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딥엑스가 엔비디아 중심의 AI 칩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딥엑스는 14일 판교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1세대 AI 반도체 DX-M1의 양산 성과와 차세대 칩 DX-M2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단순한 고성능 경쟁이 아니라, 전력을 적게 쓰고 발열을 낮추는 초저전력 AI 반도체로 새로운 시장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딥엑스가 특히 강조한 부분은 엔비디아의 차별화다. 회사 측에 따르면 DX-M1은 엔비디아의 온디바이스용 GPU 젯슨 오린(Jetson Orin) 대비 동일 연산 기준 전력 효율이 20배 높고, 가격은 10분의 1 수준이다. 평균 소비전력도 2~3W 수준으로 제시됐다. 쉽게 말해, 데이터센터처럼 전기가 충분한 환경이 아니라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 공장, 각종 AI 기기처럼 전력과 발열이 중요한 현장형 AI 시장에서 강점을 노리겠다는 뜻이다.
생산 측면에서도 삼성과의 협업이 눈에 띈다. 현재 양산 중인 DX-M1은 삼성 파운드리 5나노 공정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딥엑스는 이 제품에서 90% 이상의 양산 수율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에서 수율은 곧 생산성과 직결되는 만큼, 기술력뿐 아니라 실제 사업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차세대 칩도 삼성 파운드리와 함께 간다. 딥엑스는 DX-M2에 삼성의 2나노 공정을 적용해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 성능은 5W 미만 전력으로 최대 80TOPS 수준이다. 이는 생성형 AI와 온디바이스 추론 수요가 커지는 흐름 속에서, 서버가 아닌 실제 기기 안에서 AI를 더 효율적으로 구동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AI 반도체 경쟁은 대체로 데이터센터용 GPU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로봇과 자동차, 산업장비, 스마트 디바이스처럼 현실 세계에서 직접 작동하는 피지컬 AI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딥엑스는 바로 이 영역에서 엔비디아와 다른 길을 택했다. 즉, “누가 더 큰 칩을 만드느냐” 보다 더 적은 전력으로 실제 현장에서 돌아가는 AI를 만드느냐"에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물론 당장 엔비디아의 아성을 흔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엔비디아는 칩 성능뿐 아니라 개발 생태계와 소프트웨어 툴, 고객 기반까지 갖춘 거대한 플랫폼 기업이기 때문이다. 다만 AI가 점점 서버실 밖으로 나와 다양한 기기와 산업 현장으로 확살된수록, 딥엑스 같은 초저전력 AI 반도체 기업의 존재감은 더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 파운드리의 첨단 공정을 발판으로 한 딥엑스의 도전이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에 어떤 변화를 만들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