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자적 상상력’을 시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가? 대표적인 사례가 이상의 「오감도 제5호」이다. 이상은 「오감도 제5호」에서 인간의 심리와 경험을 비유적이고, 초현실적인 방식으로 표현한다. 존재와 비존재를 넘나드는 시적 상상력의 흐름을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큰 날개를 가지고도 날지 못한다.”와 “큰 눈을 가지고도 사람을 보지 못한다.”라는 식의 구상은 장자의 자유롭고 무위(無爲)의 철학과 일치한다.
상상력의 초현실성 측면에서 보면, 장자의 철학에서는 현실과 비현실, 존재와 무존재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그 너머의 ‘진짜’를 찾으려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이상 역시 「오감도 제5호」에서 현실과 상상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인간 존재의 불완전함과 갈등을 드러낸다. 상상 속에서 진실을 찾으려는 태도는 장자가 말한 ‘대자유’의 개념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예를 들어, 「오감도」의 일부 시에서는 현실과 비현실을 혼합한다. 마치 꿈과 같은 환경에서 사람이 자신의 존재를 다시 묻고, ‘진짜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비유적 동물상 측면에서 보면, 장자에서 동물은 종종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 자유롭고 본능적으로 사는 존재이다. 「오감도 제5호」에서도 이상은 사람을 동물처럼 묘사하거나, 인간을 넘어서 자연의 일부분으로 묘사하는 비유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사람이란 무엇인가? 동물이 아닌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인간을 고정 틀에 맞추려는 사회적 규범을 넘어서는 존재로 설정한다. 이는 장자적 철학의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규범과 제약을 넘어서야 진정한 자유를 찾을 수 있다.’라는 사상과 일맥상통한다.
‘무위의 철학’과 무심한 창작 측면에서 보면, 장자에게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무위(無爲)’이다. 즉,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최고의 방식으로 이루어지게 한다는 철학이다. 이상의 시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점은 그가 의도적으로 복잡한 논리나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 오히려 흐르는 듯한 자연스러운 감각을 중시했다. 「오감도 제5호」에서 비논리적이고 상징적인 이미지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마치 장자의 ‘무위’처럼, 상상력과 창작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인다.
상반된 세계관의 통합 측면에서 보면, 장자는 상반된 개념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쳐 결국 하나의 존재로 통합한다. 「오감도 제5호」에서도 이상은 대개 상반된 감각적 경험들을 얽히게 하여, 새로운 차원의 진리를 추구한다. 예를 들어, “장부라는 것은 물에 잠긴 축사”라는 시행처럼,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모호하게 겹쳐지고 서로의 존재를 받아들이며 끝없는 가능성을 탐구하는 모습을 그려 낸다.
결론적으로, 이상의 「오감도 제5호」는 ‘장자적 상상력’의 문학적 구현으로서, 상상력의 자유로움과 초현실적인 비유를 통해 현실의 제약을 넘어서는 존재의 탐구를 보여 준다. 이상이 문학적으로 표현한 자유로운 상상력과 장자의 철학적 사유가 결합하면서, 인간 존재의 본질을 재조명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이렇게 ‘장자적 상상력’은 단순히 철학적 이론에 그치지 않고, 문학적 표현으로 확장해 나간다. 따라서 읽는 이로 하여금 무의식의 깊은 곳을 탐색하게 만든다.

前後左右를除하는唯一의痕迹에있어서
翼殷不逝 目不大覩
胖矮小形의神의眼前에我前落傷한故事를有함.
臟腑라는것은浸水된畜舍와區別이될수있을는가
-「오감도 제5호」 전문
인용 시는 존재와 인식, 물리적/정신적 세계의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장자적 상상력’을 품고 있다. 장자는 ‘무위(無爲)’와 ‘자연(自然)’을 중요한 철학적 개념으로 삼았다. 그 세계관은 때때로 우리 일상적 사고를 벗어나, 더욱 자유롭고 유기적인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장자적 상상력’으로 시를 해석해 본다.
