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85문
Q. What doth God require of us, that we may escape his wrath and curse due to us for sin? A. To escape the wrath and curse of God due to us for sin, God requireth of us faith in Jesus Christ, repentance unto life, with the diligent use of all the outward means whereby Christ communicateth to us the benefits of redemption.
문. 죄로 말미암아 우리가 마땅히 받을 하나님의 진노와 저주를 피하기 위하여 하나님이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무엇입니까? 답. 죄로 말미암아 마땅히 받을 하나님의 진노와 저주를 피하기 위하여 하나님이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과 생명에 이르는 회개,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구원의 유익을 전해주시는 모든 외적인 수단들을 부지런히 사용하는 것입니다.
ㆍ유대인과 헬라인들에게 하나님께 대한 회개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을 증언한 것이라(행 20:21)
ㆍ내 아들아 네가 만일 나의 말을 받으며 나의 계명을 네게 간직하며 네 귀를 지혜에 기울이며 네 마음을 명철에 두며 지식을 불러 구하며 명철을 얻으려고 소리를 높이며 은을 구하는 것 같이 그것을 구하며 감추어진 보배를 찾는 것 같이 그것을 찾으면 여호와 경외하기를 깨달으며 하나님을 알게 되리니(잠 2:1-5)
ㆍ훈계를 들어서 지혜를 얻으라 그것을 버리지 말라. 누구든지 내게 들으며 날마다 내 문 곁에서 기다리며 문설주 옆에서 기다리는 자는 복이 있나니 대저 나를 얻는 자는 생명을 얻고 여호와께 은총을 얻을 것임이니라. 그러나 나를 잃는 자는 자기의 영혼을 해하는 자라. 나를 미워하는 자는 사망을 사랑하느니라(잠 8:33-36)
ㆍ너희는 귀를 기울이고 내게로 나아와 들으라 그리하면 너희의 영혼이 살리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영원한 언약을 맺으리니 곧 다윗에게 허락한 확실한 은혜이니라(이사야 55:3)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84문이 죄의 비극적인 보응인 '진노와 저주'를 선언하며 우리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면, 제85문은 그 절망의 심연에서 솟아오르는 '구원의 피난처'를 알려준다. 하나님은 단순히 심판하시는 분이 아니라, 그 심판을 피할 길을 친히 마련하시고 우리에게 인격적인 반응을 요청하시는 분이다. 소요리문답은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 생명에 이르는 회개, 그리고 은혜의 수단에 대한 부지런한 활용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거론한다.
'믿음(Faith)'은 지적 동의를 넘어선 '전적인 신뢰와 투신'이다. 철학자 쇠렌 키에르케고르(Søren Kierkegaard, 1813-1855)는 '믿음'을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절대자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과감한 도약'으로 보았다. 자신의 유한함과 죄성을 직시한 인간이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외부로부터 오는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인생의 닻을 내리는 행위다. 이는 자아 중심적인 삶에서 타자 중심적인 삶으로의 실존적 전향을 의미한다.
'생명에 이르는 회개(Repentance unto life)'는 단순한 후회나 자책이 아니다. 이는 삶의 방향(Orientation)을 근본적으로 수정하는 일이다. '회개'로 번역되는 헬라어 '메타노이아(μετάνοια)'는 '마음을 바꾼다'는 뜻을 지닌다. 과거의 잘못된 선택을 슬퍼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길에서 돌이켜 생명의 근원이신 분께로 걸음을 옮기는 의지적 결단이다. 소요리문답은 이 회개가 결국 '생명'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심판을 피하는 소극적 차원을 넘어 풍성한 삶을 회복하는 적극적 차원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마지막으로 "외적인 수단들을 부지런히 사용함"은 구원의 은혜가 일상의 구체적인 통로를 통해 전달됨을 시사한다. 말씀, 성례, 기도와 같은 은혜의 방편(Means of Grace)은 하나님이 우리와 소통하시는 거룩한 창구다. 이는 신앙이 추상적인 관념에 머물지 않고, 공동체와 일상의 실천 속에서 끊임없이 공급받아야 하는 '생명력의 유지 장치'임을 보여준다.
소요리문답 제85문은 우리에게 '응답의 책임'을 묻는다. 구원은 값없는 은혜로 주어지지만, 그 은혜를 받아 누리는 통로인 믿음과 회개, 그리고 경건의 훈련은 우리의 성실한 반응을 요구한다. 진노의 구름이 걷히고 용서의 햇살이 비치는 지점은 우리가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며 그리스도의 손을 잡는 바로 그 순간이다.
절망 속 절규를 소망과 기쁨의 노래로 바꾸는 이 위대한 전환은 하나님이 제시하신 세 가지 이정표를 정직하게 따라가는 이들에게만 허락된 특별한 선물이다.
허동보 목사(Rev. Huh Dongbo) | 수현교회(Suhyun Church)
저서 | 『왕초보 히브리어 펜습자』, 『왕초보 헬라어 펜습자』, 『왕초보 히브리어 성경읽기』, 『고난, 절망의 늪에서 피어난 꽃』, 『부와 기독교신앙』, 『그와 함께라면』, 『만남』, 『AI시대, 히브리어로 답하다』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