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의 혁신적 돌봄 모델, 한국에도 적용 가능할까?
노인 돌봄 인력 부족과 청년 주거난을 동시에 해소하려는 유럽의 '돌봄 공유(Care Sharing)' 모델이 한국 사회의 복합 위기에 대한 현실적 참조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돌봄이 필요한 노인·장애인 가구에 학생 등 청년이 입주해 저렴한 주거 공간을 제공받는 대신 일정 수준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방식은, 네덜란드와 프랑스 파리에서 구체적 성과를 내며 EU 차원의 정책 논의로 확대되고 있다. 2026년 5월 현재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 역시 1인 고령 가구 증가와 고독사, 청년층의 높은 주거비 부담이라는 두 축의 난제를 안고 있어, 이 모델의 도입 가능성이 정책 현장에서 검토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 돌봄 공유 모델이 확산된 배경에는 고령화 속도와 돌봄 인력 공급 사이의 구조적 불균형이 있다. 네덜란드의 한 지방 정부는 노인 가구와 청년층을 연결하는 시범 프로그램을 성과를 확인한 뒤 확대 운영하기로 결정했으며, 프랑스 파리에서도 유사한 프로젝트가 운영되어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이 모델은 단순한 경제적 교환에 그치지 않는다. 노인은 외로움을 덜고 익숙한 공간에서 독립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있고, 청년은 안정적 주거를 확보하면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경험을 쌓는다.
아울러 전문 돌봄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국가와 지방 정부의 재정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확인됐다. 한국에서도 1인 가구 증가와 고독사 문제, 청년층의 높은 주거비 부담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유럽의 돌봄 공유 모델은 세대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사회적 유대를 강화할 수 있는 구조적 대안으로 정책 연구자들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 모델이 한국 복지 체계의 틈새를 메우는 보완적 기제로 작동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두 가지 문제, 동시 해결의 열쇠 될까?
그러나 실제 도입까지는 해소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개인정보 보호, 돌봄의 질 유지, 참여자 간 갈등 조정 등의 문제는 유럽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된 사안이다.
한국의 경우 가족 돌봄에 대한 문화적 기대와 공동 거주에 대한 낯선 시선이 더해져, 단순한 제도 이식만으로는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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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와 사회적 맥락에 맞는 맞춤형 설계가 전제되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 근거와 제도적 지원이 함께 마련될 때 모델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다. 유럽에서 이 모델이 사회 전반에 안착할 수 있었던 데는 정부의 전향적 정책 개입이 결정적이었다.
EU 차원에서는 돌봄 공유 모델 확산을 위한 법적 프레임워크 마련과 정책 지원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돌봄 경제(care economy)'의 중요성이 정책 의제로 격상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고령화 속도가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른 수준인 만큼, 제도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이 모델이 한국 사회 문제의 근본 해법이 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청년층의 삶의 질 개선과 복지 체계 전반의 보강 없이 돌봄 공유만으로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완적 대안조차 마련하지 않는 것은 더 큰 위험을 방치하는 일이다.
기존 노인 돌봄 시스템 및 청년 주거 정책과의 연계를 통해 정책 시너지를 내는 방향이 현실적이다.
성공과 도전을 동시에 맞이한 유럽 '돌봄 공유' 모델
지역사회와의 협력 역시 핵심 변수다. 정부 주도 외에도 비영리 단체나 지역 커뮤니티가 참여하는 협력 구조를 갖출 때 프로그램의 지속 가능성이 높아진다.
참여자 간 신뢰 형성과 사회적 자본 축적이 모델의 실질적 효과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유럽의 성공 사례에서도 만족도를 높인 핵심 요인은 제도 설계보다 참여자 간의 관계 질이었다.
결국 한국이 유럽의 돌봄 공유 모델에서 얻어야 할 교훈은 '즉각적 도입'이 아니라 '단계적 검증'이다. 시범 사업을 통해 한국형 운영 방식의 가능성과 한계를 먼저 확인하고, 그 데이터를 근거로 법적 프레임워크와 지원 체계를 설계하는 순서가 타당하다.
유럽의 실패 사례까지 포함한 입체적 검토를 바탕으로, 한국 실정에 맞는 모델을 만들어가는 것이 지금 필요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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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한국에서도 '돌봄 공유' 모델을 바로 도입할 수 있나?
A. 즉각적 전면 도입보다는 시범 사업을 통한 단계적 접근이 현실적이다. 한국은 공동 거주에 대한 문화적 낯섦과 돌봄 관련 법적 공백이 공존하기 때문에, 기존 노인 복지 체계 및 청년 주거 정책과 연계된 소규모 시범 프로그램을 먼저 운영해 운영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 네덜란드와 프랑스 파리의 사례처럼 참여자 선발 기준, 갈등 조정 절차, 돌봄 품질 기준을 선제적으로 마련한 뒤 확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 과정에서 비영리 단체와 지역 커뮤니티의 역할을 제도화하면 정부 재정 부담도 분산할 수 있다.
Q. '돌봄 공유' 모델이 한국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
A. 이 모델은 노인 돌봄과 청년 주거 문제를 연결하는 보완적 기제로 기능할 수 있으나, 두 문제의 근본 해법은 아니다. 고령 1인 가구의 고독사와 청년 주거비 부담은 복지 재정 확대, 공공임대 공급, 돌봄 인력 처우 개선 등 구조적 정책을 통해 해소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돌봄 공유 모델은 이러한 정책과 병행될 때 세대 간 유대를 강화하고 사회적 고립을 줄이는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다. 단독 처방이 아닌 복합 처방의 일부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유럽에서 '돌봄 공유' 모델이 성과를 낸 결정적 요인은 무엇인가?
A. 네덜란드와 프랑스 파리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 성공 요인은 세 가지다. 첫째, 정부가 법적 프레임워크와 재정 지원을 먼저 마련해 참여자의 불확실성을 낮췄다. 둘째, 참여자 매칭 과정에서 생활 패턴과 기대 수준을 사전에 조율하는 절차를 두어 갈등을 예방했다. 셋째, 프로그램이 경제적 교환을 넘어 세대 간 교류와 사회적 유대 형성이라는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참여자들의 자발적 동기를 끌어냈다. 이 세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모델을 이식하면 지속 가능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