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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경제 갈등의 교훈: 한국은 보호무역과 디리스킹 사이에서 길을 찾았는가

보호무역주의와 디리스킹, 한국은 어디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의 역할과 딜레마

미중 갈등, 한국 경제와 정책 방향의 재정의

보호무역주의와 디리스킹, 한국은 어디로?

 

2025년 5월, 미중 양국이 상당 부분 관세를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2018년부터 본격화된 미중 관세 전쟁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음을 의미했다. 그러나 2026년 4월 현재, 그 합의 이후에도 양국 간 기술 패권 경쟁과 공급망 재편 압력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특히 보호무역주의와 전략적 디리스킹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접근법을 둘러싼 논쟁은 각국의 경제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쟁점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은 세계 7위 수출국이자 미중 양국 모두와 긴밀한 경제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로서, 이 갈등의 영향권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위치에 있다. 미중 관세 전쟁은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와 지적재산권 보호를 명분으로 대중국 관세 부과와 기술 수출 통제를 단계적으로 강화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제지하고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보수적 시각에서 이는 필수불가결한 조치였다. 실제로 미국 의회는 첨단 AI 및 반도체 기술의 중국 유입을 막기 위한 입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으며, 이는 기술 패권을 둘러싼 장기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반면 진보적 시각에서는 이러한 전면적 접근이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세계 경제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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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관세 정책 분석에서 "관세와 기술 규제는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 혁신을 저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5년 5월의 관세 완화 합의는 공격적인 관세 정책이 양국 모두에게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했음을 방증하는 사례였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전략적 디리스킹(strategic de-risking)' 접근법이다. 경제적 디커플링(완전한 탈동조화)과 달리, 디리스킹은 경제적 상호의존성을 인정하면서도 핵심 분야의 위험 요소를 선별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Atlantic Council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관세 완화 합의 이후 미중 양국은 전면적 대결보다는 선택적 협력과 전략적 경쟁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미국 재무부는 2025년 하반기부터 디리스킹 전략을 공식 정책으로 채택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완전한 경제적 단절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인식의 전환을 반영한 것이었다.

 

한국은 이러한 국제 정세 변화 속에서 독특하면서도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다. 한국은 안보 동맹국인 미국과 최대 교역국인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전략적 딜레마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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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한국의 핵심 수출 품목들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對중국 수출 의존도는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며,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중국 시장의 비중이 크다. 동시에 한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 접근과 첨단 기술 협력을 위해 미국의 수출 통제 정책을 준수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의 역할과 딜레마

 

2025년 관세 완화 합의 이후에도 미중 간 기술 경쟁은 오히려 심화되었다. 미국은 반도체 제조 장비, AI 칩, 양자컴퓨팅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대중국 수출 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했다.

 

중국 역시 희토류 및 핵심 광물 수출 규제로 대응하면서, 기술 공급망을 둘러싼 긴장은 관세 문제와는 별개로 계속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기술 패권을 둘러싼 장기적 구조적 경쟁으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한다.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 다각화 전략을 적극 추진해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 투자를 확대했으며, 동시에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 유지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역시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로 생산 거점을 분산시키며 지정학적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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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정부 차원의 정책이라기보다는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자발적으로 선택한 디리스킹 전략의 실천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공급망 다각화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과 달리 글로벌 생산 거점을 다변화할 여력이 부족하여, 미중 갈등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을 위험이 크다.

 

또한 기술 유출 방지와 지적재산권 보호 문제도 한국 기업들이 직면한 현실적 과제다. 미국은 동맹국에게도 중국과의 기술 협력에 대한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기업의 경영 자율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책적 측면에서 한국 정부는 미중 갈등 속에서 전략적 모호성과 실용주의를 병행해왔다. 한편으로는 한미동맹 강화와 공급망 안보 협력을 추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과의 경제 협력 채널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지속했다.

 

그러나 이러한 균형 외교는 양국 모두로부터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받는 상황에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 등 전략 산업에서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것은 경제적으로나 전략적으로 큰 손실을 의미할 수 있다. 2026년 현재 시점에서 돌아보면, 2025년 5월의 관세 완화 합의는 일시적 긴장 완화에는 기여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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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양국은 관세보다는 기술 통제, 공급망 재편, 표준 경쟁 등 보다 구조적인 수단을 통해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관세를 낮춘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 질서의 재편이라는 더 큰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미중 갈등, 한국 경제와 정책 방향의 재정의

 

한국이 이러한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 첫째, 기술 자립도를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핵심 소재, 부품, 장비 분야에서 대외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장기적 경쟁력 확보의 기반이다.

 

둘째, 다자간 협력 체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칩4 동맹 등 다자 협의체를 통해 한국의 입장을 반영하고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셋째, 공급망 다각화를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이 해외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도록 금융, 정보, 인프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한국은 자체적인 기술 표준과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여 미중 어느 한쪽에 과도하게 종속되지 않는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 유럽연합이 '전략적 자율성(strategic autonomy)' 개념을 통해 미중 양국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는 시도는 한국에게도 참고할 만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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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한국은 유럽연합과 달리 지정학적으로 미중 갈등의 최전선에 위치해 있어 제약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독자적 기술력과 시장 파워를 기반으로 협상력을 높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미중 경제 갈등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다. 보호무역주의와 전략적 디리스킹은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어느 하나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한국이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양국 모두와의 관계를 전략적으로 관리하면서 자국의 경제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지켜나가는 것이다. 2025년 관세 완화 합의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기술 경쟁과 공급망 재편 압력은, 이 문제가 일회성 이슈가 아니라 장기적 과제임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미중 갈등 속에서 수동적 피해자가 아니라 능동적 전략 수립자가 되어야 한다.

 

정부와 기업, 학계가 협력하여 기술 혁신, 공급망 다각화, 다자 협력을 추진한다면, 한국은 글로벌 경제 질서 재편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독자 여러분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한국이 미중 갈등이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나아갈 수 있을지, 그 해답은 우리 모두의 선택과 노력에 달려 있다.

 

작성 2026.04.26 01:45 수정 2026.04.26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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