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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박동명] 지방의회, 어디로 가야 하는가? - 1부: 지방자치의 핵심에서 정책설계자로

변화의 물결, 정책설계자로의 도약

주민과 함께, 미래를 그리는 의회

▲박동명/선진사회정책연구원 원장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편집자 주) 지방의회는 지역사회의 미래를 설계하고, 주민의 삶을 바꾸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랜 기간 형식적 심사기구로 머물러온 현실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본 연재는 지방의회의 본질적 역할과 시대적 과제,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심층적으로 조명하고자 합니다.

박동명 법학박사(한국공공정책신문 발행인, 한국공공정책학회 부회장)의 전문적 시각을 통해, 지방의회의 혁신과 변화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의미를 함께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이래, 지방의회는 30여 년간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굳건한 한 축을 담당해 왔다. 주민이 직접 선출한 의원들로 구성된 지방의회는 단순한 의결기관을 넘어,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정책과 예산을 심의·확정하는 핵심 의결기관이자, 집행기관의 행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강력한 견제기관, 그리고 지역사회의 다채로운 목소리를 수렴하여 정책에 반영하는 주민대표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수행해왔다. 지방자치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지방의회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심장이자 지역 균형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오랜 기간 지방의회는 대중에게 '형식적인 심사 기구' 또는 '중앙 정치의 하위 기관'이라는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특정 정당 일색의 독점적 운영, 지역 토호 세력 중심의 이해관계 개입, 그리고 소극적인 감시 활동과 같은 한계가 반복적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지방의회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집행부의 정책을 그저 형식적으로 추인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로 인해 지방의회의 존재감과 독립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변화의 물결, 정책설계자로의 도약


이제 시대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맞이했다. 2022113일 시행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은 지방의회에 전에 없던 자율성과 전문성을 부여하는 중대한 전환점이었다. 특히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은 집행부에 대한 의회의 견제 기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기폭제가 되었고, 정책지원 전문인력 제도 도입은 의원들의 입법 및 정책 개발 역량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획기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이와 더불어,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주민의 참여에 대한 기대와 요구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더 이상 지방의회는 단순한 심사 기구에 머무를 수 없다. 이제 지방의회는 지역사회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정책설계자로 거듭나야 한다.


정책설계자로서 지방의회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며 주민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첫째, 지역 현안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다.


지방의회는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복합적인 문제들에 대해 집행부보다 한 발 앞서 고민하고, 선제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전국의 공통 과제인 인구감소와 고령화 문제부터, 각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한 청년 일자리 부족, 기후 변화로 인한 환경 문제, 고유한 역사·문화 자원 활용 방안 등 지역별 현안에 대해 의회 스스로 심도 있게 연구하고, 그 지역에 가장 적합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주민들의 일상 속 불편함에서부터 지역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비전까지, 의원 개개인의 통찰력과 의회 집단 지성이 빛을 발해야 할 때이다.


둘째, 지역 맞춤형 조례의 제정이다.


지방의회는 중앙정부의 획일적이고 일률적인 정책에만 의존하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역의 고유한 특성과 주민 개개인의 다양한 요구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능동적인 조례 제정에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주민, 학계 전문가, 시민단체, 관련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조례는 단순히 행정 절차를 규정한 딱딱한 규범이 아니다. 조례는 지역사회 발전을 견인하는 가장 강력하고 핵심적인 정책 도구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유연한 입법 활동을 펼쳐야 한다.


셋째, 주민 의견을 직접 반영하는 정책 개발이다.


지방의회의 정책설계자로서의 역할은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정책을 개발할 때, 주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구조를 갖추는 데서 완성된다.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지 않고  '주민참여예산제, 열린 정책토론회, 시민 공청회, 그리고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소통광장, SNS )'과 같은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주민 의견을 심도 있게 수렴해야 한다. 이렇게 수렴된 주민 의견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정책을 개발하고, 그 성과를 주민에게 투명하게 보고함으로써 주민과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지방의회가 이처럼 정책설계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지역사회는 비로소 보다 역동적이고 창의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더 이상 지방의회는 수동적인 심사 기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과 한층 높아진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지방의회는 스스로 끊임없이 혁신하고 정책설계자로서의 막중한 책임과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지방자치의 미래를 여는 길이자, 지방의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박동명 / 법학박사

· (사)한국공공정책학회 부회장

· 대한케어복지학회 회장

· 전)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외래교수


 


작성 2025.06.21 13:15 수정 2025.06.2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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