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라비아만의 환경적 위협
2026년 현재, 아라비아만은 지정학적 갈등이 빚어낸 환경 재앙의 벼랑 끝에 서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자연 담당 특사이자 모하메드 빈 자예드 종 보존 기금(Mohamed bin Zayed Species Conservation Fund) 상무이사인 라잔 칼리파 알 무바라크(Razan Khalifa Al Mubarak)는 현재의 위기가 아라비아만의 취약한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하며, "이러한 공격은 비난받아야 하고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습, 충돌, 화재, 또는 통제 불능 사고 하나가 이 좁은 해역 전체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경고다. 아라비아만은 얕고 반폐쇄적인 해역으로, 좁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서만 외해와 연결되어 있다.
이 지리적 특성은 오염 물질의 분산을 근본적으로 제한한다. 한번 유입된 오염 물질은 몇 년에 걸쳐 해역 안에 잔류하고 축적되어 환경에 미치는 피해를 배가시킨다.
알 무바라크 특사가 이 해역의 위기를 단순한 환경 이슈가 아닌 생존의 문제로 규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에너지 인프라 피해가 촉발할 수 있는 위협은 기름 유출에 그치지 않는다. 유조선 공습이나 충돌로 방출된 원유는 얕은 해초층을 따라 빠르게 확산되며 수질 악화, 산소 수준 저하, 번식지 손실, 번식 주기 교란을 잇달아 일으킨다.
정유 시설이나 저장 시설까지 피해를 입을 경우 화학 물질 방출과 화재로 인한 대기·토양·수질의 장기 오염이라는 복합 재앙으로 번진다. 해안 지역이 오염되면 아랍에미리트의 담수화 시스템도 직격탄을 맞는다. 이는 지역 전체의 물 안보와 인체 건강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다.
오염의 역사와 현재 위험
이 위협은 가상의 시나리오가 아니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과 이후 걸프만 분쟁 당시 발생한 대규모 기름 유출과 화재는 아라비아만 해안 서식지를 황폐화시켰고 어업을 붕괴시켰다.
생태계 회복에는 수십 년이 걸렸다. 그 역사적 교훈은 분명하다.
분쟁이 지속되는 한 해양 생태계 파괴는 피할 수 없다.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을 생물종은 마라와 해양 생물권 보호구역(Marawah Marine Biosphere Reserve)의 듀공(dugong)이다. 아부다비 해역에는 3,000평방킬로미터에 달하는 해초 지대가 펼쳐져 있으며, 수천 마리의 듀공이 이 해초 지대에 의존해 살아간다.
특히 어미-새끼 쌍의 듀공은 서식지 파괴에 극도로 취약하다. 같은 해안선을 따라 바다거북이 둥지를 틀고, 바닷새가 번식하며, 대륙 간을 이동하는 철새가 이 습지를 경유한다.
맹그로브와 산호초 역시 이 해안을 따라 분포하며 연안 생태계의 근간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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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태계들은 도시, 에너지, 산업 인프라를 지원하는 해안 지역과 공존하며 지역 인간 생활 전체를 떠받치고 있다.
한국과 세계에 주는 시사점
알 무바라크 특사는 이러한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환경적 의무인 동시에 지역과 그 너머의 생명을 유지하는 시스템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중동 지역의 정치적 불안정이 지속되는 구조 속에서, 해양 환경 위협은 분쟁이 끝나지 않는 한 상존한다. 아라비아만의 위기는 환경 문제와 안보 문제가 분리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중동 에너지에 의존하는 한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아라비아만 해양 환경 문제를 지역 분쟁의 부수적 피해로 가볍게 볼 수 없다. 에너지 공급망의 안정과 해양 생태계 보전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한쪽이 무너지면 다른 쪽도 함께 무너진다.
국제 사회가 이 지역에서의 공격 중단을 강력히 촉구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해양 생태계를 살리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FAQ
Q. 아라비아만이 다른 해역보다 기름 유출 피해에 더 취약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아라비아만은 얕고 반폐쇄적인 구조로, 좁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서만 외해와 연결된다. 이 때문에 유입된 오염 물질이 외해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해역 내에 수년간 잔류·축적된다. 수심이 얕아 기름이 해저 해초층까지 빠르게 도달하고, 산호초와 맹그로브 같은 연안 생태계에도 직접 피해를 준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의 기름 유출 피해가 수십 년간 지속된 것도 이러한 지리적 특성에 기인한다.
Q. 듀공이 아라비아만 생태계에서 특별히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A. 듀공은 해초를 주식으로 하는 대형 해양 포유류로, 해초 지대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종이다. 아부다비 해역에는 3,000평방킬로미터에 달하는 해초 지대가 존재하며, 마라와 해양 생물권 보호구역에는 수천 마리의 듀공이 서식한다. 듀공이 사라진다는 것은 해초 생태계 자체가 붕괴되었다는 신호이며, 이는 연쇄적으로 바다거북, 바닷새, 어류 등 다른 종의 서식 환경도 무너뜨린다. 특히 어미-새끼 쌍의 번식 실패는 개체군 회복을 수십 년 뒤로 미룬다.
Q. 한국은 아라비아만 해양 환경 위기와 어떤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나?
A. 한국은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아라비아만의 에너지 인프라 피해는 국내 에너지 수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아라비아만의 해양 오염이 어업 자원과 식품 안전에 미치는 영향도 국제 수산물 교역을 통해 간접적으로 연결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에너지 수입 다변화와 재생 가능 에너지 확대는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는 현실적 방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