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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BS 오늘의 인물] 재난 현장을 바꾼 소방관 김성제

세월호 이후, 그는 ‘불을 끄는 일’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인천 부평의 한 소방서에서, 누군가는 매일같이 최악의 순간을 마주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 순간 속에서도 그는 단순히 불을 끄고 사람을 구조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재난의 원인을 되짚고, 더 나은 대응을 고민하며, 결국 사고를 줄이는 사회를 만드는 데까지 시선을 확장한다.

소방청 인천부평소방서 현장대응단장 김성제
그는 30여년의 시간을 재난 현장에서 보내며, 지금은 대응을 넘어 예방의 가치를 전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현장을 살아낸 시간, 그리고 사명으로 남은 직업

김성제 단장은 1997년 IMF 금융위기라는 국가적 혼란 속에서 소방간부로 임용됐다.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고 불안 속에 있던 시기, 그는 사명이라는 선택을 했다.

이후 그의 삶은 대부분 현장이었다.
119구조대장, 소방파출소장, 화재조사팀장, 현장지휘팀장, 그리고 현장대응단장까지

그가 지나온 자리는 늘 긴박했고, 그 시간들은 대부분 긴급출동과 비상근무로 채워졌다.

1999년 인천을 덮친 태풍과 풍수해
3일 동안 잠을 자지 못한 채 시민 안전을 위해 현장을 지켰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2005년 남동공단 대형 화재.
영하의 날씨 속에서 4일간 이어진 교대 진압은 재난의 혹독함을 온몸으로 새긴 시간이었다.

이처럼 반복되는 재난의 현장은 그에게 단순한 경험이 아닌 책임의 무게로 쌓여갔다.

 


한 번의 판단이 생명을 좌우하는 자리

현장지휘관으로서 그는 늘 하나의 질문과 마주한다.
지금 이 판단이 맞는가

재난 현장은 예측이 어렵고, 상황은 끊임없이 변한다.
그 안에서 단 한 번의 판단이 수많은 생명을 좌우할 수 있다.

그래서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현장성과 책임감이다.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이론은 의미가 없고, 책임 없는 판단은 위험하다.
그는 늘 냉정함을 유지하며, 가장 정확한 결정을 내리는 것을 자신의 기준으로 삼아왔다.

또 하나의 기준은 실효성이다.
정책이든 교육이든, 실제 사고를 줄이지 못한다면 그것은 존재 이유가 없다.

그는 모든 활동을 이것이 실제로 사람을 살릴 수 있는가 라는 질문으로 점검한다.

 


세월호 이후, 대응에서 예방으로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은 2014년 세월호 참사였다.

팽목항에서 2박 3일 동안 자원봉사와 행정지원을 하며 그는 한 가지 사실을 절감했다.
재난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라는 것.

그 이후 그의 시선은 바뀌었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에서 어떻게 줄일 것인가 로.

이 질문은 결국 그를 학문의 길로 이끌었다.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재난과학을 연구하며 이론과 현장을 연결하기 시작했다.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학업이 지연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는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2019년, 박사학위를 취득하며 재난 대응 전문가를 넘어 재난 예방 설계자로 나아갔다.

 


글로 남기는 재난, 기록으로 바꾸는 경험

김성제 단장은 현장을 기록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2021년, 현장체험 수필집 『그대는 남을 위해 죽을 수도 있는가』
2025년, 개인 시집 『그대가 부르면 달려갑니다』

그리고 같은 해, 기행 에세이 『보라카이에서 재난안전과 ESG를 찾다』까지.

그의 글은 단순한 문학이 아니다.
재난의 현장을 사회에 전달하고, 그 의미를 공유하며, 결국 더 나은 안전문화를 만들어가는 또 하나의 방식이다.

그는 (사)한국문인협회 소속 작가로 활동하며 ‘소방작가’라는 독특한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고통, 그리고 동료들을 위한 길

수많은 현장을 거치며 그는 개인적인 고통도 겪었다.
재난 현장 활동 중 질병으로 이어진 방광암 수술.

전신마취를 동반한 수술 이후, 그는 공무상 재해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후배 공직자들에게 공상 승인 절차와 방법을 알려주며 실질적인 도움을 전하고 있다.

또한 소방 조직 내부의 중요한 문제도 꾸준히 제기해왔다.
바로 트라우마와 심리적 회복이다.

재난 현장은 육체뿐 아니라 정신에도 깊은 흔적을 남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소방관들이 이를 개인의 몫으로 감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는 이 문제를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조직과 사회의 책임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안전은 교육으로, 문화로 완성된다

김성제 단장은 현재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교육과 정책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특히 국민안전인성 교육문화 연구회를 구성해 650여 명의 전문가들과 함께 활동 중이다.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안전 인성을 키우는 교육을 목표로 한다.

2025년 발생한 대형 산불 사례를 통해 그는 다시 한번 확인했다.
대부분의 재난은 자연이 아니라 인간의 부주의에서 시작된다는 사실.

결국 안전은 시스템 이전에 사람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는 지역사회가 스스로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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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목표, 사람을 지키는 시스템

그가 바라보는 미래는 분명하다.

소방관의 정신건강을 보호하는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
PTSD에 대한 정기적이고 의무적인 상담 지원.
낙인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치료 환경.

그리고 동료 간 지원 시스템과 조기 개입 프로그램 활성화.

그는 말한다.
안전은 결국 사람을 지키는 시스템과 문화 속에서 완성됩니다.

현재 그는 안전인성계발론 공동 저서를 준비하며, 이론과 현장을 연결하는 또 하나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오늘의 인물이 전하는한 문장

 

재난은 막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줄일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이 한 문장은 그의 30년을 압축한 메시지다.

재난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 피해는 줄일 수 있다.

그 가능성을 믿고, 현장에서, 교육에서, 그리고 글을 통해 끊임없이 말하는 사람.

김성제 단장은 오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안전한 사회를 설계하고 있다.

 

작성 2026.03.28 17:47 수정 2026.03.2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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