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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박동명] 지방의회, 어디로 가야 하는가? - 2부: 재정감시자와 주민대표자로서의 책무

날카로운 재정감시, 투명한 살림살이

주민의 목소리, 정책으로 꽃피우다

▲박동명/선진사회정책연구원 원장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지난 1부 칼럼에서 지방의회가 단순한 심사 기구를 넘어 지역사회 문제 해결의 '정책설계자'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2부에서는 지방의회의 또 다른 핵심적인 책무인 '재정감시자''주민대표자'로서의 역할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이 두 가지 역할은 상호 보완적이며, 지방자치의 실질적인 발전을 견인하는 쌍두마차와 같다. 주민의 세금이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되도록 감시하고, 동시에 주민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방자치를 구현하는 길이다.


지방의회, 날카로운 재정감시자로 우뚝 서다


지방의회는 지역 재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는 재정감시자로서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예산안 심의, 결산 검사, 행정사무감사는 단순히 통과 의례적인 절차가 아니다. 이는 주민의 소중한 세금이 어떻게 거두어지고, 어디에, , 그리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이는지 철저히 점검하는 실질적인 감시 장치이다. 특히 결산 검사는 '재정 환류 시스템'의 핵심 고리이다. 한 해 동안의 예산 집행이 의회의 의도대로, 그리고 법과 원칙에 따라 이루어졌는지 면밀히 검증하고, 그 결과를 다음 연도 예산 편성에 반영함으로써 예산 집행의 선순환 구조를 완성해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지방재정 현실은 녹록지 않다. 현재 재정자립도가 10% 미만인 지자체는 44곳에 달한다(2024년 행정안전부 발표 기준). 강원 동해시, 전남 구례군과 같이 재정 취약 지역에서는 한정된 예산이 단 한 푼이라도 낭비되지 않고 주민을 위해 효율적으로 쓰여야 한다는 절박함이 더욱 크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지방의회의 예산 전문성 강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재정감시자로서의 실천 과제


예산 심의의 질적 전환: 성과 중심의 접근

지방의회의 예산 심의는 단순한 인건비나 사업비의 증감 여부를 검토하는 수준을 넘어, 사업의 타당성과 실질적인 성과 목표를 평가하는 '성과 중심 예산 심의'로 질적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예산이 투입될 사업이 과연 지역에 필요한지,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그 효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집행부와의 공동 워크숍 진행: 예산 편성 단계부터 집행부와의 '공동 워크숍'을 진행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방안이다. 이는 의원들이 예산의 성격과 사업의 목표를 미리 이해하고, 집행부의 고민을 공유하며, 보다 합리적인 심의를 가능하게 한다.


[사례] 서울 강동구의회는 예산 심의에 앞서 집행부와 공동으로 예산 설명회를 개최하고, 주요 사업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집행부가 사전에 충분히 답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여 심의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였다. 이는 심의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 생산적인 논의를 유도하는 데 기여했다.


결산 검사의 혁신: 정책 평가 도구로 활용


결산 검사는 단순히 한 해 동안의 회계 검증을 넘어, 예산이 실제 주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평가하는 '정책 평가 도구'로 혁신되어야 한다. 예산이 계획대로 집행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을 넘어, 사업의 성공 여부와 주민 만족도를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예산 집행 결산 재편성"으로 이어지는 재정 환류 연계 시스템을 견고하게 구축하는 것이 목표이다.


[사례] 충남 부여군은 결산 검사 시 전년도 사업의 불용액(예산을 쓰고 남은 돈) 발생 원인과 그 파급 효과를 심층 분석하여 다음 연도 예산 편성에 적극 반영했다. 그 결과 약 23%의 예산 낭비 감소 효과를 거두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결산이 단순히 과거를 평가하는 것을 넘어, 미래 예산의 효율성을 높이는 중요한 기준이 됨을 입증한다.


행정사무감사의 선제화: 사전 예방형 감사로 전환


행정사무감사는 사후적인 감시에 그쳐서는 안 된다. 문제 발생 후 질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전에 위험 요소를 감지하고 예방하는 '사전 예방형 감사'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의 관행적인 감사 방식을 탈피하여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AI 기반 예산 집행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효율적인 사전 감시를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AI 기반 예산 집행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여 특정 사업의 예산 집행 흐름, 계약 특이 사항, 유사 사업 대비 비용 편차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다.


[사례] 경기 안산시는 최근 AI 기반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예산 집행 모니터링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며, 잠재적인 예산 낭비 요소를 미리 파악하고 효율적인 예산 집행을 유도하는 데 성과를 내고 있다. 이는 미래형 재정 감시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방의회, 주민의 삶을 담는 진정한 주민대표자로


지방의회는 재정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주민대표자로서의 역할 또한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몇 차례 공청회를 개최하는 것을 넘어, 주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실질적으로 개진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참여 구조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민 참여의 3대 혁신 전략(박동명 작성) ⓒ한국공공정책신문



성공 조건: 형식 넘어 실질을 향하다


주민 참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적인 성공 조건이 필요하다. 주민참여예산제의 경우, 최소한 예산의 10% 이상을 주민 결정권으로 할당해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 단순히 형식적인 의견 수렴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의 제안이 실질적으로 예산에 반영되고 집행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정책 토론회나 공청회는 지역별 특성을 반영하여 진행해야 한다. 농촌 지역에서는 마을회관을 활용한 '찾아가는 소통' 효과적일 수 있으며, 도시 지역에서는 VR(가상현실) 참여 시스템이나 라이브 스트리밍 토론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더 많은 주민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재정감시와 주민대표성의 상호보완


지방의회의 재정감시 기능이 강화될수록 주민대표성은 더욱 큰 신뢰를 얻는다. 주민들은 자신들이 낸 세금이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때, 의회에 대한 신뢰가 깊어지고 의정활동에 대한 참여 의지도 높아진다. 앞서 언급된 광진구의 사례처럼, 예산 집행의 투명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민 플랫폼에 공개할 때, 주민의 감시와 참여는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지역 거버넌스를 혁신하는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한다.


이제 지방의회는  주민의 눈으로 예산을 보고, 주민의 손으로 정책을 만드는 것이라는 이 명확한 원칙을 실천하는 중추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재정적 책임감과 주민에 대한 진정한 봉사 정신이 결합될 때, 지방의회는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를 실현하고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박동명 / 법학박사

· (사)한국공공정책학회 부회장

· 대한케어복지학회 회장

· 전)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외래교수




작성 2025.06.21 13:35 수정 2025.06.2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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