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미래교육뉴스=박재현 기자] 국내 최대의 벚꽃 축제인 제64회 진해군항제가 절정에 달한 2026년 4월 5일 오후, 창원특례시 진해구 경화역 철길 일대는 분홍빛 벚꽃 비와 함께 시니어 모델들의 당당한 워킹으로 뜨거운 열기에 휩싸였다. 경남시니어모델협회(회장 조수연)가 기획한 ‘경화역 벚꽃길 추억 만들기 패션쇼’는 고령화 시대의 새로운 문화적 대안을 제시하며 수만 명의 관광객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이번 행사는 경남 지역의 모델 문화 불모지에서 시니어들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고 건강한 봉사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창립된 경남시니어모델협회의 정체성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였다. 특히 올해는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시도로 평가받았던 지난 3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시니어뿐만 아니라 반려동물과 어린이까지 아우르는 복합 문화 축제로 거듭나며 진해군항제의 핵심 콘텐츠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 2026년 제64회 진행군항제 경화역 벚꽃길 추억만들기 패션쇼 (사진 제공 경남시니어모델협회)
▶2017년 경남시니어모델협회의 태동과‘모델 불모지’ 경남의 변화
경남시니어모델협회의 역사는 경남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조수연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서 시작되었다. 수도권에 집중된 패션 및 모델 인프라로 인해 지역 시니어들이 문화적 혜택에서 소외되었던 과거, 조 회장은 시니어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그들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통로를 고민해 왔다. 2017년 협회의 창립은 단순히 외면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것을 넘어, 건강한 노년의 삶을 영위하고 이를 봉사 활동으로 승화시키는 ‘액티브 에이징(Active Aging)’의 실천적 모델을 지향했다.매년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건강한 패션쇼를 열어온 협회는, 시니어 모델 활동이 은퇴 후 상실감을 치유하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증명해 왔다. 실제로 협회 활동 중인 다수의 모델은 암 투병의 고통이나 우울증을 모델 워킹과 무대 경험을 통해 극복하며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내러티브는 단순한 패션쇼를 인간 승리의 드라마로 승격시키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 2017년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어르신 문화예술 교육 프로젝트 (사진 제공 경남시니어모델협회)
▶2018-2026년 진해군항제 패션쇼의 진화와 확장
진해군항제 내 시니어 패션쇼는 조수연 회장의 혜안에서 비롯된 기획이었다. 36만 그루의 왕벚나무가 선사하는 자연의 경이로움 속에 인간의 예술적 워킹을 결합하겠다는 아이디어는 2018년 처음 현실화되었다.
2018년 첫 무대는 경화역의 오래된 철길 위에서 펼쳐졌다. 기차가 멈춘 폐역의 쓸쓸함을 시니어들의 열정으로 채운 이 행사는 ‘과거와 미래의 조우’라는 찬사를 받으며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 이어 2024년에는 무대를 여좌천 로망스 거리로 옮겨 더욱 화려해졌다. ‘사랑’을 주제로 청바지, 드레스 등 다채로운 의상을 선보였으며, 전직 아나운서와 성우의 사회로 전문성을 더했다. 특히 암의 고통을 이겨낸 회원과, 일반 주부 등의 참여는 관객들에게 큰 박수와 희망을 전했다.
▲ 2018년 제57회 벚꽃 패션쇼 (사진 제공 경남시니어모델협회)
2025년 패션쇼는 ‘참여형 축제’로서의 정점을 찍었다. 여좌천 거리에서 열린 이 행사는 단순 관람을 넘어 일반 시민들이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어린이 모델들의 깜찍한 워킹과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의 등장은 진해를 찾은 상춘객들에게 예기치 못한 즐거움을 선사했으며, 이는 시니어 모델 활동이 특정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는 보편적 문화 향유권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되었다.
▲ 2025년 제57회 여좌천 벚꽃 패션쇼 (사진제공:경남시니어모델협회)
▶2026년 ‘경화역 벚꽃길 추억 만들기’ 다시 철길 위로
2026년 4월 5일 오후 2시, 협회는 다시금 그들의 상징적 장소인 경화역으로 돌아왔다. 제64회 진해군항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번 패션쇼는 ‘경화역 벚꽃길 추억 만들기’라는 타이틀 아래 더욱 정교하고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무장했다.올해 행사는 단순한 무대 공연을 넘어 교육과 체험이 결합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형식을 취했다.
즉석 워킹 강의 및 런웨이 체험
전문가가 직접 관광객들에게 모델 워킹의 기초를 지도하고, 관객들이 즉석에서 벚꽃 런웨이를 걸어보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는 ‘나도 모델이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주며 축제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댕댕이 런웨이’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를 반영하여, 사랑하는 반려견과 함께 철길을 걷는 순서가 마련되었다. 목줄과 리드줄 착용을 필수로 하여 안전을 도모하면서도, 벚꽃 아래 강아지들의 귀여운 행진은 사진 작가들과 관광객들의 셔터 세례를 독차지했다.
▲ 패션쇼 즉석 워킹 강의(상) 및 댕댕이 런웨이(하) (사진 제공경남시니어모델협회)
▶벚꽃 비 연출 패션쇼
바람이 불 때마다 떨어지는 꽃잎을 배경으로 시니어 모델들이 선보인 드레스 쇼는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켰다. 26학번 신입생 모델들부터 베테랑 회원들까지 어우러진 이 무대는 세대를 관통하는 아름다움을 표출했다.경남을 넘어 전국으로2026년 진해군항제 경화역 패션쇼는 경남시니어모델협회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길을 동시에 보여준 이정표였다. 모델 불모지였던 경남에서 시작된 이 작은 움직임은 이제 전국 최대 규모의 축제를 대표하는 핵심 콘텐츠로 성장했다.조수연 회장은 "진해군항제를 방문한 모든 분이 스스로 인생이라는 무대의 주인공임을 깨닫고 자신감을 얻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 시니어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그들이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서 빛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제64회 경화역 벚꽃길 추억만들기 패션쇼 피날레 / 조수연 회장 (사진 제공 경남시니어모델협회)
진해의 벚꽃은 매년 지고 피기를 반복하지만, 경화역 벚꽃길 위에서 시니어 모델들이 남긴 열정의 발자국은 지역민들의 가슴 속에 영원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한국 사회에서, 경남시니어모델협회의 활동은 노년의 아름다움이 어떻게 사회적 활력으로 치환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군항의 울림 속에 피어난 제3의 청춘, 그들의 행진은 2027년에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진해의 봄바람을 타고 계속될 전망이다.
박재현 기자 milae news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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