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을 앞두고 선물을 준비하면서 “공직자에게 얼마까지 선물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다시 늘고 있다. 올해 추석에는 농축수산물과 일정한 농축수산가공품의 선물 가액 범위가 30만원으로 높아지지만, 이를 “추석에는 공직자에게 30만원까지 선물해도 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
청탁금지법은 선물의 가격만으로 허용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다. 선물을 받는 사람이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인지, 선물을 주는 사람과 어떤 직무관계에 있는지, 원활한 직무수행이나 사교·의례라는 목적이 인정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국민권익위원회도 2026년 추석 명절 안내에서 인·허가 신청 민원인, 입찰 참여업체, 인사·평가·감사 대상자 등과 담당 공직자 사이처럼 직무상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가액 범위 안이라도 선물을 줄 수 없다고 명확히 안내했다.
추석 농축수산물 30만원, 모든 선물에 적용되는 기준 아니다
현행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8조제3항제2호는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부조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 가운데 대통령령이 정하는 가액 범위 안의 금품등을 금지 대상의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 농수산물과 일정한 농수산가공품은 설날·추석을 포함한 대통령령상 기간에 한해 선물 가액 범위를 두 배로 적용한다.
국민권익위원회의 2026년 추석 안내에 따르면 직무와 관련 있는 공직자등에게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 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일반 선물의 가액 범위는 5만원이다. 농축수산물과 농축수산가공품은 평상시 15만원이며, 올해 추석 명절기간에는 30만원까지다.
올해 추석 30만원 기준이 적용되는 기간은 2026년 9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30일간이다. 택배 등으로 보내는 경우에는 권익위 안내에 따라 발송일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시행령 제17조도 설날·추석 명절기간을 명절 전 24일부터 명절 후 5일까지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30만원이라는 숫자는 어디까지나 농축수산물·농축수산가공품에 적용되는 명절 가액 범위다. 모든 종류의 선물을 30만원까지 줄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30만원 이하’라도 입찰·인허가 담당자에게는 선물할 수 없어
추석 선물에서 가장 주의할 부분은 가격보다 직무상 직접적인 이해관계다.
권익위는 이번 추석 안내에서 공직자의 직무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가액 범위 안의 선물이라도 원활한 직무수행이나 사교·의례 목적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공직자에게 선물을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권익위가 제시한 대표적인 사례는 ▲인·허가를 신청한 민원인과 담당 공직자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 등 유관기관과 담당 공직자 ▲인사·평가·감사 대상자와 해당 업무 담당 공직자의 관계다.
예를 들어 자신의 업체가 현재 공공기관 입찰에 참여하고 있고 상대방이 해당 입찰 업무의 담당자라면 “한우나 과일 세트이고 30만원 이하이므로 괜찮다”는 식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마찬가지로 허가를 기다리는 민원인이 담당 공무원에게 추석 선물을 보내거나, 감사를 받고 있는 기관의 관계자가 감사 담당자에게 명절 선물을 보내는 경우도 단순히 선물 가격부터 따질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추석 청탁금지법을 확인하는 첫 질문은 “얼마짜리인가”가 아니라 “현재 나와 상대방 사이에 어떤 직무관계가 있는가”여야 한다.
농축수산가공품은 원료·재료의 50%를 넘게 사용해야
30만원 명절 가액 범위에는 농산물·축산물·수산물뿐 아니라 임산물도 포함된다.
가공품이라고 모두 30만원 기준이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권익위 안내에 따르면 농축수산가공품은 농축수산물을 원료 또는 재료로 50%를 넘게 사용해 가공한 제품이어야 한다. 해당 제품이 농축수산가공품에 해당하는지는 농림축산식품부나 해양수산부에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청탁금지법 제8조제3항제2호에서도 농수산가공품의 범위를 농수산물을 원료 또는 재료로 50%를 넘게 사용해 가공한 제품으로 규정한 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명절용 가공식품이라고 해서 제품명이나 포장 형태만 보고 30만원 기준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
백화점상품권 5만원권도 ‘일반 선물 5만원’으로 보면 안 돼
상품권 역시 혼동하기 쉬운 부분이다.
권익위는 청탁금지법상 선물에 포함될 수 있는 상품권과 그렇지 않은 상품권을 구분하고 있다. 특정한 물품 또는 용역의 수량이 적혀 있는 물품상품권이나 용역상품권은 선물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
반면 백화점상품권처럼 일정한 금액만 적혀 있는 금액상품권은 청탁금지법상 가액 범위가 적용되는 ‘선물’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직무관련 공직자에게 “5만원권 상품권이니까 일반 선물 5만원 범위에 들어간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현금이나 금액상품권과 일반 선물을 같은 기준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친구·친지 등 공직자가 아닌 사람끼리 주는 선물은 청탁금지법상 금액 제한 없어
청탁금지법이 모든 국민의 추석 선물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권익위는 친구·친지·이웃·직장동료 등 공직자가 아닌 사람에게 주는 명절 선물에는 청탁금지법상 금액 제한이 없다고 안내한다.
따라서 민간인 친구나 친척끼리 주고받는 추석 선물을 두고 “청탁금지법 때문에 반드시 5만원 이하로 해야 한다”고 이해하는 것도 잘못이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금액 제한이 없다는 의미는 어디까지나 청탁금지법상 제한이 없다는 뜻이다. 다른 법령이나 회사·기관의 내부 행동강령 또는 별도의 이해충돌 관련 기준이 적용되는지는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추석 선물, ‘누구에게·왜 주는가’ 확인한 뒤 금액 따져야
올해 추석 선물을 둘러싼 청탁금지법 기준을 가장 간단하게 정리하면 순서가 중요하다.
먼저 상대방이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인 공직자등인지 확인해야 한다. 다음으로 자신과 상대방 사이에 직무관련성이 있는지, 특히 인·허가·입찰·인사·평가·감사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 다음에야 일반 선물인지 농축수산물·농축수산가공품인지 등 선물의 종류와 가액 범위를 확인하는 것이 맞다.
특히 올해 추석 농축수산물·농축수산가공품 30만원 기준은 9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예외 가액 범위이지, 공직자에게 주는 모든 추석 선물을 30만원까지 허용한다는 규정이 아니다.
선물을 준비하면서 판단이 애매하다면 “30만원 이하면 된다”는 주변의 말보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청탁금지법 공식 안내와 실제 직무관계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