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과 김해의 거리에서 마주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봄 햇살 같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무인가게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수다를 떠는 다문화 2세 아이들.
이 아이들에게 경남은 부모의 타향이 아닌, 나고 자란 소중한 '내 고향'입니다. 하지만 아비의 마음 한구석에는 늘 무거운 돌덩이가 하나 있었습니다. "이 아이들이 커서 우리 사회의 주역으로 당당히 설 자리가 있을까?"라는 현실적인 고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 26일 최혁진 의원이 발의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지방 소멸이라는 절벽 끝에서 찾아낸 희망의 동아줄처럼 느껴집니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명확합니다. 뜨내기 인재가 아닌, 진짜 지역에서 뿌리 내리고 살 사람에게 공공기관과 의대·로스쿨 같은 전문직의 문턱을 낮춰주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번 개정안이 비수도권 중·고교를 졸업하고 부모와 함께 지역에 거주한 이들로 ‘지역인재’ 요건을 한정한 대목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단순히 성적에 맞춰 잠시 내려왔다 떠날 이들이 아니라, 우리 이웃으로 함께 숨 쉬어온 다문화 청년들에게 확실한 '기회의 문'을 열어주겠다는 의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양산과 김해는 전국에서도 외국인 거주 비율이 높고 다문화 교육 인프라가 괜찮은 곳입니다. 여기서 나고 자란 우리 자녀들은 그동안 피부색, 언어나 정보의 격차로 인해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 마주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지역 거주'라는 확실한 스펙으로 공공기관 신규 채용의 50%를 보장 받는 길이 열립니다. 아빠의 미흡한 뒷바라지보다 국가의 든든한 법안이 우리 아이들의 앞날에 ‘하이패스’를 깔아주는 셈입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10년 의무근무제’ 역시 다문화 청년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사회 초년생이 가장 힘들어하는 주거 문제에 대해 주택 특별공급, 주거비 지원, 세제 혜택 등을 국가가 보장해 준다면, 이는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해 살 수 있는 강력한 토대가 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고향을 떠나 서울의 좁은 고시원과 반지하방을 전전하는 대신, 부모 품에서 그리고 이웃들 곁에서 당당한 전문직으로, 공직자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눈물이 나는 일입니다.
물론 법안 발의가 끝은 아닙니다. 이 법안이 실질적인 열매를 맺으려면 지역 내 대학과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다문화 청년들이 강화된 지역인재 요건을 차질 없이 충족할 수 있도록 교육 커리큘럼을 설계하고 지원하는 세심함이 필요합니다.
K유학다문화신문은 앞으로 이 길을 함께 걸어가려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지역의 핵심 인재로 거듭나 10년, 아니 평생을 이 땅의 주역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정책적 대안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다문화가정의 아빠로서, 그리고 지역 신문의 데스크로서 약속합니다. "얘들아, 걱정 마라. 이제 너희가 자란 이 고향이 너희의 꿈을 지켜줄 거다."
끝으로 이 법안을 발의한 최혁진 의원에게 감사의 인사와 함께 다문화가정의 진심이 정책 현장에 온전히 닿기를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