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대표들이 가장 자주 겪는 고민은 의외로 ‘매출 부족’이 아니다. 매출은 분명 늘고 있는데 통장 잔고는 줄어들고, 직원은 채용했지만 대표의 업무 부담은 오히려 커지는 상황이다.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대표에게 더 많은 의사결정이 몰리고, 문제 해결의 최종 책임도 대표 한 사람에게 집중된다.
BOS™(Business Operating System) 컨설팅을 이끄는 박정주 대표는 이 현상을 “성장하는 회사가 빠지는 구조적 함정”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한국 중소기업 자문 현장에서 수많은 대표를 만나며 반복적으로 같은 질문을 들어왔다고 말했다.
“매출은 오르는데 왜 통장에 돈이 남지 않을까, 사람을 뽑았는데 왜 대표 일이 줄지 않을까, 직원에게 맡겼는데 왜 결국 다시 대표에게 전화가 올까. 이런 고민은 대표 개인의 능력 문제가 아니라 회사 안에 기준과 운영 원칙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박 대표가 특히 경계하는 것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매출 확대만을 해법으로 삼는 방식이다. 운영비가 부족하고 이익이 남지 않으면 많은 대표가 더 많은 매출을 만들기 위해 영업과 광고에 힘을 싣는다. 하지만 회사 내부 구조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출만 키우면 문제의 크기 역시 함께 커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그는 “액셀을 더 밟는다고 목적지에 제대로 도착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방향, 계기판, 연료 상태를 모른 채 속도만 올리면 위험은 더 커진다”고 말했다. 자금 조달 역시 마찬가지다. 외부 투자나 정책자금은 시간을 벌어줄 수는 있지만, 회사 운영 원칙이 부재한 상태에서는 같은 문제가 더 큰 규모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BOS™ 컨설팅이 주목하는 중소기업의 대표적인 위험 신호는 여섯 가지다. 첫째, 회사의 방향이 흩어져 직원들이 대표의 목표와 의도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다. 둘째, 직원·고객·협력사 관리로 대표의 정신적 에너지가 계속 소모되는 구조다. 셋째, 모든 의사결정이 대표에게 집중돼 대표가 자리를 비우면 회사가 멈추는 현상이다.
넷째는 숫자 없이 직감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매출, 이익, 현금흐름, 핵심 성과지표를 명확히 보지 못하면 회사는 안갯속에서 운전하는 것과 같아진다. 다섯째는 매출은 발생하지만 실제 이익은 남지 않는 구조다. 여섯째는 결국 대표가 번아웃 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회사가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표 개인의 체력과 판단력에 모든 것이 의존하는 구조라면 지속 가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박 대표는 이 문제의 핵심을 ‘기준 부재’로 본다. 회사가 사람의 기억과 말, 대표의 감각에 의해 움직이면 직원이 바뀔 때마다 업무 품질이 흔들리고, 대표가 없을 때마다 판단이 멈춘다. 결국 대표가 회사의 시스템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BOS™는 ‘6대 경영원칙’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북극성이다. 미션, 비전, 핵심가치, 운영원칙, 마케팅전략, 분기 우선순위, 문제목록 등을 정리해 회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명확히 세우는 단계다. 두 번째는 구조, 즉 책임조직도다. 특정 사람에게 의존하는 방식이 아니라 회사가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능과 역할을 먼저 설계한다.
세 번째는 프로세스다. 사람이 바뀌어도 핵심 업무가 흔들리지 않도록 반복 업무와 주요 절차를 매뉴얼화하는 과정이다. 네 번째는 계기판이다. 회사 경영에 꼭 필요한 핵심 숫자를 정하고, 대표가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판단하도록 돕는다. 다섯 번째는 실행력이다. 주간 회의와 분기 회의의 리듬을 통해 세운 기준이 실제 조직 안에서 작동하도록 만든다. 여섯 번째는 보급창고다. 매출 중심이 아니라 이익과 현금흐름 중심으로 자금을 관리하는 원칙이다.
BOS™ 컨설팅이 내세우는 목표는 일반적인 컨설팅과 다소 다르다. 박 대표는 “자문사가 우리에게 계속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졸업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졸업 기준은 대표가 30일 동안 자리를 비워도 회사가 스스로 운영되는 상태다. 대표가 모든 결정을 붙들고 있는 회사가 아니라, 기준과 숫자와 프로세스로 움직이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BOS™의 핵심 방향이다.
박정주 대표가 이러한 경영 원칙을 정리하게 된 배경에는 다양한 대형 프로젝트 경험이 있다. 180억 규모 건축 프로젝트 PM, 캄보디아 방송국 신설 프로젝트 PM, 중소기업 M&A 실무 등은 한 사람의 능력이나 감각만으로는 운영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규모가 커질수록 더 중요한 것은 뛰어난 개인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기준”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회사 운영 과정에서도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매출 확대에 집중하다 운영비 부담이 커졌고, 자금 조달 이후에도 구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고통이 반복된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박 대표는 “누군가 미리 알려줬다면 피할 수 있었던 문제들을 다른 대표들이 반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BOS™를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BOS™ 컨설팅은 인테리어, 프랜차이즈, 청소업, 제조, 기술 기반 기업 등 다양한 업종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업종은 달라도 대표들이 겪는 문제는 비슷하다. 사람이 빠지면 흔들리는 회사, 숫자를 보지 못하는 회사, 대표가 모든 일을 끌어안는 회사, 매출은 늘지만 이익이 남지 않는 회사다.
박 대표는 “중소기업에 필요한 것은 거창한 대기업식 전략 보고서가 아니라, 내일부터 실제로 작동하는 운영 원칙”이라며 “대표가 덜 일해도 회사가 더 정확하게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BOS™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대표에게 성장은 기회이면서 동시에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 매출이 늘어나는 순간, 회사는 더 많은 사람, 더 많은 비용, 더 많은 의사결정을 요구한다. 이때 기준이 없는 회사는 대표의 시간을 더 많이 잡아먹고, 기준이 있는 회사는 대표 없이도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BOS™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매출을 더 올리기 전에 먼저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는 구조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가 없어도 더 잘 돌아가는 회사, 그것이 중소기업 경영의 다음 단계라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