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산업이 글로벌 OTT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구조적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한국형 AI 숏폼 드라마가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드라마PD협회 김종창 초대 회장은 “AI 기반 숏폼 콘텐츠로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한류 드라마를 열겠다”고 밝혔다.
한국드라마PD협회는 지난 4월 11일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김 회장은 이날 축사에서 윤석호 PD의 발언을 인용해 “이제 PD 개개인이 아닌, 함께 대응책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업계 전반의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현재 국내 드라마 산업은 제작 편수 감소와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일부 흥행작을 제외하면 제작사와 방송사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글로벌 OTT 중심의 유통 구조 변화 속에서 전통 방송 드라마의 입지는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
김 회장은 이 같은 위기를 돌파할 대안으로 ‘한국형 AI 숏폼 드라마’를 제시했다. 그는 기존 70분 분량의 16부작 중심 제작 방식에 익숙한 세대에게 숏폼은 낯설 수 있지만, AI 기술과 결합한 새로운 드라마 문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숏폼을 단순히 짧은 영상이 아닌 모바일 시대에 최적화된 콘텐츠 형식으로 규정했다. 한국 제작진이 강점으로 가진 서사의 완성도와 감정의 깊이를 더한다면, 숏폼 드라마는 또 다른 한류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회장은 특히 AI를 ‘대체’가 아닌 ‘보완’의 도구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드라마가 배우나 작가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제작비를 절감하고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하며, 연기자의 섬세한 표현과 인간의 감성적 스토리텔링은 여전히 핵심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실적 과제도 적지 않다. 현재 AI 영상 생성 기술은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어 한국적 정서와 배경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국내 자체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지상파 방송사가 보유한 방대한 드라마 데이터의 활용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 회장은 이와 함께 AI 드라마 기술 개발센터 설립, GPU 인프라 확보, AI 크리에이터 공동 작업 공간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가의 해외 AI 플랫폼 의존 구조가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일자리를 잃은 종사자들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AI 콘텐츠 제작 환경에 맞는 새로운 지원 체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소규모 인력 중심의 제작 현실을 고려할 때, 기존 유튜브 중심 1인 크리에이터 지원 정책을 넘어서는 맞춤형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세계 시장을 겨냥해 매년 수천 편의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인프라 구축이 필수”라며 “지금이야말로 드라마 산업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산업의 위기 속에서 한국형 AI 숏폼 드라마가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업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