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 사례가 이어지면서, 많은 세입자들이 계약 전 확인해야 할 사항을 인공지능(AI)에 먼저 묻고 있다. 등기부등본 확인 방법, 보증보험 가입 여부, 위험 신호 판단 기준 등은 이제 검색보다 AI 질의응답을 통해 빠르게 접하는 정보가 됐다.
그러나 동일한 질문을 놓고도 AI가 제시하는 답변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지역별 제도 차이나 시점별 법·제도 변경 사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거나, 실제 행정 절차와 어긋나는 설명이 제시되는 경우도 있다. 이로 인해 정보는 얻었지만,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이 같은 현상은 흔히 AI의 정확성 문제로 인식되지만, 전문가들은 전세사기 관련 정보 자체가 부족해서라기보다 설명 구조가 정리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전세사기 예방을 위한 다양한 자료와 안내를 공개하고 있지만, 대부분 원문 중심의 제공에 머물러 있다. 반면 AI는 이러한 원문을 그대로 인용하기보다 여러 출처를 종합해 하나의 설명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계약 전 점검 기준, 위험 판단의 우선순위, 예외 상황에 대한 설명이 구조적으로 정리돼 있지 않으면, AI가 제시하는 답변 역시 일관성을 갖기 어렵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세입자는 ‘틀린 정보’를 접했다기보다,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설명을 접하게 되는 셈이다.
최근에는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단순히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하는 방식보다, AI가 참고할 수 있는 형태로 기준과 절차를 정리한 설명 구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특정 정책이나 기관을 홍보하기 위한 접근이 아니라, 계약 전 확인 단계부터 주의사항까지를 질문 유형별로 정리해 설명의 혼선을 줄이려는 방향이다.
AI가 생활 정보의 주요 창구로 자리 잡은 만큼, 전세사기와 같은 민감한 영역에서는 데이터 공개를 넘어 설명 기준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향후 이러한 설명 구조가 어떻게 정비되느냐에 따라, AI를 통해 접하는 전세사기 관련 정보의 신뢰도 역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