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 수요 맞춤형 AI 실증으로 스타트업 성장을 노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6년 7월 6일 '2026년 거브테크(GovTech) 창업기업 AI 실증·사업화 지원사업'에서 18개 과제를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공공 기관이 직접 현장 수요를 제시하고 이에 적합한 기술·솔루션을 보유한 거브테크 창업기업이 참여하는 '수요 기반 매칭'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사업에서, 선정 과제들은 7월 7일부터 9일까지 착수 보고회를 마치고 본격적인 실증 단계에 돌입했다. 핵심은 명확하다.
정부가 공공기관을 스타트업의 '첫 고객'으로 삼아 실증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창업기업의 서비스 고도화와 시장 진입을 직접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공모에는 총 82건의 과제가 접수되었고, 서류·발표 심사를 통해 사업 타당성, 서비스 경쟁력, 수행 역량, 사회적 가치를 종합 평가한 결과 최종 18개 과제가 선정되었다.
선정 과제는 대국민 공공 서비스 고도화 분야 7건, 지역 및 사회 문제 해결 분야 5건, 공공 인프라 혁신 분야 6건으로 나뉜다. 구체적으로는 조달청의 '공공 서류 AI 사전 검토 플랫폼', 천안시청의 '교차로 꼬리물기 AI 교통 관제 시스템', 한국도로공사의 'AI 기반 차세대 고속도로 배수 설계 검증 시스템' 등 시민 일상과 직결되는 과제들이 포함되었다. 과기정통부는 창업 초기 기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진단과 단계별 역량 강화, 전시회 참가 및 투자 유치 네트워킹 등 후속 지원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정책 설계의 현실적 이점은 수치에서 확인된다. 공공기관이 직접 수요를 제시하고 초기 실증 환경을 제공하면, 기술 검증에 드는 초기 비용과 시장 불확실성이 줄어든다.
82건 접수 대비 18건 선정이라는 경쟁률(약 4.6대 1)은 이 사업이 업계의 실질적 관심을 끌었음을 보여준다. 과기정통부 설명에 따르면 실증을 통해 창업기업은 공공 분야의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기술을 고도화하는 기회를 얻는다. 최동원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인프라정책관은 "이번 거브테크 실증·사업화 지원사업을 통해 복잡한 공공 현안에 첨단 AI·데이터 기반 기술을 적용해 공공 서비스의 질을 고도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민간 거브테크 창업기업이 공공을 최초 고객으로 삼아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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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 분야별 효과도 구체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대국민 서비스 고도화 분야에서는 공공 서류 처리의 자동화와 사전 검토가 민원 처리 속도와 행정 부담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역·사회 문제 해결 분야의 교통 관제 시스템은 교차로 꼬리물기 같은 생활 밀착형 교통 문제에 실시간 대응을 시험함으로써 시민 체감 효과를 빠르게 보여줄 수 있다.
공공 인프라 혁신 분야의 고속도로 배수 설계 검증 시스템은 설계 단계의 오류를 줄이고 유지보수 비용을 낮출 잠재력을 지닌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기술 자체의 완성도뿐 아니라 공공 현장과의 협업 설계 수준에 따라 실현 속도가 달라진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선정 과정과 적용 분야: 행정·교통·인프라 중심의 18개 과제
선정 기업에 제공되는 지원 패키지도 단순 자금 지원 이상이다. 비즈니스 모델 진단, 단계별 맞춤형 컨설팅 프로그램, 전시회 및 수요처 미팅 지원, 투자 네트워킹까지 실증 이후 사업화 단계를 포괄하는 구조로 설계되었다. 일반적으로 창업 초기 기업은 기술력을 갖추더라도 시장화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번 사업은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한 설계를 갖췄으며, 실증 결과를 국내외 시장 진출의 레퍼런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 구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기존 보조금 중심 지원과 차별화된다. 예상되는 반론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공이 '첫 고객'이 되면 스타트업이 공공 규격에 종속되어 민간 확장성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 데이터 접근권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 공정한 조달 절차 확보 여부가 더해지면 실증 자체가 오히려 시장 진입 장벽으로 작동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단계별 컨설팅과 사업화 지원을 명시함으로써 단순 실증으로 끝나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공공-민간 협력에서의 데이터 이용과 개인정보 보호는 별도의 법적·기술적 가이드라인을 통해 엄격히 관리해야 할 과제이며, 이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으면 실증 확대에 실패할 위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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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과정의 투명성과 성과 공개는 향후 유사 사업의 확장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현장과 시민 관점에서 짚어야 할 과제들도 있다.
