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라는 거대한 파고를 첨단 기술로 정면 돌파한다.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가 결합된 이른바 '에이지 테크(AgeTech)'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 17일,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첨단 제품과 서비스의 전주기 지원을 담당할 '에이지 테크 종합지원센터' 5곳을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지정된 지역 거점은 부산(부산테크노파크), 대구(계명대학교), 광주(광주테크노파크), 용인(경희대학교), 성남(성남시니어산업혁신센터) 등 총 5개 지자체다.

■ '에이지 테크'가 무엇이길래?… 단순 보조기기 넘어선 '지능형 케어'
에이지 테크란 노년층의 생활 편의와 독립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AI,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장치, 로보틱스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접목한 분야를 뜻한다. 그간 '실버 산업'이 단순히 지팡이나 휠체어 같은 물리적 도구에 집중했다면, 에이지 테크는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는 '지능형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다.
선정된 5개 센터는 올해 각각 1억 4천만 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가동에 들어간다. 이들 센터의 핵심 미션은 아이디어 단계에 머물러 있는 기업의 기술을 실제 시장에서 팔리는 제품으로 변모시키는 '전주기 인큐베이팅'이다.
■ 기업은 '실증'하고 어르신은 '체험'하고… 4대 핵심 비즈니스 모델
종합지원센터가 수행할 업무는 크게 네 가지 축으로 나뉜다.
첫째, 기술력은 보유했으나 고령자 특성을 잘 모르는 기업을 위한 '수요 맞춤형 컨설팅'이다. 제품 기획 단계부터 실제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전문가 그룹이 투입된다.
둘째, 가장 큰 난관이었던 '현장 실증(LivingLab)' 지원이다. 실제 주거 환경과 유사한 리빙랩에서 제품을 직접 가동하며 신뢰성과 안전성을 검증한다. [cite_start]이는 중소기업들이 겪는 '시장 진입의 벽'을 허무는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셋째, '사용성 평가' 및 가이드라인 보급이다. 신체 능력이 저하된 어르신들이 기기를 조작할 때 불편함이 없는지 전문가 관찰과 만족도 평가를 통해 정밀하게 분석한다. 이는 향후 '고령친화 우수제품' 지정과도 연계되어 공신력을 높여준다.
넷째, 일반 소비자나 국내외 바이어가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경험할 수 있는 '상설 전시·체험 공간' 운영이다. 이를 통해 기술 노하우를 산업 전반에 확산시켜 건강한 에이지 테크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 지역별 특화 인프라 구축, 돌봄 공백 해소 기대
[cite_start]정부는 이번 센터 선정을 통해 지역 밀착형 실증 인프라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술력 있는 기업에는 성장의 사다리를, 어르신들에게는 더 안전하고 스마트한 일상을 제공하는 윈윈(WinWin) 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독거노인의 낙상을 실시간 감지하는 센서, 배설을 보조하는 케어로봇, 치매 예방을 돕는 VR 인지 훈련 콘텐츠 등 다양한 기술이 상용화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역시 선정된 센터들이 지역의 거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제품 고도화와 사업화의 핵심 교두보가 되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초고령사회는 피할 수 없는 미래다. 하지만 에이지 테크를 통한 선제적 대응은 위기를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으로 바꿀 기회다. 이번에 선정된 5개 센터가 지역 경제 활성화와 노인 복지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K실버 테크'의 성지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