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가 걸어가고 있어요 1
야트막한 동산에 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어요.
나무들은 사이좋게 어울리며 다양한 얼굴로 숲 친구들을 맞이해요.
가장 먼저 노란 얼굴의 ‘얼음새꽃’이 숲에 기지개를 켜고, 나무들은 서로 자기가 최고라며 하얀, 분홍, 색색의 꽃망울을 터트리며 숲은 부지런히 새싹을 틔우지요.
파릇한 연초록 잎사귀들이 짙은 초록 잎사귀로 바뀌며 무더운 날이 사나흘 계속 되었어요.
시원한 나무 그늘에는 산새들이 한낮더위를 피해 쉬었다가 저녁거리를 찾으러 나섰어요. 산새들 중에서 올해 태어난 산까치 형제가 나무들에게 툭하고 한마디 던지며 날아가요.
“너희들은 늘 한자리에 있어 갑갑하겠구나.”
옆에 날던 동생 산까치도 형을 거들며 맞장구를 쳤어요.
“그래그래, 자유롭게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어야 하지.”
산까치 형제의 말을 들은 나무들은 화가 나서 수군거렸어요.
그러나 크고 우람한 도토리나무는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듯 빙그레 웃으며 나뭇가지를 흔들고 잎사귀들을 살랑거렸어요.
산새들과 숲 동물들은 나무들이 제자리에만 있어 걸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푸릇한 여름을 뒤로 하고,
동산은 지금 풍성한 가을을 만들고 있어요.
도토리나무에 다닥다닥 많은 도토리들이 열렸어요.
산들바람이 불어와 가지가 흔들릴 때마다 후두툭 후두툭 도토리들이 떨어지고 있어요.
“쪼르륵 쪼르륵”
다람쥐 모자가 달려와 뺨 가득 도토리를 주워 물고 있어요.
이리저리 주변을 살피며 엄마다람쥐가 웃으며 아기다람쥐에게 애기해요.
“너무 욕심을 부렸구나.”
아기다람쥐는 엄마다람쥐의 얘기를 귓등으로 흘리며 나무들 사이를 이리저리 빠져나가며 쪼르르 집으로 달려가고 있어요.
“호호호, 욕심쟁이 아기다람쥐구나!”
어디선가 웃으며 놀리는 소리에 아기다람쥐는 깜짝 놀라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보았어요.
나무들 사이로 파란 하늘과 하얀 뭉게구름이 뭉게뭉게 예쁜 모양들을 만들며 손짓을 하고 있어요.
아기다람쥐는 쬐그마한 손을 번쩍 들고 감탄하며 소리를 쳤어요.
“와, 너무 멋져요!!!”
그 때, 아기다람쥐 뺨에서 도토리 한 알이 ‘툭’ 흘러나왔어요.
“또르륵 또르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