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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漢儒學] 법은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는다 : 사법 카르텔의 성벽을 허물라

법은 귀한 사람에게 아부하지 않고, 먹줄은 굽은 것을 따라 휘지 않는다(法不阿貴 繩不撓曲)."

수천 년 전 한비자가 설파한 이 서늘한 일갈이 2026년 오늘날 우리 사회에 이토록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린 시절, 우리 세대의 부모님들에게 '법관'은 가난을 벗어날 동아줄이자 신분 상승의 상징이었다. 그 시절 부친이 입에 달고 사셨던 "법대에 가라"는 말씀은 단순히 자식의 안위를 넘어, 법이라는 강력한 권력을 손에 쥐어 사회 상층부에 진입하라는 시대적 욕망의 투영이었다.

 

공고하게 뿌리 내린 '사법 카르텔'의 실체

그러나 그 욕망의 끝에서 마주한 현실은 참담하다. 법은 공정한 척도를 잃었고, 어느덧 사법부와 검찰, 그리고 이를 옹호하는 언론이 결탁한 '사법 카르텔'의 거대한 성벽이 되었다. 행정부의 일개 공직에 불과한 검찰은 기소권과 수사권이라는 양날의 검을 휘두르며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군림해 왔고, 언론은 이들이 흘리는 정보를 가공해 여론을 호도하며 기득권의 논리를 전파해 왔다.

 

이들이 누려온 전관예우의 실체는 결국 '짬짜미'와 '밀약'의 산물이다. 특히 사법부의 수장인 조희대 대법원장의 행보는 이 카르텔이 얼마나 공고한지를 증명한다. 2025년 4월, 6~7만 쪽에 달하는 방대한 사건 기록을 검토하기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단 9일 만에 전원합의체 판결로 원심을 뒤집은 행위는 사법 역사에 유례없는 오점이다. 합의의 형식만 갖춘 채 결론을 정해놓고 달린 듯한 이러한 행태는, 사법부가 카르텔의 최후 보루로 전락했음을 자인하는 꼴이다.

 

굴절된 법치, 누구를 위한 '법 앞의 평등'인가

여기에 박성제 법무부 장관의 사례는 법 집행의 불균형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라는 중차대한 혐의임에도 불구하고, 재판부의 석연치 않은 판단으로 구속조차 되지 않은 채 재판을 받는 모습은 '법불아귀'의 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한다. 힘없는 필부에게는 가혹한 법의 칼날이, 카르텔의 핵심부 앞에서는 왜 이토록 무력하게 휘어지는가.

지금도 자리를 지키며 버티는 사법부 인력과 기득권을 지키려는 저항은 거세다. 하지만 이 소란스러운 저항은 결국 그들이 누려온 천문학적인 경제적 이권과 특권의 끈이 끊어지는 데서 오는 단명(斷命)의 발악일 뿐이다.

 

지혜로운 자도 피할 수 없고, 용맹한 자도 다투지 못하게

한비자는 '법지소가 지자불능사(法之所加 智者弗能辭), 용자불감쟁(勇者弗敢爭)'이라 했다. 법이 적용되는 곳에서는 교묘한 지략가도 변명하며 빠져나갈 수 없고, 천하의 용기 있는 자라도 법의 권위 앞에서는 감히 다투지 못해야 한다는 뜻이다.

 

진정한 사법 개혁은 인적 쇄신이나 제도 개선을 넘어, 법을 집행하는 자들의 '사사로움(私)'을 걷어내고 이 견고한 사법 카르텔을 해체하는 과정이다.

 

형과불피대신(刑過不避大臣): 허물이 있다면 대신이라도 벌을 피하지 못하고,

상선불유필부(賞善不遺匹夫): 선행을 했다면 평범한 시민이라도 마땅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어린 시절 부친이 꿈꿨던 법관의 모습이 상류층의 안락함이었다면, 이제 우리는 그 꿈을 '정의로운 심판자'의 모습으로 환골탈태시켜야 한다. 법이 더 이상 누구에게도 아부하지 않는 시대, 굽은 곳을 따라 휘지 않는 엄정한 먹줄의 시대. 그것이 우리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법치의 보편적 진리다.

 

작성 2026.03.14 06:03 수정 2026.03.14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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