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디지털 기반 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장애를 재난 수준으로 규정하고,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통합 관리체계를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정보시스템 장애를 단순 기술 문제가 아닌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위기 상황으로 인식한 정책 전환이다.
이번 대응체계는 디지털 의존도가 높아진 도시 환경 속에서 행정서비스 중단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예방 중심의 관리 방식과 실시간 대응 체계를 결합해 기존보다 한층 강화된 재난 대응 모델을 구축한 점이 특징이다.
이 같은 변화는 2025년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건이 계기가 됐다. 당시 수백 개에 달하는 공공 서비스가 일시 중단되는 상황 속에서도 서울시는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해 주요 시스템을 빠르게 복구하며 대응 역량을 입증했다. 이 경험을 통해 디지털 장애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통합 관리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를 정책으로 구체화했다.
서울시는 이후 ‘디지털재난 대비 및 대응 기본계획’을 수립해 정보 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대응 구조를 제도화했다. 해당 계획은 전문가 자문과 심의 과정을 거쳐 최종 확정됐으며, 실행 중심의 중장기 전략으로 설계됐다.
가장 큰 변화는 분산 운영되던 장애 대응 체계를 하나의 지휘 구조로 통합한 점이다. 정보시스템 오류, 통신 장애, 사이버 공격, 개인정보 유출 등 각종 사고를 ‘디지털재난’으로 묶어 관리하며, 상황 심각도에 따라 대응 단계를 세분화했다. 위기 상황에서는 전사적 대응 조직을 즉시 가동하는 체계도 마련됐다.
특히 보고와 판단, 지휘, 대응 과정을 일원화한 통합 지휘 시스템이 새롭게 도입되면서 대응 속도와 정확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계별 대응 기준을 명확히 설정해 현장 혼선을 줄이고 실행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향후 5년간 정보시스템, 정보자원, 통신망, 보안, 개인정보 등 5개 핵심 분야에서 총 37개 과제를 추진한다. 전체 전략은 예방 중심으로 설계돼 재난 발생 자체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보시스템 분야에서는 중요도에 따른 우선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핵심 서비스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정보자원 분야에서는 무중단 전력 공급과 데이터 백업 시스템을 확대하고, 인공지능 기반 관제 시스템을 도입해 장애를 사전에 감지하는 기능을 강화한다.
통신망 영역에서는 설비 고도화와 기관 간 협력을 통해 장애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고, 사이버보안 분야에서는 자동화된 위협 대응 체계를 통해 대응 시간을 단축한다. 개인정보 보호 역시 상시 점검 체계를 통해 사고 예방과 피해 최소화를 동시에 추진한다.
현장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모의훈련과 교육도 병행된다. 이를 통해 기관 간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실제 상황에서의 대응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는 시민이 직접 대응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행동요령도 마련했다. 서비스 장애, 통신 장애, 보안 사고 등 상황별로 구체적인 대응 방법을 제시해 혼란을 줄이고 자율 대응 능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예를 들어 시스템 장애 시에는 공식 안내 채널 확인과 대체 서비스 이용을 권장하고, 통신 장애 발생 시에는 문자나 라디오 등 대체 수단 활용을 안내한다. 사이버 공격 상황에서는 비밀번호 변경과 즉각적인 신고 절차 등 2차 피해를 방지하는 행동 지침도 포함됐다.
서울시는 이러한 정보를 시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화해 제공하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디지털 장애가 시민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선제적 대응 체계 구축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떠한 상황에서도 행정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는 안정적인 도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디지털 환경이 도시 운영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서울시의 이번 정책은 단순한 기술 개선을 넘어 행정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예방과 통합 관리 중심의 대응체계는 향후 다른 지자체에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