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어 내려가기보다,
하루 한 꼭지씩 천천히 읽을 때 제 모습이 드러난다.”
하루를 바꾸는 일은 거창한 결심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잠깐 멈추어 자신을 바라보는 몇 분의 시간, 지나치기 쉬운 생각 하나를 붙드는 작은 문장 하나에서 시작된다. 『화장실에 두세요』 하권은 7월부터 12월까지, 하루에 한 꼭지씩 읽으며 삶의 결을 차분히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부담 없이 펼쳐볼 수 있도록 짧은 글로 구성했지만, 그 안에 담긴 생각의 깊이는 가볍지 않다.
이 책에는 특별한 사건보다 누구나 지나쳐 온 생활의 장면들이 담겨 있다. 사람을 대하는 마음, 관계 속의 온기, 자신을 다잡는 태도, 문득 찾아오는 고독과 위로, 그리고 하루를 살아내며 마주하는 조용한 깨달음이 한 줄 한 줄에 스며 있다. 산문과 시의 결이 함께 어우러진 문장들은 읽는 순간보다 덮은 뒤에 더 오래 남아, 독자 각자의 하루 속으로 천천히 번져간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를 더 빨리 달리게 만드는 책이 아니라, 지금의 삶을 조금 더 또렷하게 바라보게 하는 책이다. 잠시 머무는 시간에도 마음은 정돈될 수 있고, 짧은 문장 하나가 하루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조용히 보여준다. 남은 반년을 조금 더 단단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건너가고 싶은 이들에게 오래 곁에 둘 만한 책이다.
<작가소개>
저자 김조훈
1969년 봄, 광주광역시 운정동에서 태어났다.
한 청년의 자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됐다. 그 후 생생한 생각과 경험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 청년은 죽은 후 어느 세상으로 갔을까? 라는 의문이 생겨 사후세계에 관한 생각을 “나는 저승사자 그다음에는” 소설로 써서 지인들에게 선물했다.
매일매일 기록한 느낌과 생각의 글을 ‘화장실에 두세요’라는 책에 옮겼다.
<이 책의 목차>
7月
[7月 1日] 격노한 사람은 사자와 같다.
[7月 2日] 교활한 사람은 여우와 같다.
[7月 3日] 견실한 사람은 바위와 같다.
[7月 4日] 학식이 있는 사람은 횃불과 같다.
[7月 5日] 業(업, 카르마)
[7月 6日] 인생은 고(苦, 괴로울 고)
[7月 7日] 매일 새롭게 태어난다.
[7月 8日] 교활한 악의
[7月 9日] 현명한 사람
[7月 10日] 주식
[7月 11日] 이성을 바라보는 눈
[7月 12日] 풍경
[7月 13日] 열정
[7月 14日] 긍정 확언
[7月 15日] 관대함
[7月 16日] 너의 길
[7月 17日] 다시 살기로 했다.
[7月 18日] 자존감
[7月 19日] 편지
[7月 20日] 제대
[7月 21日] 편지 받다.
[7月 22日] 다른 편지
[7月 23日] 그 아이는 이 세상에 없어요.
[7月 24日] 답장
[7月 25日] 길
[7月 26日] 새로운 인연
[7月 27日] 책에서 너의 일부를 발견한다.
[7月 28日] 너는
[7月 29日] 소년의 여름
[7月 30日] 짧은 여름의 마음
[7月 31日] 여름밤의 수로
8月
[8月 1日] 새로운 일
[8月 2日] 채식주의 여인
[8月 3日] 휴가에서 생긴 일
[8月 4日] 기억나지 않아
[8月 5日] 그녀가 누구인지
[8月 6日] 다시 보게 된 그녀
[8月 7日] 지하철 건너편 승강장
[8月 8日] 엘리베이터 그녀
[8月 9日] 용기를 내보자.
[8月 10日] 실망
[8月 11日] 어제 뵌 것 같아요.
[8月 12日] 옥상
[8月 13日] 왜 여기에 있는 거지?
