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게 느껴지는 금속은 불과 망치의 시간을 지나며 비로소 온기와 결을 갖는다.
단금공예 공방은 이러한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완벽한 형태보다 두드림의 흔적과 자연스러운 곡선을 소중히 여기며, 금속이 일상 속 오브제로 다시 태어나는 시간을 함께 나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 도봉구 ‘이수단금 공예공방’ 서수빈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 [이수단금 공예공방] 서수빈 대표 |
Q. 귀 사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금속 공예는 크게 세공(주얼리)과 대공(생활기물)으로 나뉩니다. 섬세한 장신구를 만드는 세공 교육은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일상에서 쓰이는 기물을 다루는 대공 작업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공은 규모가 큰 만큼 더 많은 힘과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완성된 작품이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는 점에서 또 다른 깊은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수단금공방은 금속을 단순한 재료로 다루지 않습니다. 차갑고 단단해 보이는 금속 위에 망치의 울림과 손의 온기가 켜켜이 쌓이며, 시간이 형태를 만들어간다고 믿습니다. 한 번 두드릴 때마다 남는 흔적, 겹겹이 쌓이는 결을 통해 천천히 완성되어 가는 과정 자체가 곧 작품의 가치라 생각합니다.
망치로 다지고, 불로 달구고, 다시 식히는 시간을 지나 비로소 하나의 형태로 태어나는 금속. 그 느린 완성의 아름다움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이수단금공방의 문을 열었습니다.
Q. 귀 사의 주요 프로그램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이수단금공방은 단금공예 기법을 기반으로 한 개인 작업과 클래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단금공예는 금속을 불에 달구어 충분히 숨을 돌리게 한 뒤, 망치로 두드려가며 원하는 형태를 만들어내는 전통 금속 공예 기법입니다. 단단한 금속이 열과 타격을 거치며 서서히 곡선을 얻고 표정을 갖게 되는 과정은, 그 자체로 깊은 호흡과도 같습니다.
공방에서는 생활 오브제와 같은 실용적인 작품을 직접 제작하며, 클래스 또한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루 만에 완성할 수 있는 간결한 작업부터, 시간을 들여 보다 깊이 있게 몰입하는 과정까지 각자의 속도와 관심에 맞춰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곳이 지향하는 것은 단순히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일이 아닙니다. 금속을 다루는 기본적인 감각을 익히고, 불과 망치, 그리고 손의 리듬을 통해 재료와 교감하는 시간을 전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쌓인 과정 속에서 각자의 생각과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하나의 고유한 형태로 완성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Q. 귀 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이 공간의 가장 큰 의미는, 단금공예라는 작업 방식을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정형화된 결과보다 손의 흐름과 과정에 더 큰 가치를 둡니다. 완벽한 대칭과 매끈한 표면을 좇기보다, 두드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미묘한 곡선과 작은 차이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작업을 지향합니다. 망치의 리듬이 남긴 흔적 하나하나를 지우기보다, 그것을 작품의 일부로 존중합니다.
또한 작업 과정과 그 안에 담긴 생각을 블로그를 통해 꾸준히 공유하며, 공방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태도를 투명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Q. 귀 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금속을 두드리고, 다시 불에 달구는 반복의 시간 속에서 형태는 서서히 태어납니다. 그 과정은 결코 빠르지 않기에 자연스레 인내를 요구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한 단계씩 나아가 마침내 금속이 제 빛을 드러내는 순간, 말로 다 하기 어려운 깊은 뿌듯함이 찾아옵니다.
저는 그 성취를 혼자 간직하기보다, 클래스 작업을 통해 함께 나눌 때 더 큰 보람과 행복을 느낍니다.
![]() ▲ [이수단금 공예공방] 내부 전경 |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대중에게 단금이라는 기법이 낯설고 어려운 기술로 머무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일상과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작업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작업을 이어가고, 그 과정을 성실히 기록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스스로에게는 지금의 작업 방식과 속도를 지켜가며, 조급해하지 않고 한 작품 한 작품의 밀도를 더욱 깊게 다져가고 싶습니다. 그렇게 순수한 작업의 결을 단단히 쌓아가며, 작가로서의 영역 또한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확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금속 공예는 어쩌면 차갑고 낯선 작업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천천히 들여다보면, 그것은 우리의 일상과 아주 가까이 맞닿아 있는 작업임을 알게 됩니다. 매일 사용하는 그릇과 오브제처럼, 금속 또한 삶의 순간들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재료이기 때문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손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단금 작업을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