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공백이 더는 장애물이 아닌 시대
한때 여성의 커리어는 결혼과 육아를 기점으로 자연스럽게 멈추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현재, 개인의 생애주기는 더 길어졌고,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직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커리어 재설계가 필수가 된 시대가 도래했다. 특히 출산과 육아로 인해 커리어를 중단했던 여성들이 다시금 사회로 복귀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분야로 전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복귀가 아니라 ‘전환’의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 경력단절여성(이하 경단녀)이라는 용어조차 변화하고 있으며, 그들에겐 다시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와 통로가 마련되고 있다. 실제로 HR 업계에선 "재취업보다 커리어 전환을 선택하는 여성들이 더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커리어 전환에 성공한 여성들의 공통점은?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박모(42세) 씨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최근 IT 기업에 신입 개발자로 입사한 ‘전직 간호사’ 출신이다. 출산 후 10년간 전업주부로 살았던 그녀는 코로나19를 계기로 IT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결국 국비지원을 받아 1년간 웹개발 과정을 수료한 후 취업에 성공했다. 그녀는 “간호사로 일할 땐 생각지도 못했던 영역이었지만, 문제해결 능력과 꼼꼼한 성격이 IT 분야에서 오히려 강점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커리어 전환에 성공한 여성들의 공통된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새로운 직무에 대한 진지한 탐색과 자기 분석
둘째, 적극적인 정보 수집과 네트워크 활용
셋째,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넘는 실행력
넷째, 경력 공백을 약점이 아닌 ‘삶의 경험’으로 재해석하는 자신감
이들은 커리어를 포기하지 않았고, 현실과 타협하지 않았다. 이전의 경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분야로 자신을 전환시키는 능동적 태도야말로 여성 커리어 전환의 핵심 동력이라 할 수 있다.
실전 전략 — 재교육부터 자기 PR까지
커리어 전환을 준비하는 여성들이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자신에게 맞는 직무’를 탐색하는 일이다. 무작정 인기 있는 분야에 진입하기보다, 자신의 성향과 기존 경력, 생활 여건에 맞는 분야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경력 상담이나 직무 테스트를 통한 자기 진단이 유용하다. 다음 단계는 재교육이다. 최근 여성가족부나 고용노동부,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국비지원 직업훈련 과정이나 디지털 역량 강화 프로그램은 전환을 희망하는 여성들에게 매우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여성인재 아카데미’, ‘경력단절 여성 맞춤교육’ 등 지자체별로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또한 ‘자기 PR’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블로그 운영, SNS 포트폴리오, 브런치 글쓰기 등 개인 브랜딩을 통해 자신을 노출시키고, 채용자에게 어필하는 것이 커리어 전환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여성을 위한 커리어 전환 지원 제도
여성의 커리어 전환을 지원하는 제도는 국가와 민간 모두에서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 전국 158개소 운영. 직업 상담, 취업연계, 직업교육훈련 등 통합 지원
경단녀 재취업 프로그램: 고용노동부 주관. 직무별 맞춤형 훈련과 실습 연계 제공
디지털 배움터: 디지털 기초부터 실무까지 교육. 특히 비대면 직종으로의 전환을 지원
민간 플랫폼: ‘탈잉’, ‘패스트캠퍼스’, ‘하프타임’, ‘퍼센트’ 등 커리어 전환 맞춤 커뮤니티 및 교육 플랫폼도 활성화
이러한 제도와 플랫폼을 활용하면, 단순한 재취업을 넘어 커리어의 방향성과 구조를 다시 짤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움받을 수 있는 창구가 많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다시 시작하는 용기, 그 자체가 경쟁력이다
커리어 전환은 단순히 직업을 바꾸는 일이 아니다. 삶의 방향을 재설계하고, 자신을 다시 정의하는 여정이다. 특히 여성들에게 있어 이 여정은 결혼과 육아, 가족이라는 변수와 맞물려 더욱 복잡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이 ‘장애물’이 아닌 ‘경험 자산’으로 작용한다면, 그 어떤 도전보다도 강력한 추진력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커리어를 전환한 후, 단순한 생계 이상의 성취감과 자아실현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시 시작하는 데 있어서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용기와 실행력, 그리고 나 자신을 믿는 힘이다.
여성 커리어 전환의 시대.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 아니,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