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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의 무기화와 이란의 통행료 야망

지옥의 문턱에서 통행세를 묻다: 호르무즈의 비극과 탐욕

"기름보다 비싼 통행료?" 이란, 호르무즈 해협 '현금 인출기'로 만드나

"돈 없으면 돌아가라" 호르무즈 해협 마비시킨 이란의 '천문학적' 청구서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에너지의 동맥을 끊어 세운 이란의 위험한 도박, 인류의 평화는 얼마인가

 

오늘도 우리가 무심코 켜는 전등의 불빛과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의 엔진 소리 속에는, 저 멀리 페르시아만 좁은 바닷길을 위태롭게 지나는 유조선의 거친 숨소리가 담겨 있다.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5분의 1이 오가는 곳, 바로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 좁은 물길이 지금 거대한 '통행세 징수 장소'로 변할 위기에 처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이란이 내놓은 새로운 종전 조건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다. 그것은 전 세계 경제의 목줄을 죄고, 인류의 일상을 볼모로 잡은 채 '현금'을 요구하는 서글픈 현실의 기록이다.

 

총성 뒤에 숨겨진 계산기, 왜 호르무즈인가

 

미국과 이스라엘로부터 촉발된 전쟁이 중동을 집어삼키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던진 카드는 파격적이다. 그동안 이란이 국제 협상 테이블에서 요구했던 것은 핵 기술의 인정이나 경제 제재의 해제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테헤란은 이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완전한 주권과 통행세 징수를 명문화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이란은 지난 세월 공격을 받으면 해협을 폐쇄하겠다고 수없이 으름장을 놓았지만, 실제로 그 영향력이 이토록 치명적일 줄은 본인들조차 예상치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이란은 세계 경제를 인질로 잡는 것이 생각보다 저렴하고 쉽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라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전쟁을 통해 발견한 이 '새로운 지렛대'를 이란은 이제 영구적인 수익원으로 고착시키려 한다.

 

멈춰 선 바닷길, "돈을 내야 지나갈 수 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 운항은 이란의 공격과 위협 속에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이란 의회 보안위원회는 이미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통행세를 부과하고, 이를 이란의 화폐인 리알화로 결제하게 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 국적 선박의 통행은 아예 금지하는 강경책을 담고 있다.

 

현실은 더욱 냉혹하다. 해운 정보업체 로이드 리스트(Lloyd’s List)에 따르면, 이미 20척 이상의 선박이 이란이 설정한 '특별 통로'를 이용했으며, 일부 선박은 안전한 통행을 대가로 약 200만 달러(한화 약 27억 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그림자 통행세'가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등록 시스템까지 구축해 승인된 선박만 통과시키는 정교한 통제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법과 상식의 경계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

 

국제 사회는 분노와 우려를 동시에 쏟아내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통행세 시스템 구축은 불법이며 수용 불가능한 위험"이라고 경고했고, G7 외무장관들 역시 프랑스에 모여 '안전하고 무료인 항행의 자유'를 강력히 촉구했다.

 

또한, 미 해군대학 크라스크 교수는 국제법적 근거가 전혀 없음을 지적한다. "호르무즈는 국제 항행에 사용되는 해협이며, 유엔 해양법 협약(UNCLOS)에 따라 모든 국가는 방해받지 않고 통과할 권리가 있다"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란은 자신들이 이 협약의 당사국이 아니라는 점을 교묘히 이용하며, 19세기 덴마크가 시도했던 '사운드 듀스(Sound Dues)'와 같은 전근대적인 통행세 징수를 21세기에 재현하려 한다.

 

수조 원의 유혹, 인류의 동맥이 말라간다

 

이란이 노리는 경제적 이득은 상상을 초월한다. 매일 2,000만 배럴의 원유가 지나는 이 길목에서 대형 유조선 한 척당 200만 달러를 징수할 경우, 한 달에만 약 8억 달러(한화 약 1조 1천억 원) 이상의 수익이 발생한다. 이는 이집트 수에즈 운하의 수입과 맞먹는 수준이며, 제재로 숨이 막힌 이란 경제에 거대한 인공호흡기가 될 수 있다.

작성 2026.04.04 20:14 수정 2026.04.0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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