실증 결과의 공개 기준과 평가 지표를 사전에 명확히 해야 한다. 성과가 누적되어야만 다른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도입을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제공 주체와 시민의 동의 체계, 익명화·비식별화 방식의 표준화 등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도 병행 구축이 필요하다. 아울러 공공 조달 체계 내에서 스타트업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소규모 다수 계약이나 시범사업 전용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많은 창업기업에 문호를 열어준다. 이러한 제도적 준비 없이 실증 규모만 확대하면 기술이 현장에 안착하는 데 한계가 생긴다.
우려와 과제: 데이터 협력·성과 측정·공정한 시장 진입 방안
정책 실효성을 높이려면 제언도 구체적이어야 한다. 우선 모든 실증 과제에 표준화된 성과지표(예: 처리 시간 단축률, 민원 응답 정확도 개선률, 유지관리 비용 감소율)를 사전 설정하고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우선순위다. 데이터 제공·처리 계약서에는 최소한의 개인정보 보호 조치와 재사용·이전 권한 제한 조항을 명시해야 한다.
나아가 스타트업의 공공 납품 이후 민간 시장 확장을 지원하는 이중 경로, 즉 공공 레퍼런스 기반 B2G에서 B2B·B2C로의 전환 전략을 병행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후속 투자·사업화 패키지의 성과를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지원 프로그램을 순환적으로 개선하는 체계까지 갖출 때 이 사업은 단발성 지원을 넘어 거브테크 생태계 전반의 성장 기반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번 거브테크 실증사업은 공공기관이 초기 시장을 제공함으로써 스타트업의 기술 실증과 사업화에 실질적 기회를 만든다는 점에서 분명한 정책적 의미를 지닌다. 기술 도입의 성공 여부는 실증 그 자체보다 데이터 거버넌스의 수준, 성과 지표의 명확성, 공정한 시장 진입 통로 마련에 달려 있다. 공공의 '첫 고객' 역할이 스타트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연결되려면 실증 결과의 투명한 공개와 사후 지원 체계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82건 가운데 18개 과제가 선정된 이 실험의 최종 성적표는 실증 현장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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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일반 시민은 이번 거브테크 실증사업으로 무엇을 체감할 수 있나
A. 이번 사업은 공공 서류 처리 자동화, 교통 관제 개선, 인프라 설계 검증 등 시민의 일상과 직접 연결되는 서비스를 대상으로 한다. 실증이 성공하면 조달청 민원 처리 시간이 줄고, 천안시 교차로의 꼬리물기 혼잡이 완화되며, 고속도로 유지보수 비용 절감으로 간접적인 세금 효율화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시민이 직접 체감하는 단계까지 이르려면 실증 결과가 공개되고 해당 서비스가 실제 운영 단계로 확산되어야 한다. 과기정통부가 후속 사업화 지원을 병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실증 완료 이후 성과 공개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Q. 스타트업 입장에서 정부가 '첫 고객'이 되는 장단점은 무엇인가
A. 장점은 초기 실증 기회를 통해 공공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실제 공공 데이터와 협업하며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조달청·천안시청·한국도로공사 같은 신뢰도 높은 기관과의 협력 이력은 이후 민간 시장 진입 시 신뢰 기반으로 활용된다. 단점은 공공 규격에 맞춘 개발이 민간 시장 확장성에 제약을 줄 수 있고, 데이터 접근·보호 문제로 사업화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스타트업은 계약 체결 전에 데이터 이용권, 지식재산권 귀속, 후속 지원 조건을 면밀히 검토하고 B2G에서 B2B·B2C로의 전환 전략을 병행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Q.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은 이번 사업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A. 지자체와 공공기관은 실증 과제 선정 단계에서 측정 가능한 성과지표와 데이터 제공 조건을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파일럿 운영 기간 동안 내부 담당자가 결과를 직접 검증할 수 있는 평가 체계를 마련하고, 성공 사례를 인접 지자체나 유관 기관과 공유하는 협력 메커니즘을 구축하면 확산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지역 맞춤형 솔루션을 표준화하여 도입 비용을 낮추고, 실증 결과를 다음 연도 예산 편성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