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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필] 다 같은 공감이 아니다

이왕이면 적극적으로

길을 가다 어딘가 아파 보이는 길냥이 새끼를 발견했다면? 어떤 사람은 '불쌍한 녀석..' 하고 잠시 생각하고 지나간다. 또 어떤 사람은 '얼마나 춥고 외로울까, 어미가 버렸나? 길을 잃었나? 불쌍하네..' 하며 잠시 머물다 이내 제 갈 길을 간다. 마지막 사람은 측은지심을 느껴 유기 동물 보호소나 동물병원에 연락해 이 녀석을 도와줄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는다.

 

첫 번째 사람의 공감은 인지적 공감이다. 이해는 하지만 머릿속에서만 상대를 바라보는 단계다. 

 

두 번째 사람은 정서적 공감이다. 상대의 마음을 함께 느끼며 진짜로 아파하는 단계다. 

 

세 번째 사람은 행동적 공감이다. 이해하고 느끼는 데서 멈추지 않고 행동과 실천으로까지 이어지는 단계다. 수의사로 일하면서 이 세 가지 공감의 차이를 자주 목격했다. 

 

아픈 반려 동물을 데려오는 보호자 중에는 "아프겠다"는 말만 하고 치료를 망설이는 분이 있고, 눈물을 글썽이며 마음 아파하는 분이 있고, 어떤 분은 수의사와 머리를 맞대고 살릴 방법을 열심히 찾는다. 공감의 깊이가 다르면 결과도 달라진다.

 

우열을 가리자는 게 아니다. 다만 상대방이 필요로 한다면 행동적 공감까지 이르도록 노력하는 게 낫지 않을까. 내가 '상대방이 필요로 한다면'이라는 조건을 단 이유는, 어떤 이는 타자의 적극적 공감을 원치 않고 부담스러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땐 공감이 과하면 오히려 독이 된다. 말이든 공감이든 상대방의 니즈에 맞추는 게 중요하다. 

 

나를 희생하면서까지 행해지는 공감도 건강한 공감이 아니다. 정혜신 정신과 의사는 《당신이 옳다》에서 이렇게 말한다. 

 

"공감은 내 등골을 빼가며 누군가를 부축하는 일이 아니다. 그 방식으론 상대를 끝까지 부축해 낼 수 없다. 둘 다 늪에 빠진다."

 

그렇다면 공감은 어떻게 시작될까. 정혜신은 한 가지 질문을 권한다. "요즘 마음이 어떠세요?" 이 질문 하나가 상대방의 존재에 주목하는 일이고, 때로는 '심리적 심폐소생술'이 된다고 했다. 거창한 조언이 아니다. 충고나 평가도 아니다. 그냥 상대의 마음 상태를 묻는 것. 그것만으로 공감은 시작된다.

 

'나는 원래 공감력이 부족해'라고 슬퍼하지 말자. 공감도 재능이다. 타고나기도 하지만 신경 써서 배우고 익히면 충분히 공감력을 키울 수 있다. 공감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무사태평하게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세상에 무사태평한 사람은 없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내 주위를 한 번 둘러보자. 내 눈길과 손길, 적극적 공감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없는지. 누군가 떠올랐다면 "요즘 마음이 어떠세요?" 한 마디 건네 보는 건 어떨까.

 

 

[박근필]

그로쓰 퍼실리테이터

읽고 쓰고 말하는 삶으로 당신의 성장을 돕습니다

박근필성장연구소장, 수의사, 

칼럼니스트, 커리어 스토리텔러

저서; <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 

독저팅, 필북, 필레터, 필라이프 코칭 운영

부산 시청 특강 외 다수 출강

이메일 : tothemoon_park@naver.com

 

작성 2026.04.14 11:22 수정 2026.04.1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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