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칼럼
[커리어 해석 언어]이 칼럼은 커리어를 방법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사람들이 스스로를 규정하는 말의 구조를 들여다봅니다.
언어가 바뀌면 사고가 바뀌고,
사고가 바뀌면 커리어의 방향도 달라집니다.
오늘은 같은 하루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끄는 두 언어,
‘해야지’와 ‘한다’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다이어리를 펼치면 늘 비슷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운동해야지. 영어 공부해야지. 이제는 좀 바꿔야지.
돌아보면 그 문장들은 결심처럼 보였지만, 내 삶을 실제로 바꾸지는 못했다.
이상하게도 ‘해야지’라는 말은 나를 안심시켰다.
나는 여전히 의지가 있는 사람 같았고, 아직 포기하지 않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문제는 그 말이 나를 움직이게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오래도록 ‘해야지’라는 말을 좋아했다.
그 말에는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여백이 있었다.
조금 여유가 생기면, 조금 덜 바빠지면, 상황이 정리되면 그때 하면 된다는 숨구멍이 있었다.
그래서 ‘해야지’는 나를 다그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만큼 나를 바꾸지도 않았다.
해야지는 결심처럼 들리지만 종종 유예가 된다.
어느 날부터 나는 문장을 조금 바꿔보기 시작했다.
운동해야지가 아니라 오늘 30분 걷는다.
공부해야지가 아니라 이번 주에 세 번 영어 듣기를 한다.
이 변화는 아주 작아 보였다.
하지만 삶에서는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들었다.
해야지가 가능성을 남겨두는 말이라면, 한다는 선택을 시작하는 말이었다.
‘한다’는 짧고 단정하다. 도망갈 자리가 많지 않다.
그래서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삶의 방향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한다.
나는 이 지점에서 커리어 가소성을 떠올린다.
커리어는 거창한 계획 하나로 갑자기 바뀌지 않는다.
대신, 내가 나를 다루는 말의 구조가 바뀌면서 조금씩 다른 선택을 하게 되고, 그 선택이 쌓이며 방향이 만들어진다.
‘해야지’에 머무는 사람과 ‘한다’로 적기 시작한 사람은 같은 생각을 하고도 다른 하루를 살게 된다.
결국 커리어는 얼마나 많이 결심했는가보다 얼마나 분명한 문장으로 자신을 움직였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는 대개 알고 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문제는 그것을 아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생각을 어떤 말로 남기느냐에 있다.
오늘 당신의 다이어리에는 무슨 문장이 적혀 있는가.
해야지일까. 아니면 한다일까.
생각은 누구나 한다. 하지만 변화는 그 생각을 ‘해야지’가 아니라 ‘한다’로 선택하는 순간 시작된다.
[오늘의 언어 연습]
“해야지”라는 말을 발견하면 지우지 말고, 한 줄만 더 적어봅니다.
“그래서 나는 ___한다.”
“정리해야지…” → “지금 책상 위 한 가지부터 치운다.”

박 소 영 | 커리어온뉴스 발행인·브런치 작가
상담과 출판, 글쓰기를 통해
성장하는 사람의 커리어를 ‘언어’로 해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