나라 동해는 무려 2.04도나 상승했다. 상승 속도로만 따지면 지구 평균의 세 배다. 과거 찬물에서만 번식하던 도루묵과 오징어는 자취를 감췄고, 대신 파랑돔·쥐치·두동가리돔 같은 아열대 어종이 자리 잡고 있다.


바다가 뜨거워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기후 변화의 부산물이 아니다. 과학자들은 동해의 열 상승 구조가 기존 난류 강화 외에도 바다 밑의 열, 즉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를 비롯한 해저 지질 활동 영향까지 포함한다고 지적한다.

 


2.04도 오른 동해, 지구 평균보다 세 배 빠른 속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관측 결과, 1970년대 이후 동해의 평균 수온은 2.04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북서태평양은 0.7도 정도 상승에 그쳤다. 특히 울릉도~독도 해역에서는 여름철 수온이 31도까지 치솟아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현상은 대마난류와 동안난류의 세력이 동시에 강해지면서, 따뜻한 물이 동해에 갇히는 형태의 해양 가열 현상으로 이어진 결과로 보고있다.


과학자들은 이 구조를 동해의 온실효과라고 부른다. 찬물이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고, 따뜻한 층이 표층에 머물며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폐쇄적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냉수성 어종의 퇴장, 아열대 생물의 북상

강원 주문진항 어민들의 도루묵 그물은 이제 거의 빈 채로 올라온다. 도루묵은 섭씨 10도 이하의 찬물에서 산란하지만, 지난 10년간 강원 해역의 산란장 면적이 40% 이상 줄었다. 반면, 울릉도와 독도에서는 금강리·쥐치·파랑돔 등 아열대 어종이 상시 서식종으로 바뀌고 있다.

 

연구팀은 난류 강화 + 해저 열원 증가의 복합 효과 가능성을 제기한다. 즉, 동해의 온난화는 단순히 따뜻한 물이 몰려드는 현상이 아니라, 지각 깊숙이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르는 복합적 시스템의 반응일 수 있다.  이미지=삼랑뉴스


바닷속 식생도 급변했다. 한때 해안을 뒤덮었던 냉수성 해조류 삼나무말은 거의 사라졌고, 대신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갈조류가 번성하고 있다. 생물학자들은 동해가 이미 한류의 바다에서 난류의 바다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한다.

 


울릉도·독도, 새로운 열대 바다의 실험실

울릉도와 독도는 지금 한반도의 갈라파고스로 불린다. 독도 해수면 온도는 매년 평균 19도를 넘고, 수심 5m 해역에서는 열대성 어종과 산호가 공존하고 있다. 최근에는 열대 산호인 동근컵 돌산호가 처음 발견돼 학계가 술렁였다. 이 지역에서 매년 4~5종의 새로운 아열대 생물이 보고되고 있다.


기온뿐 아니라 해류의 정체, 대기 순환, 태양 복사열 반사율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독도는 현재 기후대의 경계선이 이동하는 실험장이 된 셈이다.

 

단순 난류의 영향인가, 바다 밑이 끓는 구조적 변화인가

하지만 최근 일부 해양지질학자들은 단순한 수온 상승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울릉분지와 독도 해저에는 오래전부터 열수 분출구(thermal vent)가 존재하는데, 최근 관측에서 그 활동 강도가 미세하게 증가한 정황이 포착되었다. 열수 분출은 지각판 운동과 관련돼 있으며, 소규모이지만 국지적 수온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
 

아직 명확한 인과관계는 규명되지 않았으나, 일부 연구팀은 난류 강화 + 해저 열원 증가의 복합 효과 가능성을 제기한다. 즉, 동해의 온난화는 단순히 따뜻한 물이 몰려드는 현상이 아니라, 지각 깊숙이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르는 복합적 시스템의 반응일 수 있다.

 


되돌릴 수 없는 변화, 새 어업시대를 준비해야

전문가들은 현재의 동해는 100년 전의 동해와 전혀 다른 바다라고 말한다. 수온 상승이 지속된다면, 도루묵·오징어는 더 이상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동해 어업지도는 아열대 어종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두 가지다.
 

첫째, 해양 기후 변화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명확히 규명하는 것.
둘째, 변화된 생태에 맞는 지속 가능한 어업 체계로 전환하는 것.
동해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문제는 우리가 그 변화를 얼마나 빠르게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작성 2025.12.11 23:48 수정 2025.12.11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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