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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정명 사상과 기독교의 예정론: 운명의 사슬인가, 은혜의 날개인가

-'인샬라'는 희망의 언어가 아니라, 모든 노력을 포기하게 만드는 체념의 주문이 되기도 한다.

-이슬람의 '정명'이 인간의 책임을 알라에게 전가하는 '체념'으로 흐른다면, 기독교의 '예정'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깨닫는 '감사'와 '찬양'으로 폭발한다.

-기독교의 예정론은 우리를 묶는 사슬이 아니다. 그것은 가장 강력하고 영광스러운 '은혜의 날개'이다.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인샬라: 알라의 뜻이라면

 

오랜 기간, 나는 한 단어가 그들의 삶 전체를 어떻게 지배하는지 보아왔다. 그것은 바로, “알라의 뜻이라면”이라는 뜻의 ‘인샬라’이다. 

 

찻집에서 내일의 약속을 잡을 때도 '인샬라', 병든 아이의 낫기를 기도할 때도 '인샬라', 그리고 삶의 모든 비극과 파산 앞에서조차, 그들의 마지막은 '인샬라'이다.

 

이 단어는 이슬람의 여섯 가지 핵심 믿음 중 하나인 '정명(定命)' 사상에서 흘러나온다. 이슬람 신학의 심장부에는, 인간의 모든 운명, 길흉화복, 성패, 심지어 신앙과 불신앙까지도, 알라가 이미 창세 전에 '기록된 책(라우훌 마흐푸즈)'에 정해놓았다는 믿음이 자리한다.

 

이것은 단순한 '알고 계심'이 아니다. 그것은 '결정'이다. 꾸란은 명백히 선언한다. "보이지 않는 것의 열쇠들이 알라께 있나니... 대지의 어둠 속에 있는 곡식 한 알도... 그것은 성서에 기록되어 있노라"(꾸란 6:59). 또한 "알라는 그분이 원하시는 종에게 일용할 양식을 풍성케 하시기도 또한, 제한하시기도 하시니..."(꾸란 29:6)라고 한다.

 

그리스도인들이 무슬림들이 느끼는 이 사상의 무게를 이해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은 때로 가장 깊은 영적 곤고함의 근원이다. 이 '정명' 사상은 인간의 모든 행위를 알라의 의지에 귀속시킨다. 꾸란은 심지어 "너희가 그들을 죽인 것이 아니라, 알라가 그들을 죽인 것이라"(꾸란 8:17)라고 말하며, 전쟁터의 살육조차 알라의 정한 일로 돌린다.

 

이것이 바로 대다수 수니파 무슬림의 세계관이다. 물론, 소수의 시아파 무슬림은 인간 이성의 자유의지를 강조하며 이 운명론에 저항해 왔고, 이는 두 종파 간의 오랜 긴장의 한 축이 되어왔다.

 

그러나, 그 땅에서 만난 다수의 무슬림에게, 이 '정명'은 거대한 사슬이다. 선과 악, 모든 행동의 책임은 종국에 알라에게 있다. 인간이 할 일은 무조건적인 복종과 받아들임뿐이다. 그들의 '이슬람(복종)'은 이 운명론적 세계관 위에서 완성된다. '인샬라'는 그래서 때로 희망의 언어가 아니라, 모든 노력을 포기하게 만드는 체념의 주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 기독교의 '예정론'은 무엇이 다른가? 

 

밖에서 보면, 우리의 '예정' 역시 저들의 '정명'과 비슷해 보일지 모른다. 우리도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말하지 않는가. 사도 바울은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엡 1:4)라고 했고, "미리 아신 자들을... 미리 정하셨다"(롬 8:29)고 선포하지 않았는가.

 

종교개혁의 거인 칼뱅이 이 교리를 독창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다. 바울에서부터 어거스틴, 아퀴나스, 루터를 거쳐 이어진 장엄한 신앙의 고백이었다.

 

그러나 이 둘 사이에는, '운명의 사슬'과 '은혜의 날개'만큼이나 거대한 차이가 존재한다.

 

어거스틴은 하나님의 절대 주권과 인간의 전적 타락이라는 두 기둥 위에 이 교리를 세웠다. 그러나 그가 발견한 것은 차가운 운명론이 아니었다. 그것은 '불가항력적 은총', 즉 멈출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이었다.

 

이슬람의 '정명'이 인간의 책임을 알라에게 전가하는 '체념'으로 흐른다면, 기독교의 '예정'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깨닫는 '감사'와 '찬양'으로 폭발한다.

 

바로 이것이 핵심이다. 이슬람의 정명 사상은 인간의 역사적 행위와 책임을 축소시킨다. "결국 알라가 정하신 대로 될 텐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러나 기독교의 예정론은 정반대이다. 그것은 우리의 역사적 행위와 책임을 가장 강조한다. 어떻게 그러한가?

 

첫째, 우리의 예정은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다. 그것은 차가운 기계적 작정이 아니라, 인격적인 사랑의 관계 안으로의 '부르심'이다. 우리는 운명의 꼭두각시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로 택함을 받았다.

 

둘째, 하나님은 우리의 의지를 무시하거나 파괴하지 않으신다. 어거스틴이 보았듯이, 하나님은 타락한 우리의 의지를 '자유롭게' 하신다. 죄의 노예였던 의지를 성령으로 거듭나게 하사, 기쁨으로, 자원함으로 아버지를 따르게 하신다. 이것은 인간 의지의 폐기가 아니라, 가장 영광스러운 회복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오묘한 섭리 안에서 자유롭게 행위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자유로운 행위와 기도를 사용하여 당신의 뜻을 이루어 가신다. 이것은 논리의 영역이 아닌, 신비의 영역이다.

 

사막의 흙먼지 속에서 나는 수없이 보았다. "인샬라"라는 말과 함께 모든 책임을 알라에게 돌리고 주저앉는 이들을.

 

그러나 우리는 동시에 기억한다. "하나님의 주권"을 믿었기에, 죽음의 문턱에서 "주여, 내 영혼을 받으소서"라고 외치며 순교의 제물이 된 이들을.

 

바로, 이것이 차이다.

 

이슬람의 '정명'은 인간에게서 책임의 짐을 덜어주지만, 동시에 삶의 의미와 투쟁의 동력도 앗아가지만, 기독교의 '예정'은 우리에게 '구원의 확신'이라는 가장 강력한 닻을 내려준다. 우리는 우리의 행위로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니기에, 구원을 잃을까 두려워하지 않는다. 창세 전에 시작된 그 사랑의 줄은 절대 끊어지지 않는다.

 

바로 그 '끊어지지 않는 확신'이, 우리로 하여금 이 역사 속으로 담대히 뛰어들어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게 하는 동력이 된다. 우리는 구원받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구원받았기에 기쁨으로 일한다.

 

이슬람의 정명 사상이 운명에 대한 '복종'을 요구한다면, 기독교의 예정론은 은혜에 대한 '감사'와 '찬양', 그리고 이웃을 향한 '책임 있는 사랑'을 요구한다.

 

무슬림들은 '기록된 책'을 두려워하며 운명에 순응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생명책"에 기록된 자신의 이름을 기뻐하며 운명을 거슬러 세상을 섬긴다.

 

기독교의 예정론은 우리를 묶는 사슬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어떤 절망과 고난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창조주 하나님이 미리 정하신 그 '선한 일'을 향해 날아오를 수 있게 하는, 가장 강력하고 영광스러운 '은혜의 날개'이다.

 

작성 2025.11.13 23:06 수정 2025.11.13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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