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의 상징적 인물인 ‘두 개의 심장’ 박지성이 다시 그라운드를 밟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설들과 수원 삼성 블루윙즈 레전드가 맞붙은 이벤트 매치가 수원 월드컵 경기장(빅버드)을 뜨겁게 달구며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이날 경기에는 파트리스 에브라, 에드윈 판 데르 사르 등 맨유 황금기를 이끌었던 스타들이 총출동했고, 수원에서는 과거 K리그를 빛낸 레전드들이 나섰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수원이 가져갔다. 전반 8분, 수원 득점왕 출신 산토스가 판 데르 사르의 골문을 뚫으며 선제골을 기록했고, 이후 양 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갔고 결국 승부는 1-0, 수원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무엇보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후반 막판 등장한 박지성이었다. 무릎 부상으로 은퇴 후 일상생활조차 쉽지 않았던 그는 이번 경기를 위해 스페인에서 시술까지 받으며 출전을 강행했다.
벤치에서 몸을 풀던 그의 이름이 전광판에 등장하자, 3만 8천여 관중은 일제히 응원가를 터뜨렸다. 경기장에 투입된 그는 약 7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여전히 녹슬지 않은 투지와 움직임으로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번 복귀에는 절친 파트리스 에브라의 역할이 컸다. 에브라는 “죽기 전에 지성과 패스를 한 번은 하고 싶다”며 그를 경기장으로 이끌었고, 박지성 역시 “팬들 앞에 다시 서고 싶었다”라고 화답했다.
이번 이벤트 매치는 단순한 친선경기를 넘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들이 다시 모여 축구의 본질적인 감동을 되살린 무대였다. 밤잠을 설쳐가며 맨유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은 경기장을 찾아 그 시절의 열정을 다시 느꼈다.
한편 최근 홍명보 감독 체제와 정몽규 대한 축구 협회장을 둘러싼 행정 논란 속에 한국 축구에 대한 팬들의 시선이 다소 냉각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열린 이번 레전드 매치는 결과를 떠나 축구 본연의 즐거움과 감동을 되새기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세대를 대표하는 전설들이 보여준 투지와 헌신, 그리고 팬들과의 교감은 단순한 ‘추억 소환’을 넘어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되고 있다.
(사진=홈피 캡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