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울산 거쳐 서울 전시… 35년 만에 귀환한 '독일 유배' 작품들 상륙
- 70~80년대 민주화 인사들의 고문현장으로 유명한 남영동 대공분실 터에서 열리는 '역사의 아이러니'
- 부산 기반의 베테랑 기획진과 민주화운동기념관의 예산 지원으로 의미 더해

1980년 5·18 민주화운동 이후 수배와 투옥의 과정을 거치며 구명 운동과 후원을 목적으로 독일로 반출되었던 홍성담 작가의 초기 판화 작품들이 35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부산과 울산에서의 순회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 작품들은 마침내 서울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부산에서 시작된 역사적 봉인 해제, 서울로 이어지다
이번 전시 <다시 돌아온 편지>는 작가와 동료들이 1989년에 보낸 '편지'가 머나먼 외국을 떠돌다 35년 만에 모국으로 돌아온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 9월, 독일에서 도착한 나무상자 3개가 부산가톨릭센터에서 처음으로 열렸을 때의 감동은 남달랐다. 1989년 당시 광주 외 지역에서 홍성담의 판화가 처음 전시되었던 장소 역시 부산가톨릭센터였기에, 이번 귀환은 '역사적 회귀'라는 상징성을 더했다.
부산과 울산에서의 순회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 작품들은 이제 서울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그 여정의 정점을 찍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부산 지역 예술 현장을 지켜온 전문가들이 힘을 모았다. 신용철 전 부산민주공원 학예실장, 정면 전 부산가톨릭센터 기획실장, 그리고 시각예술가이자 문화기획자인 성백 등이 공동 기획을 맡아 전시의 역사적 층위를 두텁게 했다. 또한,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전시 기획 예산을 직접 마련하여, 국가 폭력의 상처를 예술로 승화시키려는 작가와 기획진의 노력에 공공 기관이 화답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깊다.

옛 남영동 대공분실, 고통의 기억을 예술로 승화시키다
무엇보다 이번 서울 전시는 개최 장소가 주는 상징성이 압도적이다. 전시가 열리는 민주화운동기념관은 과거 남영동 대공분실이 있던 자리로, 홍성담 작가가 1980년대 남산 안기부에서 직접 겪어야 했던 참혹한 고문과 '비명 섞인 고통'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작가가 젊은 날 고초를 겪었던 탄압의 기억이 35년 만에 그의 예술을 품는 전시장으로 변모한 것은 한국 현대사의 거대한 아이러니이자 치유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장소적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번 서울 전시에는 '국가 폭력'을 주제로 한 신작 2점이 추가로 배치되었다.

물고문과 칠성판 고문을 직관적으로 묘사한 이 작품들은 실제 고문의 현장이었던 남영동에서 공개되어, 관람객들에게 한국 민주화 운동의 아픈 역사와 예술가의 치열했던 삶을 생생하게 증언할 예정이다.
민주화운동기념관 관계자는 "민주화운동기념관이 이번 전시에 기획 예산을 마련해 힘을 보탠 이유는 명확합니다. 35년이라는 긴 세월을 돌아온 이 '편지'를 마중 나가는 것이야말로, 역사를 기억해야 할 우리 기관의 당연한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기획자들과 함께 정성껏 준비한 이 전시가 시민들에게 민주와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깊은 울림이 되기를 바랍니다.""고 이번 전시의 취지를 밝혔다.
전시 개전 행사는 2026년 3월 24일 화요일 오후 4시에 열리며, 5월 31일까지 이어집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이다.
전시 기간: 2026. 3. 24.(화) - 5. 31.(일)
장소: 민주화운동기념관 M1 1층
문의: 02-6440-8800


