1. 前後左右를除하는唯一의痕迹에있어서
이 시행은 “앞뒤 좌우를 제외하는 유일한 흔적”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이 흔적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는 존재의 본질적 자리를 의미한다. 장자에게 ‘흔적’은 한순간에 한정되지 않고, 흐르는 강처럼 연속적인 변화를 의미할 수 있다. 따라서 이 흔적은 물리적 세계의 구속을 초월하는, 존재의 순수한 상태를 나타낼 수 있다.
장자의 사상에서는 인간의 구속된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서, 그 자체로 존재하는 ‘자연’의 상태가 가장 이상적인 상태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흔적’조차 고정된 것이 아닌, 지속적인 변화와 순환 속에서 단지 흐름으로 존재할 뿐이다.
2. 翼殷不逝 目不大覩
이 시행은 『장자』의 「외편」, ‘산목’에 등장하는 까지 우화이다. 밤나무 숲 이야기에 등장하는 까치이다. 이는 “큰 날개를 가지고도 날지 못한다.”와 “큰 눈을 가지고도 사람을 보지 못한다.”라는 의미이다. 장자의 철학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자유로움’이다. 날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날지 못한다는 것은 물리적인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넘어서, 무위(無爲)의 상태로 존재함을 의미할 수 있다. 그것은 무언가를 추구하거나, 무엇인가를 하려는 욕망에서 벗어난 상태이다.
장자는 사람이 자신을 벗어날 때 진정한 자유에 도달한다고 보았다. 여기서는 의도적인 행위나 목표를 추구하는 것에서 벗어난다. 존재하는 것도 보는 행위 자체를 벗어나, 존재 자체로서 충분함을 의미한다.
3. 胖矮小形의神의眼前에我前落傷한故事를有함.
“뚱뚱하고 왜소한 작은 신의 눈앞에 나는 내 앞에서 상처받은 이야기를 가진다.”라는 문장이다. 이 시행은 하나의 신화적인 이미지나 존재의 다양한 모습들을 반영하는 듯 보인다. 장자의 세계에서는 신이나 신적인 존재가 단지 인간의 형상으로 고정되지 않고, 끝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일부로 존재한다. 신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다. 무한히 변하는 존재이다.
“상처받은 이야기”는 인간 경험의 고통이나 한계를 나타낼 수 있다. 장자는 이런 고통조차도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그것이 결국 존재의 흐름에 섞여 든다는 생각이다. 이 시행은 삶의 고통과 상처를 신적인 존재와 함께 자연스럽게 동화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을 수 있다.
4. 臟腑라는것은浸水된畜舍와區別이될수있을는가
마지막으로, “장부라는 것은 물에 잠긴 축사와 구별이 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은 물리적인 구분을 넘어, 존재의 근본적인 일치를 탐구하는 질문이다. 장자는 사물의 경계가 흐려지며,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물에 잠긴 축사도, 인간의 장부도 결국 하나의 존재로서 ‘자연’의 흐름 속에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
이 질문은 단지 신체적이나 물리적인 구분이 아니다. 더 깊은 존재론적 질문으로 읽을 수 있다. 장자는 사람, 동물, 물건, 자연이 서로 다르지 않다. 각자의 상태와 역할이 모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보았다. 결국, 인간의 몸이나 장부도, 물에 잠긴 축사처럼 자연의 일부로서 동일한 존재라는 철학적 통찰을 전하는 것일 수 있다.
5. 소결론
장자의 철학은 고정된 의미나 경계를 부순다. 모든 것이 상호 연관되고, 변하며, 유동적이라는 점에서 자유로움을 강조한다. 이 시는 바로 그 흐름 속에서 의미를 찾고, 고통과 존재의 본질을 포용하는 과정을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물리적인 형태나 구속에서 벗어나, 존재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유로움이다.
인용 시를 장자적 상상력으로 풀면, 존재의 한계를 넘어서, 물질과 정신, 고통과 자유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된 세계를 묘사하는 이야기로 이해할 수 있다.
[신기용]
문학 박사
도서출판 이바구, 계간 『문예창작』 발행인
경남정보대학교 특임교수
저서:평론집 10권, 이론서 4권, 연구서 3권, 시집 6권
동시집 2권, 산문집 2권, 동화책 1권, 시조집 1권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