[8月 14日] 인생은 곱셈
[8月 15日] 해방
[8月 16日] 둘째 봉오리
[8月 17日] 인연
[8月 18日] 기다리던 날
[8月 19日] 사랑은
[8月 20日] 자아
[8月 21日] 거만
[8月 22日] 시를 쓰는 순간
[8月 23日] 시 쓰는 공부
[8月 24日] 생강
[8月 25日] 식혜
[8月 26日] 죽음에 대한 결론
[8月 27日] 오늘 하루
[8月 28日] 기쁨과 슬픔
[8月 29日] 말
[8月 30日] 지루한 책
[8月 31日]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9月
[9月 1日] 태풍
[9月 2日] 모기 싫어.
[9月 3日] 엘리베이터 속 순간
[9月 4日] 엘리베이터 속 눈빛
[9月 5日] 아침달
[9月 6日] 행복에 대한 묵상
[9月 7日] 사람을 꽃 보듯 바라보라.
[9月 8日] 시작
[9月 9日] 격려와 응원
[9月 10日] 우울증
[9月 11日] 보석
[9月 12日] 그대가 내게 왔을 때
[9月 13日] 시인
[9月 14日] 황홀한 꿈
[9月 15日] 사람
[9月 16日] 인생에는
[9月 17日] 지피지기 백전불태
[9月 18日] 이 순간, 나는 행복하다.
[9月 19日] 모든 순간을 선택한다.
[9月 20日] 남는다.
[9月 21日] 사는 게
[9月 22日] 살아온 만큼 안다.
[9月 23日] 이상적 가치
[9月 24日] 주사위가 던져졌다.
[9月 25日] 75세까지 야구를 하겠다.
[9月 26日] 사랑하는 사람
[9月 27日] 마지막 표정
[9月 28日] 어떤 존재로 남고 싶은가.
[9月 29日] 환생
[9月 30日]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10月
[10月 1日] 남의 말을 경청하라.
[10月 2日] 수평선
[10月 3日] 연속의 영에게
[10月 4日] 오해와 망각
[10月 5日] 새벽의 교만
[10月 6日] 책의 한 줄이 인생을 바꿀지도 모른다.
[10月 7日] 이왕이면 용서하라.
[10月 8日] 훌륭한 스승과 좋은 친구
[10月 9日] 길
[10月 10日] 가진 재주를 사용하자.
[10月 11日] 비밀 기록
[10月 12日] 너다운 꿈
[10月 13日]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밤
[10月 14日] 뒤를 돌아보면
[10月 15日] 마음이 바뀌면
[10月 16日] 이름을 기억하라.
[10月 17日] 절대로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지 마라.
[10月 18日] 조금은 느려도 괜찮아.
[10月 19日] 조급할 필요 없어.
[10月 20日] 가을이다.
[10月 21日] 순간을 살래.
[10月 22日] 고요
[10月 23日] 우리
[10月 24日] 하늘과 나
[10月 25日] 시작과 끝
[10月 26日] 산행
[10月 27日] 하산
[10月 28日] 가을
[10月 29日] 너는 작가
[10月 30日] 풀꽃
[10月 31日] 오랜 슬픔
11月
[11月 1日] 작은 감사
[11月 2日] 늙어가는 사랑
[11月 3日] 거리의 미학
[11月 4日] 마지막처럼, 처음처럼
[11月 5日] 오늘을 건너는 너
[11月 6日] 오늘을 미루지 않는 사람
[11月 7日] 어쩔 거야.
[11月 8日] 비밀
[11月 9日] 숨을 참는 날
[11月 10日] 눈물
[11月 11日] 엄마. 엄마. 엄마.
[11月 12日] 행동이 바뀌면
[11月 13日] 습관이 바뀌면
[11月 14日] 너의 인격
[11月 15日] 인격의 변화
[11月 16日] 책을 읽는다는 것은
[11月 17日] 마음이 좁으면
[11月 18日] 미소
[11月 19日] 노력하는 사람
[11月 20日] N-O-W
[11月 21日] 배려
[11月 22日] 당연한 너
[11月 23日] 잘 살아온 거야.
