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사이트뉴스 박주환 기자] 인류가 직면한 기후 위기 시대, 대한민국은 ‘2050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 에너지 전환과 산업 구조 개편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지만, 정작 우리 일상에서 매일 쏟아져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여전히 과거의 방식에 머물러 있다.
매년 발생하는 555만 톤의 음식물 쓰레기, 이를 처리하기 위해 소요되는 1조 원의 비용,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배출되는 막대한 온실가스. 이 거대한 환경 난제에 도전장을 내민 기업이 있다. 독자적인 미생물 발효 기술로 음식물 쓰레기 감량률 98%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달성한 (주)만승바이오(회장 하창호)다. 경남 진주 출신으로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및 수출 현장을 누볐던 하창호 회장이 ‘환경 혁신가’로 돌아왔다. 만승바이오를 이끌며 탄소중립의 새 장을 열고 있는 하 회장을 만나 그가 구상하는 지속 가능한 녹색 미래를 짚어보았다.
◆‘수출 전사에서 환경 파수꾼으로’
하창호 회장의 이력은 다채롭다. 고려대학교 졸업 후 대기업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고, 이후 (주)창호물산을 설립해 섬유 제품 해외 수출에 주력하며 대한민국 수출 역꾼으로 활약했다. 그런 그가 돌연 ‘쓰레기 처리’라는 험난한 분야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수출 업무로 일본을 자주 오가던 중 우연히 친환경 쓰레기 처리 기술을 접하게 되었다. 당시 일본은 이미 쓰레기를 단순한 폐기물이 아닌 자원이자 환경 보존의 핵심 고리로 보고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획기적인 기기를 보고 기술을 전수받으면서 확신이 생겼다. 대한민국 역시 쓰레기 문제를 친환경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장차 심각한 사회적 비용과 환경 재앙에 직면할 것이라는 예견이었다”
하 회장은 곧바로 행동에 옮겼다. MS그룹을 창립해 쓰레기 감량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고, 특히 현대 사회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음식물 쓰레기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 ‘만승바이오’를 설립했다. 하 회장은 “이것만이 지구를 살리고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했다. 대학 졸업 후 여러 분야를 거쳤지만, 지금의 이 일이 제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도전이라 자부한다”고 밝혔다.
◆“왜 굳이 옮겨서 처리해야 하는가?”
하 회장은 현재 국내 음식물 쓰레기 처리 구조의 근본적인 모순을 지적했다. 현재 대부분의 시스템은 ‘발생-수거-운반-소각/매립’의 단계를 거친다. 하지만 이 과정 자체가 또 다른 오염을 낳는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음식물 쓰레기는 수분이 많아 쉽게 부패한다. 이를 수거 차량에 싣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악취와 폐수가 발생하고, 처리장까지 가는 동안 탄소가 배출된다. 처리장에서 소각하거나 매립할 때 발생하는 메탄과 이산화탄소는 기후위기를 가속화한다. 나는 질문을 바꿨다. ‘왜 이렇게 많은 쓰레기를 굳이 돈과 에너지를 들여 멀리 옮겨야 하는가?’ 답은 간단했다. 발생한 그 자리에서 바로 없애면 되는 것이다”
만승바이오가 추구하는 ‘현장 발생 즉시 감량’ 기술은 물류 비용과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핵심 열쇠다.
◆만승바이오만의 압도적 기술력, ‘미생물이 먹어치우는 쓰레기’
음식물 쓰레기 감량기 시장은 이미 형성되어 있다. 그럼에도 하 회장이 ‘후발주자’로서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만승바이오만이 가진 세 가지 독보적 기술 포인트 때문이다.
첫째, 직접 배양한 '복합 미생물'의 힘이다. 만승바이오는 음식물 분해에 최적화된 미생물과 이를 안정적으로 활동하게 돕는 바이오칩을 직접 배양한다. 이 미생물들은 유기물을 단순히 잘게 부수는 것이 아니라, 수증기와 탄산가스로 분해하여 공기 중으로 소멸시킨다.
둘째, 98%라는 경이로운 감량 성능이다. “100kg의 음식물 쓰레기를 넣으면 단 2kg 미만의 부산물만 남습니다. 이 부산물조차도 퇴비 등으로 재활용이 가능할 만큼 친환경적이죠. 찌꺼기가 거의 남지 않으니 관리 효율성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셋째, 경제적인 ‘상온·중온 발효’ 방식이다. 기존의 고온 건조 방식은 기기를 뜨겁게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전기료가 발생한다. 하지만 만승바이오는 미생물의 활성도를 극대화하는 설계를 통해 전력 소비를 최소화했다. 이는 곧 관리비 절감으로 이어진다.
◆수치로 입증하는 환경 경제학, ‘아파트 단지의 기적’
하 회장은 인터뷰 중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기술의 효과를 설명했다. 50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예로 들면, 연간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 약 162.5톤 중 154.4톤을 현장에서 즉시 소멸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줄어드는 탄소 배출량은 연간 293톤 CO₂eq에 달한다. 1,000세대 단지라면 586톤으로 나무 수천 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효과다. 지자체 입장에서도 수거 차량 운행 횟수가 줄어드니 예산을 절감할 수 있고, 주민들은 단지 내 악취와 해충 문제에서 해방된다. 환경과 경제, 주거 복지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셈이다”
실제로 만승바이오의 시스템은 아파트뿐만 아니라 학교 급식소, 병원, 군부대, 대형 산업체 등 대량의 음식물이 발생하는 모든 곳에 적용 가능하다. 모든 기기에는 IoT 기술이 접목되어 있어, 관리자는 스마트폰으로 기기의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다.
◆ESG 경영의 실질적 파트너, “선언을 넘어 실천으로”
최근 기업 경영의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RE100에 대해서도 하 회장은 확고한 철학을 밝혔다.
“많은 기업이 ESG를 선언하지만,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만승바이오의 기술은 기업이 배출하는 폐기물을 현장에서 90% 이상 줄임으로써 즉각적인 E(Environment) 성과를 만들어 낸다. 또한 폐기물 처리의 투명성을 확보(Governance)하고 지역 사회의 민원을 해결(Social)하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우리 기술은 기업의 탄소 감축 실적을 수치화하여 ESG 지표에 반영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도구다”
지구를 살리겠다는 하 회장의 진심은 전 세계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한국형 음식물 쓰레기 처리 모델은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유럽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반드시 필요한 기업, 만승바이오
“만승바이오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기업이 되기보다,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기업’이 되기를 원한다.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오늘의 문제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일이고, 우리는 그 해결책을 기술로 증명해 냈다”
그의 손에서 시작된 미생물의 작은 기적이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 전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거대한 파동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쓰레기를 더 이상 ‘버리는 것’이 아닌 ‘현장에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으로 정의한 만승바이오. 하창호 회장이 이끄는 이 조용한 혁명이 우리 일상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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