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매체 형태 흉내 낸 허위 게시물 확산과 수사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내용의 가짜 신문 지면 사진이 유포되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게시물은 단순한 텍스트 형태의 허위 사실 유포를 넘어, 대중이 신뢰하는 기성 언론 매체의 외형을 차용한 형식 위조의 형태를 띠고 있다. 조작된 이미지를 손쉽게 생성하는 기술이 보급되면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허위 정보가 실제 기사처럼 위장해 유통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존재하지 않는 광주일보 제호 도용과 역사 왜곡
문제가 된 이미지에는 1980년 5월 20일 자 '광주일보' 제호 아래 북한에서 지령을 받은 간첩들이 무기고를 탈취했다는 부제가 달렸다.
하지만 1980년 5월 당시 광주일보라는 매체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전두환 정권의 언론 통폐합 조치로 그해 12월 1일에야 창간했다. 더욱이 1980년 5월 20일은 당시 전남매일신문 기자들이 신군부의 검열에 반발해 집단 사직서를 제출했던 날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것으로 의심되는 이 조작물은, 단순한 기술 악용을 넘어 5·18이라는 특정한 역사적 상처와 결합할 때 얼마나 더 파괴적인 사회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사회적 검증 비용 증가와 플랫폼의 식별 책임
현행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은 관련 허위 사실 유포 시 5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하도록 엄격히 규정한다. 경찰은 해당 조작물 유포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수사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을 통한 삭제 및 차단 요청을 병행할 방침이다.
이러한 언론 보도 형식의 조작물은 선거, 재난, 기업 평판 등 사회 전반으로 번질 수 있으며, 대중이 정보의 사실관계를 가려내기 위해 막대한 사회적 검증 비용을 지불하게 만든다.
나아가 허위 이미지가 무한 복제되는 구조 속에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자체가 위조된 형식을 기술적으로 빠르게 식별해내고 차단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는지에 대한 구조적 쟁점도 뒤따른다.
진위 검증 체계 고도화와 언론의 신뢰 방어
진위 판별이 어려운 허위 정보 유통 환경에서 시급한 과제는 가짜를 신속하게 식별할 수 있는 방어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앞서 5·18 기념재단이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단기간에 2만 7천여 건의 왜곡 게시물을 적발하고 삭제 조치한 사례는 적극적인 기술적 대응의 실효성을 입증한다.
이와 함께 제호를 도용당한 언론사 역시 정보 오염을 막고 자사의 신뢰도를 보호하기 위해 위조 조작물을 자체 검증하여 투명하게 알리는 방어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거짓을 만들어내는 기술의 속도보다, 진짜를 정확히 확인하고 걸러내는 사회적 검증 시스템의 고도화를 우선해야 할 시점이다.
[전문 용어 사전]
▪️형식 위조: 단순한 텍스트 조작을 넘어, 기성 언론사의 제호나 지면 배치 등 시각적 형태를 모방하여 조작물의 신뢰도를 차용하는 수법.
▪️언론통폐합: 1980년 신군부가 언론 통제를 목적으로 전국의 신문, 방송, 통신사를 강제로 통합하거나 폐쇄한 사건.
▪️진위 검증: 온라인에 유포된 정보나 시각 콘텐츠가 조작되지 않은 실제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가려내는 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