[11月 24日] 트림
[11月 25日] 열정
[11月 26日] 사명
[11月 27日] 포기하지 마
[11月 28日] 사람이 자산
[11月 29日] 인사
[11月 30日] 너라는 천재
12月
[12月 1日] 행복
[12月 2日] 산들바람
[12月 3日] 고독
[12月 4日] 마지막으로 누구를
[12月 5日] 노부부
[12月 6日] 꿈은
[12月 7日] 소통은 언제나 옳다.
[12月 8日] 세 가지를 품어라.
[12月 9日] 평범은 편하다.
[12月 10日] 꽃
[12月 11日] 졸음
[12月 12日] 일과의 연애
[12月 13日] 주인공
[12月 14日] 설렘
[12月 15日] 나의 고요
[12月 16日] 가장 필요한 사람
[12月 17日] 거울 앞에서
[12月 18日] 거짓말
[12月 19日] 사랑이 없다면
[12月 20日] 끝과 시작
[12月 21日] 듣는다는 것은
[12月 22日] 정직한 믿음
[12月 23日] 말, 말로, 말은, 말에는, 말을
[12月 24日] 크리스마스이브
[12月 25日] 메리 크리스마스
[12月 26日] 겨울의 고요
[12月 27日] 영역
[12月 28日] 리셋(Reset)
[12月 29日] 길
[12月 30日] 364일
[12月 31日] 새해에는
<이 책 본문 中에서>
“격노한 사람은 사자와 같다. 네가 그 장면 속에 서 있을 때, 그 포효를 들은 적이 있다. 그것은 단순한 소리는 아니다. 심장을 흔들고, 혈관을 따라 공포를 퍼뜨리는 파열음이다. 네 앞에서 누군가는 모든 억눌린 분노를 끌어올려, 침묵으로도 설명할 수 없고, 언어로도 다 담을 수 없는 감정을 터뜨린다. 그 순간의 눈빛은 마치 굶주린 사자가 먹잇감을 응시하는 듯하고, 주먹을 움켜쥔 손은 이 세상의 어떤 설득도 거부하는 무게를 담고 있다. 그 앞에서 숨조차 가늘게 내쉬며, 언제 이 광풍이 끝날지 알 수 없는 긴장 속에 갇혀버린다.”
“처음에는 작은 변화뿐이었다. 하루를 조금 더 긍정적으로 시작하게 되었고, 사소한 선택에서 자신을 믿는 마음이 생겼다. 그러나 반복은 강력하다. 매일 너의 입술과 마음을 통해 흘러간 단어들은 서서히 네 안의 생각과 습관을 바꾼다. 더 이상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는다. 대신, 확신을 두고 한 걸음씩 나아간다. 그 발자국이 모이면, 어느새 과거의 너와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네가 무엇을 하든, 하루가 주는 시작은 공평하다. 누군가는 너보다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고, 더 큰 성과를 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늘은 너의 날이다. 네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마음으로 살아갈지, 그것은 오직 너에게 달려 있다. 하루하루가 새롭게 시작된다는 건, 어제의 실수와 걱정이 오늘을 가로막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늘도 누군가와 대화할 때, 잠시 속도를 늦춰라.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고, 눈을 맞추고, 마음을 열어라. 그 과정에서 새로운 웃음, 뜻밖의 깨달음, 그리고 인간관계의 묘미를 발견할 것이다. 남의 말을 진심으로 들을 때, 너의 하루는 한층 재미있고 풍요로워진다. 그러니 오늘 하루 너에게 말해주자. “남의 말을 경청하라.” 그것은 단순한 예의가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고, 너 자신을 더 넓게 만드는 작은 모험이다. 경청을 통해 새로운 친구를 얻고, 새로운 생각을 얻고, 그리고 무엇보다 삶의 재미를 얻는다.”
