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5월, 가족들과의 행복한 나들이가 자칫하면 '장염의 악몽'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며 병원성 미생물의 활동이 왕성해지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여름철 식중독 및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전면적인 대응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은 오는 5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약 5개월간을 '하절기 비상방역 기간'으로 선포하고, 전국 시·도 및 시·군·구 보건소와 협력하여 24시간 비상근무 체계를 본격 가동한다. 이는 기온 상승에 따른 수인성 및 식품매개 감염병의 집단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발생 시 신속한 역학조사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실제로 최근 통계는 상황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2025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집단발생 건수는 총 625건에 달한다. 이는 과거 4년 평균치인 525건보다 무려 19.1%나 급증한 수치다. 감염 사례 수 또한 1만 3,935명으로 집계되어, 평년 대비 약 38.7% 폭증하며 역대급 확산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원인균의 변화와 시기적 특성이다. 5월은 이른바 '가정의 달'로 불리며 단체 모임과 국내외 여행이 집중되는 시기다. 많은 사람이 함께 음식을 섭취하는 기회가 늘어나면서, 단 한 번의 부주의가 대규모 집단 감염으로 번질 위험이 크다. 질병청의 분석에 따르면, 여름철에는 주로 살모넬라균(38.2%)과 병원성대장균(11.8%)이 주범으로 지목되었다.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이란 오염된 물이나 식품을 섭취했을 때 구토, 설사, 복통 등 장관계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을 통칭한다. 여기에는 콜레라, 장티푸스와 같은 법정 감염병뿐만 아니라 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생하는 장관감염증이 모두 포함된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비상방역 기간 중 조기 인지 시스템을 강화한다. 만약 동일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한 사람들 중 2인 이상이 유사한 장염 증상을 보인다면, 이는 단순한 배탈이 아닌 '집단발생'으로 간주된다. 이 경우 의료진이 아니더라도 식당 업주나 목격자, 혹은 환자 본인이 즉시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신속한 신고만이 추가 확산을 막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기온이 오르는 여름철에는 무엇보다 안전한 음식물 섭취와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가 최고의 백신"이라며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 단순한 실천만으로도 감염병의 상당 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력히 권고했다.
보건당국은 국민 개개인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7대 예방 수칙'을 발표했다.
▲비누를 이용한 올바른 손 씻기 6단계 생활화
▲음식물은 중심 온도 75도(어패류는 85도) 이상에서 충분히 익혀 먹기
▲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기
▲채소와 과일은 깨끗한 물에 씻거나 껍질을 벗겨 먹기
▲설사 증상이 있다면 조리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되기
▲위생적인 조리 환경 유지
▲칼과 도마의 분리 사용 및 소독 등이 그 핵심이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감염병은 예방이 가능하지만, 방심하는 순간 순식간에 확산된다"며 "나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과 이웃의 건강을 위해 질병청의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질병관리청은 24시간 감시 체계를 통해 하절기 내내 국민의 건강 안전망을 촘촘히 유지할 방침이다.
여름철 불청객인 수인성 감염병은 철저한 위생 관리와 신속한 신고 체계로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 질병청의 24시간 비상 대응과 국민의 자발적인 수칙 준수가 결합될 때, 비로소 건강하고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