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화된 망막세포를 분자 수준에서 식별하고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정밀 치료 전략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건국대학교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공동 연구팀은 노화된 망막색소상피(RPE) 세포 표면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단백질 ‘Bst2’를 규명하고, 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망막색소상피 세포는 시각 기능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세포로, 노화가 진행될 경우 기능 저하와 함께 염증 반응을 유발해 노인성 황반변성과 같은 퇴행성 망막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의 세놀리틱 치료는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데 효과가 있지만 정상 세포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임상 적용에 한계가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을 통해 노화된 망막색소상피 세포에서 선택적으로 증가하는 ‘Bst2’를 확인하고, 이를 노화세포를 구별하는 표적 표지자로 활용했다. 이어 Bst2를 인식하는 항체를 결합한 나노입자 전달체(B-Z-PON)를 설계하고, 세놀리틱 약물인 ABT-263을 탑재해 선택적 약물 전달이 가능하도록 했다.
해당 전달체는 Bst2가 발현된 노화세포에만 결합한 뒤 세포 내부 환경에 반응해 약물을 방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실험 결과, 자연 노화 및 망막 변성 마우스 모델에서 노화된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망막 구조와 기능을 유의미하게 회복시키는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망막전위도(ERG) 분석을 통해 시각 기능 개선이 입증됐으며, 정상 세포에 대한 뚜렷한 독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기존 세놀리틱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노화세포만을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는 표적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또한 항체 결합형 나노 전달체 플랫폼은 표적 단백질을 변경함으로써 신경계나 심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노화 관련 질환으로 확장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혜원 교수(사진)는 “이번 연구는 노화된 망막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접근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건성 황반변성을 비롯한 다양한 퇴행성 망막 질환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건국대학교 채재병 박사와 UNIST 오준용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아 한국연구재단(NRF)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의 연구비로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