<추천사>
김조훈 작가의 기존 책 『화장실에 두세요』 상권이 하루를 붙드는 작은 습관의 자리였다면, 『화장실에 두세요』 하권은 그 습관이 시간 속에서 어떤 마음의 결로 남는지를 찬찬히 보여주는 책이다. 7월부터 12월까지의 시간을 따라가며 하루에 한 꼭지씩 읽도록 구성된 이 책은, 남은 반년을 채워가는 일정표이자 자신을 다시 들여다보는 조용한 통로가 된다. 상권에서 이미 시작된 읽기의 리듬은 하권에 이르러 조금 더 깊고 섬세한 방향으로 이어진다. 문장은 더 짧아졌고, 그 짧아진 자리마다 생각이 오래 머문다.
작가는 이 책을 처음 구상할 때, 주변의 사람들이 1년에 두 권만이라도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품었다고 말한다. 바쁘고 피곤한 일상 속에서도 잠깐 책장을 넘길 수 있기를, 몇 줄이라도 읽고 다시 덮어둘 수 있기를 바랐다는 고백은 이 책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작가는 독자들이 자기계발이라는 조급함으로 삶을 몰아세우기보다 오히려 멈추어 서고, 한 줄을 읽은 뒤 잠시 숨을 고르며, 그 짧은 정지 속에서 자신의 하루를 다시 바라보게 되기를 바란다.
하권에서 특히 인상적인 것은 문장의 형식이다. 작가는 2025년 11월부터 매일 써오던 수필을 조금 더 압축된 형태의 생활 서정시로 바꾸어 쓰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길게 설명하기보다 한 줄의 여백 속에 마음을 남겨두는 일이 더 깊은 울림을 준다는 것을 배우는 중이며, 그래서 이번 하권에서는 자연스럽게 시의 비중을 더 늘리게 되었다고 밝힌다. 이 변화는 책 전체에 분명하게 스며 있다. 어떤 꼭지는 짧은 산문으로 남고, 어떤 꼭지는 시처럼 접혀 있으며, 또 어떤 문장은 독자의 마음속에서 조용히 되풀이되도록 비워져 있다. 설명을 덜어낸 대신 여백을 남겼기 때문이고, 그 여백이 독자의 사유를 자연스럽게 불러내기 때문이다.
목차에 놓인 제목에서 이 책이 품고 있는 생각의 결을 짐작할 수 있다. ‘격노한 사람은 사자와 같다’, ‘견실한 사람은 바위와 같다’, ‘학식이 있는 사람은 횃불과 같다’ 같은 비유의 문장들에서부터 ‘업’, ‘고’, ‘자존감’, ‘관대함’, ‘다시 살기로 했다’, ‘오늘 하루’ 같은 직접적인 제목들에 이르기까지, 하권은 삶을 이루는 감정과 태도의 여러 층위를 차분히 이야기한다. 그래서 독자는 이미 알고 있었으나 말로 붙잡지 못했던 것들을 짧은 제목과 문장을 통해 자기의 자리를 한번 돌아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방식은 편안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어 내려가기보다, 하루 한 꼭지씩 천천히 읽을 때 제 모습이 드러난다. 화장실에 두고 읽는다는 제목은 독특한 독서 방식의 제안이다. 잠깐의 머묾 속에서 문장을 만나고, 그 문장을 들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 이 반복이 쌓이면 독서는 버킷리스트 속의 숙제가 아니라 생활의 습관이 된다. 작가가 바랐던 “잠깐 머무는 곳에 두고 싶었다”는 마음도 바로 여기에 닿아 있다. 책을 읽는 시간이 따로 마련되어야만 가능한 일이 아니라, 이미 있는 하루의 틈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믿음이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큰 변화보다 먼저 감각의 변화가 다가온다. 같은 하루를 예전보다 조금 더 천천히 바라보게 되고, 무심히 지나치던 장면에 한 번쯤 더 시선이 머문다. 누군가의 말, 저녁의 공기, 혼자 있는 시간의 결이 이전과 다르게 다가오고, 그 작은 차이가 쌓여 마음의 자세를 바꾸어 놓는다. 작가는 매일 조용한 문장들을 건네며, 독자가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다듬어 가도록 곁을 지켜준다.
(김조훈 지음 / 보민출판사 펴냄 / 396쪽 / 신국판형(152*225mm) / 값 16,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