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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누구와 먹을까 2

 

 

오늘은 누구와 먹을까 2

 

 

 

아침 7시, 나는 달콤한 냄새를 먼저 알아챘다.

케이크 상자에 붙어 있는 리본 향기, 그리고 살짝 녹아내린 크림 냄새.

10층 은지가 두 손으로 그것을 소중히 안고 서 있었다.

그녀 옆에는 남편 태호.

출근길 정장 차림이었지만, 오늘만큼은 눈빛이 자꾸 아내의 손에 가 있었다.

 

“자기, 그거 뭐야?”

 

“비밀이야.”

 

은지는 장난스레 웃으며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나는 문을 닫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아, 이건 또 다른 달콤한 사랑의 시작이겠구나.’

 

저녁, 두 사람은 다시 내 안에 들어왔다.

그런데 이번엔 태호의 손에도 작은 케이크 상자가 들려 있었다.

서로 눈이 마주친 순간, 두 사람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설마… 당신도?”

 

“어쩌면 우리 생각이 똑같을 줄이야.”

 

그들은 서로에게 상자를 내밀었다.

한쪽엔 딸기 생크림 케이크, 다른 한쪽엔 초콜릿 무스 케이크.

케이크를 좋아하는 건 아내 은지였는데, 남편 태호가 고른 초콜릿 무스 케이크엔 작은 쪽지가 붙어 있었다.

 

“앞으로도 달콤하게 살자.”

 

은지는 순간 눈가가 촉촉해졌다.

 

“당신, 이런 거 쓸 줄 알았어?”

 

“이런 거라도 해야 점수 좀 따지.”

 

엘리베이터 안은 케이크 향기와 함께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나는 그 순간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일부러 층 도착 알림을 천천히 울렸다.

겹겹이 쌓인 케이크의 층처럼, 두 사람의 추억도 조금씩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었다.

 

 

밤 9시, 피자 냄새가 엘리베이터에 가득 번졌다.

치즈가 녹아내리며 풍기는 고소함, 매콤한 핫소스 향이 섞여 들어왔다.

그 중심에는 5층 수진이 있었다.

그녀는 언제나처럼 화려했다. 반짝이는 귀걸이, 선명한 립스틱, 구두 굽이 바닥을 울리는 소리.

하지만 나는 안다. 그녀가 내 안에 들어올 때마다 들려오는 한숨을.

집 안에 들어가면 피자 한 판을 혼자 다 먹고, 남은 조각은 아침까지 식탁 위에 방치된다는 걸.

오늘도 그녀의 손에는 커다란 피자 박스가 들려 있었다.

그 순간, 누군가가 황급히 내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아, 죄송합니다!”

 

택배 기사 준호였다. 땀에 젖은 셔츠와 손에 들린 여러 상자가 그가 얼마나 바쁜 하루를 보냈는지 말해주고 있었다.

수진은 괜히 짜증 섞인 투로 말했다.

 

“이 시간에도 택배 돌리세요? 고생 많으시네요.”

 

준호는 멋쩍게 웃었다.

 

“네, 오늘 피자 주문이 많아서요. 다들 방송 보고 먹는지… 피자 박스만 봐도 배가 부르네요.”

 

수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손에 든 피자 상자를 더 꼭 끌어안았다.

그 작은 침묵을 나는 기억했다.

 

며칠 뒤, 작은 사건이 벌어졌다.

수진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피자 상자를 놓쳐버린 것이다.

 

“아, 이런…”

 

뚜껑이 열리며 치즈가 흘러내리고, 토핑이 바닥에 쏟아졌다.

순간 준호가 달려들어 상자를 들어 올렸다.

 

“괜찮으세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됐어요, 더러워졌잖아요.”

 

수진은 애써 무심한 척했지만, 그 눈가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준호는 망설이다가 말했다.

 

“저… 사실 전 피자 한 판 혼자 다 못 먹어요. 누군가랑 같이 먹어야 맛있더라고요.

혹시… 오늘은 저랑 같이 드실래요?”

 

수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흘린 눈물이 번진 마스카라 자국을 나는 오래 기억했다.

그 눈물은 외로움이 아니라, 오랜만에 누군가가 건네준 따뜻한 초대에 대한 안도 같았다.

그날 밤, 내 안을 가득 채운 피자 냄새는 이전과 달랐다.

혼자의 냄새가 아니라, 나누는 냄새였다.

 

 

 

삶을 바꾸는 동화 신문 기자 kjh0788@naver.com
작성 2025.08.27 10:16 수정 2025.08.2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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