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여국가유산야행이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부여국가유산야행은 백제 국가유산을 밤의 감성 속에서 체험하는 대표 야간 문화행사다. 충남 부여군은 지난 4월 17일부터 19일까지 정림사지 일원에서 ‘2026 부여 국가유산 야행’을 열고,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람객을 맞았다. 특히 이번 부여국가유산야행은 외국인 팸투어와 결합해 지역 문화유산의 국제 홍보 효과까지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올해 행사는 ‘백제목간, 나무에 새겨진 비밀’을 주제로 펼쳐졌다. 밤을 테마로 구성한 8야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공연과 전시, 체험이 유기적으로 이어졌다. 정림사지 오층석탑을 배경으로 진행된 행사장은 백제의 숨결과 야간 경관이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으로 변했다. 방문객들은 총 56개 프로그램을 즐기며 부여의 밤이 지닌 깊은 매력을 오감으로 체험했다. 고즈넉한 문화유산 공간에 조명이 더해지자 역사와 낭만이 함께 살아났다.
이번 행사에서 눈길을 끈 장면은 외국인 팸투어였다. 부여군 문화유산과는 17일부터 18일까지 외국인 참가자 23명과 함께 현장 중심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튀르키예 국적의 이스메일 씨를 비롯한 참가자들은 첫날 부여향교에서 선비 체험을 하며 한국의 전통 예법과 다례 문화를 접했다. 이어 정림사지 오층석탑 소원 탑돌이에 참여하며 부여 야행의 상징적 순간을 함께했다. 또 다른 팀은 구구단 목간 미션 투어를 통해 백강문화원과 국립부여박물관 등 주요 지점을 방문했고, 다섯 개 도장을 모은 뒤 굿뜨래 쌀을 받는 특별한 경험도 누렸다.

외국인 참가자들은 단순한 관람객에 머물지 않았다. 이들은 직접 걷고, 배우고, 체험하며 부여의 문화유산을 몸으로 이해했다. 그 과정 자체가 현장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부여향교에서 전통 예법을 배우고 차 문화를 즐기는 모습은 야행의 품격을 한층 끌어올렸다. 개막식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외국인 참가자들의 모습은 부여가 지닌 개방성과 문화적 매력을 잘 보여줬다.
둘째 날 일정도 풍성했다. 팸투어단은 궁남지와 국립부여박물관, 정림사지박물관, 부소산성을 조별로 탐방하며 백제 문화유산의 깊이를 확인했다. 이어 롯데아울렛과 백제문화단지 일원에서는 베스트 샷 미션 투어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부여의 풍경과 문화유산을 카메라에 담으며 도시 전체를 하나의 살아 있는 콘텐츠 공간으로 경험했다. 이처럼 부여국가유산야행은 단일 행사장을 넘어 도시 전역의 관광 자원을 연결하는 입체형 축제로 기능했다.
참가자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벨라루스 국적의 카테리나 양은 백제의 왕도 부여를 찾은 경험이 매우 특별했다고 밝혔다. 또 부여가 세계의 문화유산을 품은 아름다운 도시라는 점을 알게 됐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널리 알리겠다고 전했다. 이런 반응은 이번 야행이 단순한 지역 행사에 그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실제 참가자들은 사진과 영상을 SNS에 공유하며 부여의 밤을 세계로 확산시키는 역할까지 맡게 됐다. 현장 체험이 곧 글로벌 바이럴 마케팅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 셈이다.
부여군은 이번 외국인 팸투어를 통해 세계 시민도 백제문화의 매력을 깊이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는 문화유산 보존을 넘어 활용과 확산까지 고려한 전략으로 읽힌다. 부여는 송국리 문화부터 백제 사비 시대까지 긴 역사를 품은 도시다. 찬란한 고대문화를 꽃피운 역사적 배경은 오늘의 문화관광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부여국가유산야행은 그 가능성을 다시 입증한 행사였다.
결국 부여국가유산야행의 성과는 분명하다. 지역의 국가유산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냈고, 외국인 팸투어를 통해 세계와 연결되는 통로도 넓혔다. 정림사지의 밤은 단지 아름다운 풍경으로 끝나지 않았다. 백제의 역사와 부여의 미래를 함께 비추는 문화관광 자산으로 자리했다. 부여는 이번 야행을 통해 역사문화도시를 넘어 세계인이 찾는 야간 관광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