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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CBAM 본격 과금 시행, 한국 기업의 대응 과제

탄소국경조정제도, 글로벌 게임 체인저로 등장

영국-EU 무역 사례가 주는 시사점

한국 기업, 대응 전략 재점검 필요

탄소국경조정제도, 글로벌 게임 체인저로 등장

 

2023년 10월, 유럽연합(EU)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의 전환기를 시작한 이후, 글로벌 무역 및 에너지 산업에 중대한 변화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2026년 4월 현재, CBAM은 본격적인 과금 단계 진입을 앞두고 있으며, EU라는 거대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새로운 탄소 배출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제도로 자리 잡았습니다.

 

CBAM은 단순한 무역 규제가 아니라, 수출국들에게 탄소 배출량 관리와 보고,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비용 부담을 요구하는 포괄적 메커니즘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탄소 집약적인 상품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에서 두드러졌습니다.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등의 제품이 초기 대상으로 설정된 가운데, 한국 기업들 역시 EU 시장으로의 수출 전략을 재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CBAM이 기존의 무역장벽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관세와 달리, CBAM은 환경 규제와 국제무역을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정책 도구로, 수입 상품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까지 가격 메커니즘에 포함시킵니다.

 

이는 EU 내부의 탄소 배출권 거래제(ETS)와 연계되어, EU 내 생산자와 동일한 수준의 탄소 비용을 외부 수출업체들에게도 부과함으로써 탄소 누출(carbon leakage)을 방지하려는 의도로 설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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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누출이란 EU 내 엄격한 탄소 규제를 피해 생산 시설이 규제가 느슨한 국가로 이전하거나, 해당 국가에서 생산된 탄소 집약적 제품이 EU 시장으로 수입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CBAM은 이러한 누출을 차단하고 EU 내외 생산자 간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한다는 명분 아래 도입되었습니다.

 

그러나 영국-EU 간 무역에서 나타났듯이, 이 제도는 '공정 경쟁'을 표방하면서도 수출업체들에게 상당한 비용 증가와 규정 준수 부담을 초래해 왔습니다. 실제 사례로 영국은 EU와의 브렉시트(Brexit) 이후 CBAM 요건을 전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독립된 탄소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EU 시장 접근을 위해서는 EU의 CBAM 요건에 따라 수출 제품의 탄소 배출량 정보를 제출하고 이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해야만 했습니다. 영국과 EU 간에는 여전히 CBAM 면제나 탄소 시장 연계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이는 영국 수출업체들이 EU로 제품을 판매할 때 CBAM 요건에 전적으로 노출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CBAM은 직접적인 운송 세금은 아니지만, 이미 착륙 비용(landed costs)을 증가시키고 마진을 압박하며, 공급망 전반에 걸쳐 배출량 데이터 관리 및 저탄소 소싱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유도하여 무역 흐름에 영향을 미쳐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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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생산자들은 착륙 비용의 증가와 마진 감소에 직면했으며, 이는 공급망 재편으로 이어졌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EU 내 생산 시설 확대를 검토하거나, 저탄소 생산 공정으로의 전환에 투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습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 CBAM은 더 이상 미래의 논의 대상이 아니라 이미 '살아있는 상업적 현실'로 자리 잡았습니다. CBAM의 영향은 비용 압박, 규정 준수 요구사항, 영국-EU 무역 경로 전반의 조달 결정 변화를 통해 명확히 느껴지고 있습니다.

 

 

영국-EU 무역 사례가 주는 시사점

 

한국 기업들에 있어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U가 한국의 주요 수출 파트너 중 하나인 만큼, 탄소 배출량 관리가 새로운 경쟁력 요소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등 CBAM 초기 대상 품목을 EU 시장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은, CBAM 준수를 위한 생산 공정의 저탄소 전환과 공급망 최적화가 필수 요건이 될 것입니다.

 

한국 철강 산업의 경우, EU는 중요한 수출 시장 중 하나이며, CBAM이 본격 시행되면 탄소 배출량이 높은 제품은 EU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상실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탄소 배출량 데이터의 정확한 수집과 관리, 생산 공정의 탈탄소화, 그리고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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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AM은 또한 글로벌 공급망 전체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EU로 직접 수출하는 기업뿐 아니라, EU 수출 기업에 원자재나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에게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한국 철강 제조사가 EU로 철강을 수출할 경우, 해당 철강 생산 과정에서 사용된 전력, 원료 등의 탄소 배출량까지 추적하고 보고해야 합니다.

 

이는 전체 공급망에 걸쳐 탄소 배출량 투명성과 저탄소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협력업체들까지 저탄소 생산 체제로 전환하도록 압력을 가하게 됩니다. 이러한 요구사항은 초기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탄소 배출 감축 노력이 명확하고 데이터 관리가 투명한 기업은 EU 시장뿐 아니라, 향후 유사한 제도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주요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CBAM 도입을 둘러싼 국제적 논의가 지속되어 왔습니다. 일부에서는 CBAM이 환경 규제를 명분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비관세 장벽이라는 우려를 제기해 왔으며, 특히 탄소 배출량 산정 방식과 비용 기준이 각국의 실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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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EU는 CBAM이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필수적 조치이며, 장기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혁신 기술 개발을 촉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CBAM 도입 이후 일부 산업 분야에서는 저탄소 기술 개발과 투자가 가속화되는 모습이 관찰되었으며, 탄소 배출량이 상품 경쟁력의 새로운 척도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기업, 대응 전략 재점검 필요

 

따라서 한국 기업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기적 탄소 감축 목표 달성과 더불어, 장기적으로 CBAM에 부합하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탄소 배출량 데이터의 정확한 수집 및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CBAM은 제품의 생산 과정 전반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정확히 측정하고 보고하도록 요구하므로, 기업들은 내부 생산 공정, 에너지 사용, 원자재 조달 등 전 단계에서의 배출량을 체계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둘째, 생산 공정의 탈탄소화가 필요합니다.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에너지 효율 개선, 저탄소 생산 기술 도입 등을 통해 제품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줄여야 합니다.

 

셋째,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이 중요합니다. 협력업체 선정 시 탄소 배출량을 고려하고, 저탄소 원자재 및 부품 조달을 우선시하는 등 공급망 전반의 탄소 발자국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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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정부 차원의 지원과 정책 연계가 필수적입니다. 한국 정부는 국내 기업들이 CBAM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탄소 배출량 측정·보고 가이드라인 제공, 저탄소 기술 개발 지원,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충 등 정책적 뒷받침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CBAM은 단순히 EU라는 특정 시장의 규제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일본, 캐나다 등 주요 국가들도 유사한 탄소 국경 조정 메커니즘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글로벌 무역 질서 전반에 탄소 배출량 관리가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것임을 시사합니다. 한국 기업들은 단기적 비용 증가를 회피하려는 소극적 태도보다는, 탄소 배출 감축이라는 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기본 전략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CBAM 대응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이며,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제 질문은 명확합니다. 우리가 이 '녹색 전환'의 흐름을 기회로 삼을 것인지, 혹은 위협으로만 받아들일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과 준비에 달려 있습니다.

 

2026년 CBAM 본격 과금 시행을 앞둔 현재, 한국 기업과 정부의 신속하고 전략적인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입니다.

작성 2026.04.27 14:56 수정 2026.04.2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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