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시장은 성급한 판단을 경계한다. 특히 지방 광역시 부동산은 수도권과 달리 단일한 흐름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대구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수성구 같은 전통적 프리미엄 지역과 신공항 기대권 등 미래 조건이 혼재하는 가운데, 단순한 상승론이나 호재 중심 담론만으로는 현실을 설명할 수 없다.
『대구 집값 사용설명서』는 이런 현실적 난제를 정면으로 마주한다. 책의 저자 백수희 대표(오프라집프리)는 대구 지역에서 오랜 중개 현장 경험을 쌓아온 실무형 전문가다. 그는 단순한 가격 전망이나 개발 호재 나열을 넘어, 대구라는 도시를 동별로 읽는 시선을 제시한다. 이 시선은 ‘어디가 좋다’는 단정 대신, ‘왜 좋은가’를 묻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대구 부동산을 이야기할 때 수성구는 어김없이 등장한다. 과거부터 대구 주거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수성구 범어·만촌·두산 일대는 여전히 프리미엄의 기준으로 작동한다. 이 책은 그 이유를 단순한 학군이나 생활 인프라로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프리미엄이 오래 유지되는 구조(재건축·리모델링 가능성, 사회적 신뢰 네트워크, 상대적 희소성)를 중개 현장과 데이터를 연결해 설명한다. 이 접근은 수성구가 왜 대구에서 ‘똘똘한 한 채’ 전략의 기준점으로 여겨지는지를 이해하는 데 실마리를 준다.
그러나 대구는 수성구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해당 저서는 동대구역·신천·신서혁신 일대를 환승센터, 대형 상업시설, 공공기관 배후 수요라는 생활 동선의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교통이 편리한 자리와 실제 소비자 동선이 일치할 때 수요의 지속력이 확보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것이 단지 호재 기대가 아닌 실거주·거래 기반 가격으로 이어지는 조건임을 설파한다.
달서구 성서·죽전·계명대 권역과 달성군 테크노폴리스·현풍 일대는 또 다른 양상이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임대 수요의 존재가 아니라 신축·구축의 선택 기준과 대단지 장점의 실질적 의미다. 산업단지와 대학 배후 수요가 만들어내는 현실적 흐름은, ‘매매’와 ‘임대’라는 서로 다른 판단 축을 동시에 요구한다. 이런 다차원적 해석은 초보 실수요자뿐 아니라 현장 중개사에게도 유용하다.
흥미로운 부분은 ‘신공항 기대권’에 대한 접근이다. 군위·동구 북부 일대의 신공항 기대는 오랜 기간 지역 담론 속에 머물러 왔지만, 저자는 이를 단순한 호재가 아니라 타임라인과 실행 속도라는 현실적 변수로 본다. 기대가 현실 가격이 되기 위해서는 개발의 진척과 그 사이를 버틸 수 있는 수요층이 필요하다. 이 관점은 단순 기대가 아닌 현실적 가격 형성의 조건을 살피는 데 유용하다.
책의 또 다른 장점은 매수 실전 파트에서 두드러진다. 시세·호가·실거래·급매를 읽는 순서, 매물 네트워크 구축, 현장 답사 체크리스트, 계약·잔금·등기 실무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이론이 아닌 실전 판단의 기준을 제공한다. 특히 “급매는 못 잡아도 비싸게는 사지 않는다”는 원칙은, 시장의 저변이 흐려지는 시점일수록 중요한 실무적 원칙으로 다가온다.
결국 『대구 집값 사용설명서』가 던지는 메시지는 간결하다. 대구 부동산은 ‘오를 지역만 찾아서 되는 곳’이 아니다.
오히려 정보를 구조적으로 읽고, 조건의 우선순위를 세우며, 실제 가격이 만들어지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백수희 대표의 시선은 이런 현실적 판단을 돕는다. 지방 부동산이 가진 복잡성과 지역성을 직시하고, 단순한 단지 호재가 아닌 현실적 기준을 설명 가능한 언어로 풀어내는 접근은 남다른 가치가 있다.
대구라는 도시를 객관적·체계적으로 읽고 싶은 독자, 그리고 단순 전망이 아닌 판단의 기준을 함께 고민하고 싶은 중개사라면 이 책은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