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인공지능 산업 육성과 공공부문 활용 확대를 위한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개정 법률 시행을 앞두고, 법률에서 위임한 세부 사항을 담은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2026년 5월 21일부터 입법예고에 들어갔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오는 2026년 7월 21일 시행 예정인 개정 인공지능기본법과 맞물려 운영될 제도적 기반이다. 개정 법률은 국가 인공지능 전략 체계 정비, 공공영역의 AI 도입 촉진, 인공지능연구소 설립 근거 마련, 취약계층의 AI 접근성 보장, 창업 및 전문인력 지원, 공공데이터 활용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공공조달 영역에서 인공지능 제품과 서비스가 우선 검토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점이다. 국가기관 등이 업무 수행에 필요한 제품이나 용역을 구매할 때 AI 제품과 서비스를 먼저 고려하도록 하고, 담당자가 고의나 중대한 과실 없이 AI 제품을 도입했다면 손해 발생 시 면책될 수 있는 근거도 포함됐다.
시행령 초안은 우선 고려 대상이 되는 AI 제품과 서비스의 범위도 구체화했다. 한국인공지능진흥협회가 인공지능 기술 적용 여부를 확인한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과기정통부가 별도로 고시하는 대상이 포함된다. 확인 절차에서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의 기술 검토를 거쳐 실제 AI 기술 적용 여부를 살피는 방식이 추진된다.
AI 접근성 격차를 줄이기 위한 취약계층 범위도 넓어졌다. 장애인, 65세 이상 고령자,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뿐 아니라 경력단절여성, 구직자, 비수도권 중소기업 재직자, 농어업인 등도 포함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고비용·고성능 AI 서비스 이용이 사회적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AI 제품과 서비스 이용 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 대상도 폭넓게 규정됐다. 시행령 초안은 인공지능취약계층에 해당하는 사람 외에도 비수도권 소재 대학 인재와 이공계 인력까지 지원 가능 범위에 포함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예산 범위 안에서 AI 서비스 이용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AI 창업 활성화를 위한 투자 지원 절차도 담겼다.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협의한 뒤 한국벤처투자에 벤처투자모태펀드를 활용한 AI 산업 투자계획 수립을 요청할 수 있다. 이는 AI 스타트업과 초기 기술기업의 성장 자금 확보에 제도적 통로를 마련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인공지능연구소 설립과 운영 요건도 구체화된다. 대학과 기업 등 다양한 주체가 과기정통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 AI 개발과 활용을 위한 연구소를 세울 수 있도록 하고, 설립 절차와 운영 기준, 정부 지원 사항을 시행령에 명시했다. 이를 통해 혁신 AI 기술 확보와 민관 공동 투자 기반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안이 공공부문의 AI 활용 확산, 산업 생태계 성장, 취약계층 지원,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필요한 실행 장치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법예고 이후 규제 심사와 법제 심사,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절차를 거쳐 개정 법률 시행일에 맞춰 함께 시행될 예정이다.
의견 제출 기한은 2026년 6월 19일까지다. 시행령 개정안은 과기정통부 홈페이지 입법·행정예고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국민과 관계기관은 이메일이나 우편 등을 통해 의견을 낼 수 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AI 산업 육성을 법적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 집행으로 연결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공공조달 시장에서 AI 제품 도입을 촉진하고, AI연구소 설립과 창업 투자 지원 절차를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산업 생태계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취약계층과 지역 인재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면서 AI 접근성 격차 완화에도 의미가 있다.
AI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은 공공, 산업, 연구, 복지 영역을 함께 겨냥한 제도 정비다. 정부가 AI 활용 확대와 신뢰 기반 조성을 동시에 추진하려는 만큼, 향후 시행 과정에서는 확인 제도의 공정성, 지원 대상 선정 기준, 공공조달 현장의 실효성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